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싶다! 리본 DIY
성윤서 지음 / 미디어윌 / 2012년 3월
절판


초등학교때 문구점에 가서 친구 선물을 사면, 포장지로 예쁘게 포장해주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했고 재미나 보였다. 몇번 보다보니, 간단한 포장은 금새 따라할 수 있게 되어서 집에 있는 새 빗이나 상자 등을 꺼내 혼자 포장하면서 재미나하기도 하였다. 대단한 포장법을 익힌 것도 아니고 아주 단순한 선물 포장인데도 약간만 응용하면 조금 더 폼나는 그런 선물 포장을 할 수 있던게 참 좋았다.

그러다 어느새 자라 내 결혼을 앞두고 예단 포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우리집에서는 내가 3남매중 첫 결혼이었기에 부모님들도 잘 모르시는 것들이 많아, 결혼 관련 카페에 가입하고 인터넷 등을 통해 대부분의 준비를 내가 스스로 알아서 한 것이 많았다. 혼수 등을 준비할때도 일반 가전 매장에 직접 가기 보다 미리 카페에서 얻은 정보들을 통해, 혹은 최저가 리스트 등을 뽑아서 부모님과 함께 가서 가격 딜을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결혼 준비를 해나갔는데, 결혼할 적에 시부모님 예단으로 이불 세트등을 하게 되면 이불 집 등에서 다른 선물까지 예쁘게 예단 포장을 해준다던데, 시댁에서는 이불을 원치 않으셔서 예단 포장을 하려면 따로 업체에 돈을 주고 맡겨야 할 형편이었다.

그러다가 손수 자기 힘으로 예단 포장을 했다는 사람들도 보였고 혹은 이불업체에서 포장해준 자신의 어여쁜 예단 포장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었다. 사진으로 보니, 대충은 나도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고급스럽게까지는 못했지만 한지와 노끈, 보자기 등을 사서 내 나름대로는 흉내를 내서 예단 포장을 한 후에 시댁에 갖다드렸는데, 나중에서야 전해듣게 되었다. 당연히 업체에 맡긴줄 알았다고 내가 직접 포장했으리라고는 단 한번도 생각지 못하셨다고 말이다. 포장하는 것이 좀 번거롭기는 했어도 무척 재미난 경험이었다. (게다가 그 포장 값이 백화점 등에 맡기면 꽤 비싸단 이야기를 들었기에 더욱 뿌듯하였다.)



그런데? 아무래도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다 보니 어머님이 추켜세워주신대로 그렇게 멋질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냥 그 정성이 대견해서 칭찬해주셨을 따름이지 정말 고급스럽고 멋진 포장은 아니었을 것이다.


처음 이 책을 보고서 딸 아이를 둔 엄마들에게 정말 유용한 책이겠다 싶었다. 주로 아이 핀이나 끈 등의 액세서리 만들기가 주를 이루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선물 포장에 대한 부분도 상당히 많이 실려 있었다. 아들만 둬서 그런지 나나 어린 공주님들이 할 수 있는 어여쁜 핀들보다도 선물 포장에 더욱 눈길이 갔다. 그 중에서도 예단 포장이 한눈에 쏙 들어왔다. 비싼 보자기까지 구입하기가 뭣 해서 보자기는 굳이 비싼것을 사지 않았는데 이왕이면 값을 더 주고라도 보자기도 비싼 걸 사서 폼나게 포장할 것을 하는 후회도 잠시 들었다. 게다가 궁중 포장, 저고리 포장, 오리엔탈 포장 등으로 보자기 포장이 아닌 다른 예단 선물 포장에 응용할 고급스러운 포장 법들이 다양하게 눈에 띄었다. 혼례다 보니 아무래도 서양 리본이 가득 들어간 포장법보다는 전통의 느낌을 살린 그런 포장들이 더욱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는 것 같았기에 말이다. 잔뜩 신이 나서, 동생 결혼할때 예단 포장은 내가 해줘야지 하고 벼르고 있는 중이다.(아마 이불이나 한복 업체에서 해줄 가능성이 더 크지만 말이다.)



또 잘은 못하더라도 우리집이나 친정에서 누군가에게 선물할 것이 있으면 아이들에게 줄 자잘한 발렌타인데이 초콜릿서부터 주례선생님께 드릴 선물, 혹은 친구 생일 선물 등 다양한 선물들을 백화점에서 포장하지 않고 집에서 따로 포장할 일이 생겼을 적에 주로 도맡아 하게 되는 사람이 바로 나였다. 아무래도 다른 가족보다는 몇번 더 해보았기에 더 자신감있게 포장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재미나게 즐기며 하는 일이었기때문에 별로 힘들단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단순한 포장법 몇가지만 알고 있던 내게, 이 책은 거의 신세계와도 같은 멋진 포장의 세계를 알려주는 책이었다.



굳이 값비싼 포장지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근사하게 포장할 수 있는 방법들, 문구점에서는 무척이나 비싸게 파는 리본이나 꽃 등도 집에서 더욱 멋지고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다는 그런 세심한 팁들을 책을 통해 자세히 배울 수가 있었다. 이런 정보야 말로 정말 득이 될 정보였기에 책을 펼쳐든 순간부터 입이 떡 벌어지게 행복한 기분이 가득 들었다.

공주를 둔 친구가 놀러왔을 적에도 이 책을 보여주며 잔뜩 신이 나서 설명을 하니, 각종 어여쁜 리본 핀과 머리끈 등에 잔뜩 고무되어서 (친구는 마침 재봉틀까지 구입한 상태였다.) 정말 해보고 싶은게 한가득이라면서, 올 여름 아이 원피스랑 이것저것 만들고 자투리 천 많이 나올 것 같은데, 그걸로 이렇게 예쁜 머리끈 같은거 많이 만들면 정말 좋겠다고 신나 하였다.

사실 다시 살펴보니, 공주님들 핀 외에도 어른들 핀이나 머리띠도 무척 비싼 가격에 (거의 수만원에) 팔리고 있는데 그런 제품들도 집에서 취향대로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는 길이 있음을 배울 수 있었다. 재료의 상세 설명은 물론이고, 제품 만드는 과정이 상세 사진으로 소개되어 일일이 보고 따라할 수 있어서 정말 꼼꼼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 한권을 보고, 참 멋지다 예쁘다 생각하고 끝날 책이 아니라 두고 두고 요긴하게 쓰일 그런 책이란 확신이 들고 있다.

당장 기회가 닿을때 선물 포장법부터 멋지게 업그레이드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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