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엄마로 생각 리셋
이정숙 지음 / 나비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행인 것은 내가 자라면서 단 한번도 엄마에게, 너도 너 같은 자식 낳아봐라.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었고, 엄마에게는 늘 고맙다는 말만 해드리고 싶을뿐, 엄마가 나한테 해준게 뭐야? 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어떨까? 내 아이에게 우리 부모님처럼 잘 대할 수 있을까. 엄마 고마워를 듣고 싶은데, 엄마가 나한테 해준게 뭐 있어? 라는 말을 듣는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닐까. 사실 참으로 어려운게 육아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때와 또 달리 요즘에는 워낙 어려서부터 조기교육열풍이 불고 있다보니 남들처럼 안시키면 내 아이만 도태되는 것 같아 불안하기 일쑤다. 아직 다섯살 우리 아들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의 시설에 보내지 않고 있어서, 더욱 그런 차이를 실감하고 있다. 나는 괜찮은데, 주위에서들 사회성이 어떻느니, 남들은 일찍도 한글, 영어를 떼는데 왜 아이 교육에 소홀하냐느니 하는 말들을 들으면 (정작 우리 가족과 양가 부모님이 아닌 다른 분들에게) 갑자기 심란해지기도 한다. 나라고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확고한 자기 주관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열성 부족으로 시작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직장에 다니는 것도 아니면서 그저 엄마 책 읽기에 빠져서 아이 교육에 너무 소홀한 것 같아서 늘 미안한 마음을 안고 살아왔다.

 

저자는 우선 아이 앞에서 당당했다.

자신이 일을 하는 것이 아이에게 미안한 일이 아님을 각인시켰고, 때론 너무나 냉정해보일정도로 어린 아이 스스로 하도록 하는 일들이 많았다. 어린 아들이 수영복 입는 것도 도와주지 않고 혼자 하게 하고 출근을 했더니 다른 아이 엄마가 10분 동안 얼굴이 벌개져 끙끙대는 아이를 보다 못해서 자신이 입혀주었다면서 계모 아니냐고 높은 목소리로 따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버지께 배운 사자새끼 이론대로 자랐고, 자신의 아이들 또한 그렇게 키워내었다. 100% 이상을 엄마가 모든 것을 다해주는 그런 완벽한 알파맘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아이를 소신있는 마인드로 자유로이 풀어주지도 못하는 이도 저도 아닌 중간 단계의 나로써는 저자의 냉정한 모습에 걱정이 들기도 했고, 그렇다고 또 모든 걸 다해낼 자신도 없으면서도 아이를 풀어줄 용기는 들지 않았다. 친구와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리는 이도 저도 아닌 중간 단계라 아이에 대한 심적인 미안함은 많으면서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게 아닌가 한다는 이야기로 매듭짓기도 하였다.

 

저자의 육아관은 모든 걸 다해주고, 어려서부터 많은 학원, 그리고 입시 위주의 교육과 깐깐한 관심을 기울이는 엄마들의 엄청난 노력에는 상당히 위배되는 것이었다. 저자는 미국식 보다는 프랑스식 교육에 가까운 육아법을 행한 것 같다고 (결과적으로) 말을 했는데, 우리나라 실정에서 그렇게 마음을 덜어내고, 아이에게 자유를 줄 수 있는 집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다만, 방임, 아무것도 안해주는 그런 방임적 자유가 아니라, 어려서는 생활 습관 등 아이가 반드시 지켜야할 규범과 중요한 성향등을 바로 잡아주고, 아이 스스로 판단 능력이 바로 서게 된 후에는 아이의 시간 운용에 부모가 일일이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저자의 생활과 육아관은 그러했고, 프랑스의 경우에는 중상층 이상의 교육법에서는 공부를 하지 않게 하기보다는 공부를 놀이처럼 좋아하게 아주 어려서부터 그렇게 접하게 만든다는 점이 분명히 존재했다. 무작정 따라하는 공부가 아닌,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닌 놀이와 같은 공부, 그래서 미국에서 저자의 아이들이 대학에 다닐때 팽팽 놀면서도 항상 우수한 성적은 받는 프랑스 학생들이 다수 존재해서 모두들 의아해했는데 그들의 어려서부터의 생활 습관이나 공부법이 그저 암기 위주로 공부해야하는 우리의 교육법과 달랐기에 공부를 즐기는 그들의 행복을 당해낼수없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우리 아이가 좋은 대학, 좋은 과 (부모가 정해둔)에 들어가기를 바라는 한국 부모들의 마음이 아이들의 스펙을 만들어 줄수는 있지만 아이가 좋은 직장에 들어가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생력까지 만들어내기는 힘들다 하였다. 공부만 잘하는 아이보다는 공부도 잘하고, 스스로 판단하여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창의적인 미래형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저자처럼 아이에게 모든 걸 다해주고 정해진 길을 걷도록 하기보다, 최소한의 규율만 지키면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도 크게 제어하지 않는 그런 교육을 행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재미나게 한번 읽어내렸지만 여전히 내 마음은 혼란스럽다.

열심히 시키지도 못하면서 마음만 부담스러웠던 일반 엄마였기에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인생을 편안히 살고 행복지수를 높이는 방법을 좀 알아봐야할것같았기때문이었다. 공부뿐 아니라, 아이가 사회생활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행복한 대인관계를 맺으며 인생을 풍요롭게 살아가기를 희망하였기에 누가 가르쳐주는 부분이 아닌 이러한 부분들을 부모와 자식 관계서부터 조심스레 형성해서, 아이가 사회에 나가서도 대접받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그런 도움을 주고 싶었다. 물가에 데려가서 억지로 물을 먹이려 노력했던 부모였는데, 그냥 물가로 인도만 할 수있는 그런 부모가 되어야하는게 아니었나 싶다.

다시 또 읽어보고, 내가 취사선택할 부분들을 추려내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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