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 미 샘터 외국소설선 7
리사 스코토라인 지음, 심혜경 옮김 / 샘터사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 실타래를 풀어낼 수 있을까.

그저 도망과 회피밖에는 떠오르지 않으나 이미 언론등을 통해 그녀의 이름은 얼룩이 져 버리고 말았다.

 

사랑하는 딸 멜리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단지 아이의 얼굴에 반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슴이 아픈 엄마는 딸을 걱정하는 마음에 식당 자원봉사를 맡게 되었다. 왕따 때문에 전학을 왔음에도 이 곳에서 잔인한 왕따는 여전히 존재를 했다. 어릴적 내 기억에 왕따란 없었던 것 같은데, 그저 이지메란 이름으로 언젠가부터 일본에서 들어온 악습 같은 거라 생각했는데 일본이나 요즘의 한국이 아닌 미국 등의 다른 나라에서도 존재하는 악습이 왕따라는 것인가 보다. 왕따는 아이들에게 피멍을 들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그래서 이 소설을 읽을지 말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아이가 너무 어려 벌써 고민할 문제는 아니었지만 하도 사회적으로 시끌시끌 이슈가 되다보니 엄마가 된 입장에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관련 육아서적부터 시작해 다양한 청소년 성장 소설등에 이르기까지 두루두루 읽어보다가 또 어느 순간은 그 갑갑함이 싫어 읽기를 거부하기도 하였다. 이 책은 왕따인 딸과 자신 역시 수렁에 빠지고서도 엄마라는 이름으로, 단지 모성 하나만으로 굳게 일어서서 그 어두운 음모를 파헤쳐낸 놀라운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로 구분되는 이 책은 리스 스코토라인이라는 작가의 놀라운 필력으로도 잘 알려진 작품이었다. 그래서 읽게된 책이었는데 정말 놀라운 긴장감으로 한숨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여덟살 딸 아이가 왕따를 당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엄마인 로즈가 가해학생인 아만다를 불러 타이르려는 찰나에 갑자기 학교 식당에 폭발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다. 너무 놀란 로즈는 서둘러 아이들을 내보내고, 자신의 딸을 구하러 달려가서,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딸을 구함으로써 아이의 생명을 가까스로 구하게 되었다. 사실 조금 더 일찍 아이에게 갔으면 조금이라도 딸 아이가 가스를 마시지 않게 할 수도 있었지만 눈앞의 아이들, 특히 가해학생들이었음에도 그 아이들을 무시하고 갈 수가 없어서 교사에게 인계를 하고 얼른 딸을 구하러 뛰어갔던 것이다.

 

그런데..

 

딸을 구하고 병원에 있는 그녀에게 뜻밖의 소식이 전해져왔다.

아만다가.. 자신이 내보낸 아만다가 중환자실로 실려오고 만 것이었다. 분명히 그녀는 내보냈는데 아만다는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실려왔고, 학부모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로즈가 자신의딸을 구하기 위해 가해학생인 아만다를 일부러 방치했다는 누명을 씌우고 말았다. 어찌 된 일일까.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로즈, 그 과정에서 가스 배선 공사 등을 의심하게 되고 자신이 알아낸 정보 등을 변호사와 상의하다보니 변호사의 지나친 사명감으로 학교를 고소하겠다는 기사가 실려, 학교에서조차 냉대를 받는 위치에 내몰리고 말았다. 마을 전체가 그녀와 그녀의 딸에게 적대적인 시선을 갖게 되었고, 사랑하는 남편 또한 (멜리의 친아버지가 아닌 두번째 남편이다) 변호사 일로 바빠서 아내의 일에 크게 신경을 써주지 못하였다. 그저 친한 친구를 변호사로 소개해주는 정도 밖에는..

 

가녀린 여자의 몸으로 혼자서 사건을 파헤치다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하고, 실제 사건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도 하였다.

어린 두 아이를 맡겨두고 혼자 몸으로 사건에 직면하다가 슈퍼 히어로도 아닌 내가~ 하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엄마는 슈퍼 히어로를 능가한다는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남편이 변호사기는 했지만 혼자 힘으로 모든것을 해결해야했고, 절대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실타래역시 천만 다행으로, 풀리게 되었다. 모두가 다 그녀가 목숨을 걸고 사건을 파헤친 덕분이었다. 게다가 늘 매사에 자신이 없던 멜리조차 조금씩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모든 것이 로즈의 바램대로 원상복구가 될 수 있었다. 아니 예전보다 더 나은 행복한 결말이 되었다.

 

소설이기에, 미국이기에 가능한 결말이 아니었을까 싶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식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많은 부모들이 있지만 거대한 기업에 맞서서 승리로 이끌어내는 경우는 대부분 드물기 때문이었다. 그냥 개인은, 약자는 말 그대로 정의가 통하지 않는 사회에서 찌그러지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너무나 통쾌한 한판 승부 같은 결말이었기에 속이 다 시원했다.

풀리지 않을 실타래를 시원하게 풀어준 작가에게 감사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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