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드림의 밑반찬 10분만에 뚝딱!
김미경 지음 / 성안당 / 2012년 3월
품절


집집마다 해먹는 반찬들이 사실 비슷한 반찬의 반복인 경우가 참 많다. 친정엄마께서 요리솜씨가 무척 좋으신 편이시고, 다양한 반찬을 상에 올려주심에도 불구하고, 사실 매일 먹는 반찬이나 국, 찌개 등은 비슷하게 반복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가끔 색다른 반찬에 시도해보시긴 하지만, 수십년 베테랑 살림 경력을 갖고 계시다보니 새로운 요리책을 보고 도전하시기 보다는 주로 해본 요리, 맛본 요리 등을 만드시는게 대부분이었다. 그에 반해 나의 솜씨는 아주 미천하기 그지 없으나, (그래서 내 마음대로 요리했다가는 이맛도 저맛도 아닌 맛이 되는 듯 하다.) 요리책을 보고 만들땐 그래도 새로운 요리에 과감히 도전해볼 생각을 하게 된다. 나 또한 몇년 안되는 짧은 살림 실력을 갖고 있지만, 아무래도 반찬은 늘 비슷해지기 마련이었던 지라 새로운 요리책을 보고 새로운 메뉴를 강구하거나, 아니면 같은 음식이라도 다른 조리법으로 만드는 것등에 도전할 수 있는게 좋아 요리책 모으고 읽는 것을 즐기고 있다.

요리책에는 다양한 밑반찬을 알려주는 책들도 많지만 많은 요리책들이 일품요리, 혹은 좀더 화려한 별식등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신혼때부터 주로 요리책으로 요리하다보니 밑반찬에는 자꾸 소홀해지기 마련이었고, 그래서 밑반찬은 주로 양가에서 얻어다 먹곤 하였는데 이젠 조금씩 내가 만들어 먹기로 하였다. 매번 얻어먹기도 죄송하거니와 양가 부모님 손이 워낙 크셔서 너무 많이 주시다보니 다 못 먹기 일쑤였기 때문이었다.

이 책은 밑반찬 (물론 일품 요리도 섞여 있다.)을 손쉽게 만드는 법에 대한 레시피가 주부 베테랑 요리 솜씨를 바탕으로 씌여진 책이다.

내가 만든 요리를 가족이 맛있게 먹어주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겠지만, 막상 해놓은 요리가 모두 다 맛있진 않을테니 이왕 만들거 맛있는 것만 만들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이 책을 보고 우선 사게 된 것이 코다리였다. 코다리조림은 얼마전에 딱 한번 밖에 안해봤지만, 워낙 신랑이 맛있게 먹어서 다음에 또 해줘야지 하고 있었는데, 이 책에는 참 다양한 코다리 요리가 여럿 응용되어 있었다.

찜으로만 먹는 줄 알았던 코다리로, 야채를 잔뜩 넣어 끓인 코다리 야채찌개를 만들기도 하고, 생선을 꺼리는 아이들도 잘 먹게 된다는 코다리 생강조림도 맛있어 보였다. 밀가루를 묻혀 튀기듯 구워서 졸인 매콤한 코다리조림은 웬지 고소하면서도 맛있을 것 같았다.

거기에 깐풍 코다리까지.. 한 권의 요리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코다리의 다양한 변신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 명태를 약 15일간 꾸들꾸들한 상태로 말린 코다리는 상대적으로 생물보다 수분이 약간 적은게 특징이고 북어처럼 딱딱하지는 않아요. 179p

내입에는 깐풍 코다리가 제일 잘 맞을 것 같았지만 나보단 조금더 어른스러운 입맛을가진 신랑을 위해 코다리찜에 도전하였다.

밀가루를 묻혀 굽듯이 지져내는 과정에서 기름을 넉넉히 둘렀음에도 솜씨가 미숙하여 후라이팬에 자꾸 들러붙어서 모양은 좀 지저분하게 나왔다. 그래서 맛있게 잘 먹어주니 고마운 마음, 내 입에는 이번 코다리찜도 맛있었는데 기름에 살짝 튀겨 그런지 신랑은 예전에 같은 성안당의 밥반찬 잘 차리는 책의 레시피로 만든 코다리찜이 더 입에 잘 맞았다고 한다.

또 무 하나만 덩그러니 넣고 끓인 무국도 있었다. 물론 멸치 다시마국물을 넣기는 하지만 늘 쇠고기 무국 등의 보조 재료였던 무 만으로 맛을 내다니 어떤 국이 나올지 궁금했다. 마이드림님이 가장 좋아하고, 수시로 끓인다는 국이라는 걸 보면 용기내어 도전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나도 다른 야채가 떨어져도 무와 양파는 떨어지지 않게 챙겨두는 편이었는데, 된장 찌개 등에 무채를 썰어넣어도 국물이 놀랍게 시원해지는 것을 생각해보면 무국도 괜찮을 성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무국을 끓이는 내내 시원한 무 냄새가 부엌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맛도 참 개운해서 신랑도 무슨국이야? 하면서 맛있게 한그릇 비워내었다. 끓이기도 무척 쉽고 소화잘되는 무로 시원하게 끓여낸 무국, 강추할만 하다.

밥반찬 잘 차리는 책도 좋았지만, 국물 요리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 책에는 국물요리서부터 매일 반찬, 한접시 요리와 건강식, 간식까지 다양한 메뉴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레시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마이드림님 또한 스파게티를 정말 좋아하신다는데 혼자서 해먹는 스파게티도 이렇게 화려하게 예쁘게 해먹을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마늘 등만 넣어 만든 알리오 올리오 느낌의 스파게티에다가 소시지와 토마토를 추가해 보기도 좋고 맛까지 좋을 스파게티가 완성되니 누가 마늘 스파게티인줄 알까 싶었다. 다음엔 이걸 만들어먹어볼까? 올리브유와 발사믹 소스, 소금,꿀, 바질가루로 소스를 만들어 뿌려넣으면 더 맛있다는 엄마의 잔소리(요리 팁의 명칭이다.)를 읽으니 더욱 군침이 돈다. 주방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많은 요리책들, 소설책은 재미나게 읽고 머릿속에 여운을 남겨주지만, 요리책은 직접 실물 요리로 만들어낼수 있는 점이 정말 매력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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