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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동생 팔았어요
뵌 아릴드 에쉬란드 글, 릴리안 브뢰겔 그림, 황덕령 옮김 / 진선아이 / 2012년 5월
절판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조금씩 붐이 일고 있는 벼룩시장. 외국에서는 우리보다는 훨씬 흔한 일상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영화 토이스토리에서도 엄마가 아이들 갖고 놀던 장난감이나 물건 등을 벼룩 시장으로 판매를 하는데, 이 동화책에서는 아이가 직접 자기 물건 안쓰는 것을 내다 팔기도 합니다. 개러지 세일인가? 해서 차고 판매 식으로 집집마다 벼룩시장을 쉽게 연다고 들은 것 같은데 미리 들어놔선지 아이의 그런 벼룩 시장 판매가 그리 낯설지 않았네요.
씽크대에 의자를 갖다 놓고 물을 받아야 할 정도로 아직 어린 나이인 에밀리가 혼자서 벼룩시장을 열겠다고 합니다.
아빠가 탁자를 날라주고, 에밀리는 동생 막스와 함께 내다 팔 장난감을 모으고 주스도 만들었지요. 아이가 직접 만든 주스는 어떤 맛일지 궁금해졌어요.
아이가 벼룩시장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 동안 아빠가 갑자기 여장을 해서 깜짝 놀랐어요. 아니, 이것은 무슨 상황? 이랬는데, 책을 읽으며 금새 이해가 되었답니다. 살짝 여장을 하고서, 가발까지 쓴 후 에밀리네 벼룩시장에 물건을 사러 온 거예요. (변장한 아빠가 말이지요.)
뭐든 다 판매한다는 에밀리 말에 아주머니(변장한 아빠)는 남자아이도 파느냐 묻습니다.
에밀리는 생각나는 가장 큰 돈인 백만원을 불렀어요. (아니라고 했어야지 에밀리. 그래도 가장 큰 돈을 부른 것은 팔기 싫다는 의미였겠지만, 소심한 대응이었던 것 같아요.)
아주머니는 그렇게 큰 돈은 없다면서 지갑에서 만원 하나를 꺼냈어요.
에밀리는 돈을 받으며, 막스가 밥 투정이 심해서 아주머니를 힘들게 할거라 말했는데도 아주머니는 막스 손을 붙잡고 데리고 가버렸네요. 그러자 에밀리는 갑자기 무섭고 슬퍼졌어요.
방에 들어와 숨어버렸지요.
헉.. 동생을 정말 팔아버리면 어떡하니. 에밀리도 그런 상실감을 느꼈나봅니다.
인터넷 서점에서 비슷한 제목의 책을 본 것 같은데 읽어본 적은 없었어요. 동생을 팔겠다는 건, 아무래도 엄마 아빠의 사랑도 독차지할 수 없고 자주 싸우는 동생이 없어지면 나만의 세상이 될 것 같은 어린 아이들이 가끔 하게 되는 생각일까요? 에밀리도 그런 것일까요?
물론 에밀리야 자발적으로 동생을 팔려 한게 아니라 아주머니에 의해 얼렁뚱땅 그렇게 된 것이지만 어쨌거나 강하게 거부하지 않은건 후회될 일이었겠지요.
다행히 막스가 아빠와 함께 돌아왔어요.
에밀리는 엉엉 울고 있었네요.
동생이 태어나 갈등을 겪고 있는 많은 형, 누나 혹은 오빠, 언니들이 이 책을 보고 형제의 소중함을 다시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어요.
아직 동생이 없는 우리 아들, 내년이면 사촌동생이 태어나는데, 자기 장난감을 다 뺏기고 어른들 사랑 뺏길까 좀 불안한 것 같더라구요.
외숙모 내년에 아기 낳을거야 했더니, 아기더러 도로 뱃속으로 들어가라고 해. 하더라구요. 아직 동생의 소중함을 몰라서 그런 것이겠지요.
형제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둘째를 낳을까 말까 고민중이기에 아이와 이런 책들 자주 읽어주려 합니다.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게 해주는 이런 책들로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