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섬, 투발루 - 2012 경기문화재단 우수아동도서 선정 책 읽는 우리 집 3
바루 글.그림, 이주희 옮김 / 북스토리아이 / 2012년 5월
절판


제가 결혼할 적에 몰디브가 신혼여행지로 인기몰이를 했던 때가 있었답니다. 자꾸만 물이 차올라와서, 몇십년이 지나면 몰디브에 가고 싶어도 못 간다니, 너무나 아름답다는 그곳이 사라지기전에 꼭 가보라는게 여행사들의 광고였던 것 같아요. 실제로 아는 이들 중에서도 그렇게 몰디브를 다녀온 사람들이 제법 되었구요. 왕복 시간이며 뭐며 걸리는게 많아서 그런 생각보다는 조금이라도 가까운데 가자 하고 다른 곳에 다녀왔는데, 사실 그때도 그 섬이 잠긴다는 것만 생각했지, 그 섬사람들의 생존권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지 못했던 철없는 어른이었답니다.

여기 남태평양의적도 부근, 그러니까 뉴질랜드 앞바다에 위치한 아홉개의 섬들로 이루어진 투발루라는 나라가 있어요. 이미 수도도 물에 잠겼고 50년후면 투발루의 모든 섬이 물에 잠겨버리고 만다네요. 멀리 사는 관광객들에게는 그저 실제 일어나지 않을 법한 머나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그 이야기가 한 나라의 생존권 자체를 위협하고, 그들이 나고 자란 땅을 떠나게 만드는 가슴 아픈 현실이 되었더라구요.

다섯살 난 우리 아들 보라고 예쁜 이모가 선물로 보내준 책, 투발루. 북극곰이 살 터전이 없다는 내용의 그림책에서부터 다양한 환경 이야기가 유아들 그림책으로 나오고 있는데 투발루도 전세계 아이들에게 환경을 생각하고 자연을 보존하자는 생각을 심어줄 뜻있는 그런 그림책이랍니다. 사실 읽을때도 저런저런~ 했지만 뒤에 나온 투발루 이야기와 투발루 검색후 알게 된 이야기들을 접하며 가슴이 아팠네요.

섬이 다 물에 잠기기전에 어디로든 살곳을 찾아 떠나야하는데 인근 국가 어디에서고 그들을 받아주지 않고 딱 한 곳 뉴질랜드에서만 받아준다더라구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강대국, 산업국, 개발 도상국 등에 투발루 사람들의 원망이 쏟아질 수 밖에 없겠지요.



우리나라는 태평양 한 가운데 뚝 떨어진 색종이 조각같은 나라지.

라는 표현이 정말 시적이었답니다.

섬이라면은 제주도 같은 큰 섬만 알고 있는 우리 아이에게 투발루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낯설기만 한 존재일 것 같았어요.

오히려 북극보다도 더욱 그림책에서 만날 수 없는 나라기도 하구요. 아니네요. 엄마도 사실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되었어요.



일년내내 여름인 섬, 그림엽서같이 아름다운 그 투발루에서 내가 태어나고 아빠가 태어나고 아빠의아빠의 아빠도 태어났다고 해요.

투발루는 아이에게 고향이었으니까요.

그러던 어느날 바닷물이 섬을 덮쳐와서 발목까지 물에 잠기고 말았지요.

요리책, 장난감 자동차, 옷들 모두가 엉망이 되어 버렸어요.

농작물도 엉망이 되어버리고 이제는 배가 오기만을 기다려야 했어요.

날마다 날마다 물이 차오르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물에 빠져죽지 않을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하네요.

투발루 아이도 갑갑하기만 하였지요.

담을 쌓을까. 공기주머니를 매달까.

밑에서 받쳐 올릴수만 있다면..



달을 따 오라는 것도 아니야.

발을 적시지 않을만큼 땅 몇 센티미터를 바랄뿐이야.



참.가슴아픈 말이었습니다.

우리가 마음 놓고 딛고 다니는 이 땅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앞으론 다시 밟지 못할 그런 땅이 된다는 것을..

그들이 자유로이 살 나라가 더이상 없다는 것이.. 아이에게 읽어주면서도 참 가슴먹먹해져 오더라구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들은 탑을 쌓기 시작했어요. 섬은 모두 가라앉고 탑 위에 덩그러니 남은 그들에게 편지가 들어있는 병이 도착했어요.

그들을 부르는, 마음을 열어준 새로운 땅의 사람들의 편지였지요.



책 속에는 투발루의 앞으로의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몰라요.

지금 벌써 두개의 섬이 가라앉아버렸다는 투발루.

북극에서는 빙하가 녹아내리고, 그 때문에 올라간 해수면으로 인해 투발루라는 나라가 지구상에서 지워져 버리고 있는 것이지요.



바닷속에서 잠수부처럼 하고서 낚시를 할 수도 없고, 땅이 사라져버린 그들의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 아이에게 다시 짚어주었으나 아직 어린 우리 아이가 많은 것들 제대로 이해하기는 힘들거예요. 그래도 어릴때부터 읽어내려간 이런 동화책들을 통해 세상엔 우리만 사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살아야하는데 우리가 자연환경과 자원을 조금씩이라도 아껴쓰도록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그 피해는 우리뿐 아니라 먼 곳에 있는 친구들이 먼저 겪게 됨을 이렇게라도 들려줘야할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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