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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마리 개구리의 여름 축제 ㅣ 꿈소담이 고사리손 그림책 4
마도코로 히사코 글, 나카가와 미치코 그림, 안소현 옮김 / 꿈소담이 / 2011년 12월
절판
열마리 개구리 시리즈를 읽어주다보면 아이가 "할아버지 나오는 책 어디 있어?" 하고 묻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열마리 개구리의 여름축제지요. 개구리 할아버지도 나오고, <열마리 개구리의 탈출>에 나왔던 미꾸라지 할아버지도 다시 등장합니다. 각 권이 단행본처럼 따로따로 읽을 수 있으면서도 조금씩 연계가 되는 부분도 있는데, 바로 이 책이 바로 그 연결고리가 확실했던 책 중 하나였지요.
조롱박 연못에 여름이 다가오고, 연못의 개구리들은 축제 준비로 눈코 뜰새 없이 바빴어요. 열마리 개구리들도 개구리춤을 배우고 연습하는데, 잘 보니 개구리 춤을 추는 법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더라구요. 아들과 함께 따라하기 흉내를 내니 아이가 무척 좋아합니다. 아, 세번째 한 다리 들기까지는 해봤는데, 물구나무 서기는 엄마가 시범을 못 보이겠더라구요.
물고기들이 등에 뭘 지고 다니니, 이게 뭐냐고 아이가 묻습니다. 역시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꼼꼼한 눈으로 작은 그림 하나 놓치지 않고 유심히 살펴보더라구요. 사실 저도 이 책을 워낙 아이와 여러번 보다 보니 처음 봤을땐 미처 못 봤던 부분들까지도 나중엔 다 기억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물고기가 등에 지고 나르는건 축제에 쓰일 무대를 만드는 물풀줄기?랍니다. 나팔꽃으로 나팔을 만들어 부는 등. 앞으로의 축제를 기대하게 만드는 흥겨운 첫 장면입니다.
개구리 할아버지가 축제 연습 중인 개구리들을 보며 미꾸라지 할아버지의 물북을 회상하며 안타까워합니다.
물북이라니. 정말 그림과 딱 어울리는 발상이 아닐 수 없었어요. 엄마는 아이의 황소개구리 장면 만큼이나 미꾸라지 할아버지의 물북 장면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어요. 아, 이런 재미로 아이가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보는구나 싶었답니다. 커다란 나뭇잎으로 물을 철썩 하고 내리치면 정말 물북이 되는 것이겠지요.
"미꾸라지 할아버지가 맞춰주는 장단은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명물이었지."
그러자, 열마리 개구리들이 네모난 콘크리트 연못에 같이 잡혀왔던 미꾸라지 할아버지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를 구하러 떠나지요. 처음에 개구리들을 놀라게 했던 가재들을 땅 위에서 놀리기도 하고, 낡은 밧줄이 뱀인줄 착각하고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그렇게 폴짝폴짝 돌아간 장난꾸러기 꼬마집에서 미꾸라지 할아버지를 드디어 만났어요.
사실 안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했어도 열마리 개구리의 탈출에서 미꾸라지 할아버지만 두고 개구리들이 탈출했을때 어쩐지 아쉬움이 들었었는데, 여기서 이렇게 다시 할아버지를 구출하게 될 줄이야. 할아버지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기뻐합니다.
우리 아이는 왜 기쁜데 눈물이 나냐고 묻더라구요 음..너무 기쁘면 눈물이 나기도 해.
그런데 물 밖에 나갈 수 없는 할아버지를 어떻게 모시고 갈까 했더니, 똑똑이 개구리가 묘안을 생각해내지요.
으샤. 영차. 열심히 미꾸라지 할아버지 운반차를 밀고 끌어 연못으로 되돌아가는 길.
무사히 도착해야할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여름 축제의 한 장면이 펼쳐지지요.
아, 그림으로 보는 개구리들의 여름축제 보기만 해도 흥겹더라구요.
엄마도 신이 나서 하나하나 훑어보며 아이에게 짚어가며 설명해주었네요.
개구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귀여운 개구리 그림들은 정말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며칠전 아이가 튼튼영어 선생님과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니, 책에 나온 동물 중 개구리가 제일 마음에 든다고 이야길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진짜는 싫구요." 그 말에 선생님도 하하 웃으시며 "나도 그래. 나랑 똑같구나."
하시더라구요. 사실 엄마도 진짜 개구리는 무서워요. 하지만 열마리 개구리들은 어쩜 이리도 사랑스러운지, 모두들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될 것같은 행복한 친구들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