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하는 허브 리빙 라이프 2
사사키 가오루 지음, 박유미 옮김 / 북웨이 / 2012년 5월
품절


예전에 가끔 티브이에서 제이미 올리버의 키친을 재미나게 본 적이 몇번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말 잘하는 요리사 정도로만 가볍게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꽤 유명한 사람이었다. 어쨌거나 그의 신분을 모르고 보기 시작했어도 요리프로같지 않게 흥미진진하게 재미나고 쉽게 설명해주는 것이 인상 깊었다. 그가 요리를 할때 보면 꽤 까다로워보이는 서양요리임에도 대구 찜 같은 요리를 하는데 들어가는 재료라고는 버터와 허브, 약간의 소금 등이 전부였다. 그의 집 화단 등에서 갓 떼어온 허브를 따서 넣는 장면을 보면, 나도 저렇게 허브를 키워서 요리하고 싶다라는 소망을 갖곤 했다. 허브하면, 주로 티 카페에서 만나던 허브티나 떠올리곤 했었는데 서양의 요리들엔 참으로 다양한 허브들이 골고루 들어갔다.

요리를 하다보면 주재료에 신경을 쓰게 되고 허브 등의 재료를 소소하게 여기고 빼먹게 될때가 종종 있다. 바질이나 월계수 등을 제외하고 요리를 하거나 했는데 아무리 주재료 위주로 요리를 해도 뭔가 맛이 밍숭맹숭, 아쉽게 느껴질때가 있었다. 그래서 허브를 모두 챙겨 넣지는 못하더라도 꼭 들어가야할 몇가지 기본 허브들은 마른 재료라도 구비를 해서 넣게 되었는데 그 향이 정말 예상외로 강하고 특성있어서 레스토랑에서 파는 그 향과 맛을 낼때가 있어 허브의 신비함을 깨닫게 되었다. 보조재료라고 해도, 주재료 이상의 중요한 풍미를 내는 재료였던 것이다.

이 책은 허브와 아로마 세러피 연구에 종사하고 있는 사사키 가오루님의 책이다. 허브의 효능을 알고 재배하는 것은 물론이고 허브를 이용한 레시피, 차, 미용, 수공예품 등의 다양한 활용법을 배울 수 있는 허브의 모든 것에 관한 책이다.

딱 한번 대학시절 작은 화분에 담아 팔던 로즈메리를 사서 길러 본적이 있었는데, 하숙하던 방안을 작은 허브 화분 하나로 향이 채워질만큼 아로마 효과도 좋았고, 갑갑한 공간에서 초록의 싱그러움을 바라볼수있다는 것만으로도 꽃이 피지 않아도 바라보는 행복이 있어 여유를 주는 작은 즐거움이었다. 장마철에 방치해둔 탓에 오래 기르진 못했지만 말이다.

책에서는 모종, 씨앗으로 키우기서부터 꺽꽂이와 포기나누기로 번식하는 법 등을 세부 사진과 더불어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었다. 또 무조건 잎만 잘라내면 되는 줄 알았던 허브가 이탈리안 파슬리의 경우에는 포기 중앙의 작은 잎을 잘라버리면 포기가 죽어버리므로 주의해야한다며 크게 자란 잎의 줄기만 수확하라고 되어 있었다. 같은 방법으로 루콜라, 딜, 펜넬등을 수확할 수 있었고 내가 잠시 키웠던 로즈메리도 가지별로 수확하는데 잘라낸 후의 포기의 가지에는 반드시 잎을 남겨둬야한단다. 타임과 세이지 등도 마찬가지방법으로 수확하였다.

허브가 들어가는 레시피도 다양한 레시피로 소개되었다. 사진만 봐도 군침이 도는 메뉴들, 일본풍으로 멘츠유를 넣고 버섯을 잔뜩 넣고 이탈리안 파슬리로 향을 낸 스파게티가 있는가하면 꽁치를 구워 잘게 썬 오레가노와 파슬리를 넣은 토마토 소스를 부어 프랑스 스타일로 완성한 요리도 있었다. 육류의 비린내 제거에 탁월하다는 세이지를 넣고 소시지와 살팀보카 요리를 만들기도 하고, 호박뇨키에 세이지 크림 소스를 넣어 풍미를 자랑한 요리도 먹음직스러웠다. 비프스테이크, 로스트 포크 등의 육류 요리뿐 아니라 과일 샐러드, 스프링 롤등의 채소와 과일 요리까지 허브가 맛을 증가시켜주는데는 제한이 없었다.

값비싼 허브티도 집에서 어린잎을 직접 따다가 신선하게 즐기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었다. 사실 허브티를 어떻게 끓일까? 그냥 끓는물에 우려내면 될 것 같기는 했는데 그래도 전문가에게 설명을 들어보고 싶었다가 이 책에서 자세히 배울수 있었다. 티로 적당한 허브는 레몬 버베나, 로즈메리, 레몬 그라스, 페퍼민트, 레몬밤, 파인애플 세이지 등이 있고 단일 종류의 잎만으로 스트레이트 티를 끓일 수도 있고, 로즈메리+ 페퍼민트, 레몬그라스+캐모마일+레몬밤, 이런 식으로 블랜드해서 끓이는 허브티도 있었다. 커피에 월계수 잎을 넣은 로리에 커피, 레몬그라스와 만난 허브 맥주 등의 허브 음료도 새롭게 만나는 레시피였다.

허브 레시피와 허브차 등을 다른 책에서도 종종 만날 수 있었다면 허브로 진흙팩, 밀랍 크림, 비누, 방충 허브 모빌 등을 만들고 식탁을 장식하는 용도로 물수건 허브, 나이프, 포크 걸이, 냅킨 링 화환 등을 만드는 독특한 활용법도 눈에 띄었다.


끝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허브들 외에 다양한 허브들을 백과사전식으로 소개해 찾아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었고, 한국을 대표하는 허브 농장들도 10곳을 소개하면서 허브용품 10% 할인권에서 입장권도 20~50% 할인되는 곳들의 쿠폰을 곁들여 허브농장을 방문하는 재미를 추가해주었다. 다녀온 사람들이 참 좋았다 추천했던 허브 농장에 아직 놀러가본적이 없었다. 가장 귀에 익은 강원도 평창의 허브나라 농원뿐 아니라 집에서 가까운 충북 청원의 상수 허브랜드, 충남 태안의 팜 카밀레 등도 있음을 알게 되었고, 서울시 송파구에 허브 다섯메라는 농원이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허브의 모든 것, 정말 이 책을 읽고 나니 허브에 대한 내 상식이 한층 업그레이드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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