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서 가장 좋은 것은? 작은 돛단배 15
제니퍼 로이드 글, 친 렁 그림, 이경희 옮김 / 책단배 / 2012년 3월
품절


올해 다섯살이 된 우리 아들. 첫 시설로 놀이학교를 선택해 보낼 예정이었다. 그래서, 유치원에 잘 적응하라고 유치원 관련 책,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는 법 등에 관한 단행본 그림책들을 많이 보여주고 미리미리 준비한다 생각했는데, 한참을 고민하다가 모든 준비까지 다 마친 그 유치원에 보내는 것을 접게 되었다. 첫 시설을 보내는 마음이라 떨리고 불안한 마음에 좋은 곳을 보내겠다는 생각에 한참을 고른 곳이었건만 말만 번드르르하고 자기가 하는 말에 책임을 못지는 모습에 (180도 달라진 원장의 모습에) 모든 마음이 덜컥 하고 접혀버렸다. 마치 폴더처럼.



몇달을 쉬었다가 새로운 유치원을 중간에 보내볼까, 아니면 다섯살 동안은 엄마와 요미요미나 야마하 등을 다니며 준비과정을 거쳐볼까 이런 저런 생각중이다. 여섯살부터 보내도 된다지만, 이미 어린이집이나 다른 곳에서 많이 적응하고 온 아이들이기때문에 선생님들도 여섯살부터는 준비과정없이 대한다는 (?) 친구의 이야기가 자꾸 맴돌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도 웬만하면 그냥 보내고 싶었는데..정말 속상하다.

이 책은 이런, 유치원이 있다면 정말 보내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드는 책이다.

글쓴이인 제니퍼 로이드님은 수상작가이면서 집필을 하지 않을때면 유치원에서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자신의 두 아이와 유치원 아이들을 보며 얻은 영감을 그림으로 그려냈다고 한다. 책 속 애플비 선생님이 바로 저자의 모습이 아닐까 싶은..

유치원 아이들이 졸업식날 선생님 주위에 둘레둘레 모여앉았다. 선생님이 수수께끼를 하나 내었다.

"유치원에서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은 자기가 가장 재미있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이야기를 한다.

숫자를 잘 못 세었던 친구가 100까지 세게 되었고, 글자도 쓸 줄 알게 되었고, 블록도 마음껏 하고 밖에 나가 놀 수도 있다.

아이들이 각자의 취향대로 떠올린 대답들이 참 앙증맞고 귀여웠다. 아, 그리고 유치원에서 이런것을 배우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 유치원에 보내기 전이기 때문에 유치원에서 이렇게 배우는 것들에 대해 살짝 맛을 보며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선생님을 중심으로 아이들이 모여는 있지만 뭔가 부산스럽기는 하다. 그래도 분명 선생님앞에서는 각자의 방식으로 집중을 하는 모습이 돋보이기도 했다. 각자가 하나하나 생동감으로 넘쳐흐르고, 학교처럼 규율이 강하지도 않고 (어쩌면 우리나라의 몇몇 아이 유치원에서는 강압적인 교육이 진행되고 있을지모르지만) 캐나다의 유치원이라 그런지, 아니면 정말 유치원의 분위기가 그런 것인지 아이들은 자유로운 방임의 분위기가 풍긴다. 심지어 졸업식에서도 아이들이 똑같이 일사분란한 동작으로 움직이지 않고 각자가 흥에겨워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흑인들이 리듬을 타듯, 자연스러워 보였다.



유치원에서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일까?

아마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고 난후 질문을 하면 선생님과같은 대답 내지는 선생님이라는 답변이 돌아올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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