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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 먹을거야 ㅣ 메리와 친구들 1
민들레 글, 김준문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2년 4월
아이가 혼자서 웅얼웅얼 합니다.
"내가 다 먹을거야."
아니, 외동으로 키워서 누구랑 나눠먹을 일도 없는데 갑자기 무슨 말이람? (물론 가끔 엄마가 뺏어먹기도 합니다.) 했더니, 바로 이 책 때문에 아이가 하는 말이었어요. 책을 읽어주거나 하면제목이건 내용이건 머릿속에 기억해놨다가 때때로 응용도 잘 하고 그러더라구요.
귀여운 그림에 관심이 증폭된 책이기도 했지만 이웃님 리뷰 평가도 좋아서, 읽고 싶은 책이기도 했어요
익숙한 이 인형들 혹시 기억하시나요?
모 보험회사의 걱정인형들이랍니다. CF에도 등장해서, 금새 기억나는 캐릭터였어요. 걱정은 우리에게 맡겨두세요. 하면서 사람들의 걱정을 빨아들이는 걱정인형들을 보면서 아, 귀여운 인형들이 심각한 걱정같은 그런거 먹으면 배탈나지 않냐? 하는 우려도 들게 만드는 CF였지요. 걱정인형이라는 발상 자체가 일본에서 온 발상이 아닌가도 싶었지만요.어느 보험회사인지는 기억을 못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금새 어느 회사인지 알 수 있었어요. 아이들 그림책이기에 보험회사 이야기나 걱정인형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아요 절대로.
다만! 인형친구들 캐릭터에 이니셜이 하나씩 붙어있는데 요녀석들이 한줄로 나란히 줄서 있는 장면이 꽤 많이 등장한다는 점이지요.
이름 기억하기 쉬우라도 이니셜을 새긴 옷을 입고 있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나란히 줄서있는 이름을 연결해보면 MERITZ가 된답니다. 하하하. 엄마는 장난반 진담반으로 이 책을 메리츠라고 부르기도 해요. 아이는 내가 다 먹을거야 라고 부르구요.
주인공 메리는 (아. 주인공 이름부터 팍팍 와닿네요 ㅎ) 친구가 정말 많아요. 친구들 이름이 줄줄 나오고, 각각의 친구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이 나옵니다. 하나같이 몸에 좋은 버섯, 오이, 생선 등등을 좋아하는데 우리 메리만 사탕을 무척 좋아하네요. 그래서 친구들과도 나눠먹지 않으려 하고 혼자 먹으려 숨어서 먹기도 합니다. 44개월난 우리 아들, 아직 사탕을 먹어본 적이 없어요. 영양제로 먹는 비타민은 가끔 먹어봤지만 딱딱한 사탕이나 아이들이 즐겨먹는 사탕류는 어떤 것도 먹여본적이 없어네요. 초콜릿도 마찬가지구요. 나중에 기관에 다니게 되면 사탕과 초컬릿에 어쩔수없이 노출이 되겠지만, 아직은 굳이 일부러 노출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요.
그런데 귀여운 메리, 그렇게 사탕을 쌓아놓고 먹다보니 그만 이가 상하고 말았어요. 이가 너무 아프니 친구들과 숨바꼭질도 할 수가 없었어요. 친구들이 메리가 이상하다며 걱정을 하고 물어봅니다. 그런 우정에 메리는 그만 너무 미안해지고 말았어요. 사실은 사탕을 먹어 이가 아픈데 치과 가기는 너무 무섭다고 털어놓지요. 친구들은 메리에게 용기를 주며 치과는 무서운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어요. 그리고, 메리가 힘을낼 수 있도록 다같이 손 붙잡고 같이 치과에 갑니다. 고마운 친구들이 아닐 수 없어요.메리와 친구들의 우정, 앞으로도 즐거운 그림책으로 종종 만날 것 같은 기대감이 드네요.
우리 아이도 보고 또 보고 자꾸 읽어달라 하는 그림책이랍니다. 입체 스티커도 들어있었는데 아들이 좋아하는 비행기 책에 잔뜩 붙일 정도로 캐릭터들을 귀여워하네요. 배려심이 많은 라라 헤어스타일이 좀 아이스크림 같은 모양인데, 하필 색깔이 누런 색이다보니 아이가 이건 똥이냐고 묻습니다. 설마..똥을 머리에 얹고 다닐라고. 하지만 아이들 다운 발상이지요 사실 엄마도 얼핏 보고, 헤어스타일이 좀 안쓰럽구나 싶긴 했어요. 아이와 즐겨 보게 되는 그림책 내가 다 먹을 거야. 입체인형들을 앞으로도 자주 보게 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