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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자! ㅣ 그림책이 참 좋아 6
박정섭 글.그림 / 책읽는곰 / 2012년 3월
"엄마, 놀자 책 어디있어?"
요즘 우리 아들이 매일 한번 이상 읽는 책 중 하나가 바로 놀자랍니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엄마가 먼저 책을 찾아보고, 재미나 보여서 마음에 들긴 했는데 41개월 우리 아들에게는 어떨까 싶었거든요. 그랬는데 처음부터 대박북이 되었답니다. 맨 처음 표지의 고릴라, 그리고 프로레슬링 챔피언 아저씨, 티라노사우르스 등등 아이가 무서워할 것같은 그림이 한가득이었는데 어떻게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엄마가 재미나게 읽어준걸까요? 아니요. 엄마는 늘 언제나 (-.-) 같은 톤으로 국어책 읽듯 읽어줄때가 많아요. 아주 가끔 흥이 나면 억양을 넣어 읽어주기도 하구요. 보통은 단조롭게 읽어주는 편이니 아이가 마음에 들었다는 건 다른데 원인이 있을거예요.
맨 처음에 산더미처럼 쌓인 책이 등장합니다. 잘 보면 영어가 쏙쏙, 1등으로 살아남는 법 등 아이들에게는 다소 버거울 책들이 한아름 쌓여있지요. 왜 엄마는 엄마 눈높이에서 이게 마치 작가분이나 편집자 분이 일거리 쌓인 틈바구니에서 아~ 괴로워~ 하다가 노랑이 캐릭터를 발견하게 되었다라는 동기 설명으로 이해가 되었을까요?다시 읽어보니 그냥 아이일뿐인데 말입니다. 어쩌면 중의법인걸까요? 아이에게 읽어주며 엄마 혼자 몽상 속에 빠져듭니다.
억지로 공부를 하려니 지겨워요.
아, 눈치 채셨나요? 노랑이는 한가지 모양으로 되어있답니다. 그 모양으로 여러 상황에 따라 적절히 변신하는 것이 더 재미나지요. 어린 우리 아들 눈에도 그런게 잘 보이나봅니다.
눈코입이 없어도 충분히 친근할 수 있네요.
노랑이의 상상이 이제 시작됩니다. 자전거를 타고 세계여행을 하다가 월드컵 결승전 골키퍼가 되기도 하고, 프로레슬링 세계챔피언이 되기도 합니다. 비보이도 될 수 있고, 다이빙 선수가 되기도 하네요.
못하는게 뭐있을까요?
노랑이의 상상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그러고보니 엄마도 학창 시절에 공부하기 싫어 몸이 배배 꼬일 때가 있었네요.
특히나 시험기간엔 왜 그리 지루하던지, 영화도 너무 보고 싶고, 교과서만 빼면 다른 책은 모두 다 재미나고, 심지어 지저분한 서랍 정리도 시험 기간엔 재미났거든요
우리 노랑이의 끝없는 상상력은 정말 재치만점, 웃음 만발하게 만드는 것들이네요.
보리밥충전완료
뽕뽕뽕 뿡뿡뿡 떠오른다 떠올라.
방귀가스로 하늘로 올라가다가 우주선타고 명왕성에 가려고 했는데 카운트 다운을 세다보니..
내가 떠나면 지구 평화는 누가 지키지?
음, 영웅들이 늘 하는 고민이고, 노랑이도 그게 고민이 되네요.
갑자기 등장한 태권브이를 보며 한가지 동작의 주인공 노랑이가 어디 있나 싶었어요.
잘 보면 머리 부분 조종석에 있답니다.
아,아, 괴물 보이시나요?
열공 괴물이예요.
다섯개의 발엔 시계를 하나씩 차고 있고, 여러개의 얼굴은 무시무시하게 아이들을 감시하고, 몸통은 책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려.
괴물을 물리치는 로봇도 재미나지만, 아이가 요즘 흠뻑 빠져있는 자동차들이 가득 등장해 너무 반가웠나봅니다.
탱크, 경찰차, 헬리콥터 작게 등장하는 그 하나하나의 그림들을 아이는 눈이 빠지게 들여다보고 좋아합니다.
너무 좋다네요.
아이가 좋아하니 엄마도 기쁩니다.
그리고 우리 노랑이 실컷 머릿속으로 공상을 마치고 나서,
나는 정말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아
라고 말을 하지요.
노랑이의 다양한 변신으로 가득 채워진 두 페이지 가득한 무리 속에서도 아이는 한눈에 진짜 노랑이를 찾아내더라구요.
그렇게 첫 만남을 강하게 가진 후, 며칠이고 쭈욱 노랑이 사랑을 해오고 있답니다.
엄마, 놀자 읽어요~
책 읽어줄까? 하기 전에 먼저 놀자를 들고 옵니다.
엄마도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은 더욱 반갑네요.
다섯살이니 일찍 유치원에 다니는 친구들도 많고, 또 다양한 홈스쿨이나 문화센터 등 그외 기관 교육을 받는 친구들도 많더라구요.
우리 아이 너무 집에서만 데리고 있고 놀리는게 아닌가 걱정스러웠는데, 엄마가 제대로 못 놀아줘서 그렇지 지금 아니면 또 언제 놀까 싶은 그런 마음이 들었네요. 이왕 놀 거 , 엄마 늘어져 있지 말고 제대로 놀아야할텐데 말이지요. 혼자서도 잘 놀지만 보통은 같이 놀고 싶어할때도 있거든요. 아이가 엄마를 찾아 줄때, 아이곁에서 호응해주는게 정말 중요한데 그 쉬운걸 잘 못해주어 늘 미안했어요.
아들~ 우리 재미나게 놀자.
내일은 아이와 함께 소방서에 가서 소방차도 보고, 문구사에서 수수깡 사다가 소방차도 만들어보고 그러려고 합니다.
뭔가 늘 하려다 말고 하려다 말고 그랬는데, 스트레스 받지 말고 아이와 그냥 즐겨야겠어요~
엄마도 아들이랑 놀래~
우리 놀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