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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하는 아주 특별한 즐거움
오지섭 지음 / 중앙위즈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우리 아이의 하루 일과는 그림 그리기, 레고 조립하기(자기 마음대로), 엄마와 책 보기, 할머니 혹은 할아버지와 놀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이가 무언가에 집중할때 엄마가 옆에서 같이 참여하고 관심을 가져주면 더할나위없이 좋아하는데, 엄마가 자꾸 다른 일 (설거지나 기타 살림, 혹은 엄마 독서, 인터넷 등까지도)을 하고 있으면 엄마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꾸 부르고 자기가 한 것을 보여주곤 한다. 아이가 뭔가에 집중할때 만사제쳐두고 아이에게 집중해야함을 알면서도 자꾸 엄마 흥미 위주에 빠져드니 잘못 되어도 크게 잘못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이에게 그게 늘 미안했다.
하루 종일 아이와 있다고 하면서도 아이만 바라봐야할 24시간 중 얼마나 집중하며 아이와 놀아주었던가. 책을 읽을때가 그나마 온전히 집중할 때였고, 자꾸 스마트폰을 보거나 내 책을 읽는 등 아이의 집중을 흐트러뜨리는 행동을 함으로써 엄마로써 모범이 되질 못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하는 특별한 즐거움이라는 책의 제목을 접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부모님과 어린 자녀가 함께 하는 모든 경험은 아이가 어른이 되어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서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자산을 만들어주는 일입니다. 아이의 일생을 이끌어주고 버팀목이 되어주는, 그리고 필요할때마다 언제고 위로받고 다시 힘을 낼 수 있게 해주는, 그야말로 가장 중요한 원천을 만들어 주는 일입니다. 16p
아이를 키우면서 꼭 이렇게 해야겠다는 어떤 명확한 육아관을 아직 세우지 않았다. 아니 그런 것 없이 그냥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겠다, 도움이 되는 부모가 되겠다라고 막연하게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장차 어떤 인성을 가진 아이로 키우겠다라는 계획보다도 똑똑한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우선시되었으니 그것만큼은 편협한 생각이 아닐 수 없었다. 눈에 보이는 결과에 너무 급급하였달까.
저자는 스펙 쌓기 위주의 교육보다 자녀의 성장과정에 미치는 부모의 영향이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 경험인지를 강조하면서 아이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조목조목 짚어내고 있었다.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내용이었고, 생각하고 있었던 그런 부분도 많이 나와 있었지만 강요하지 않은 편안함으로 읽어내릴 수 있는 육아서적이었다.
사랑을 아는 아이, 세상을 아는 아이, 도전을 아는 아이, 감성을 아는 아이, 행복을 아는 아이, 총 다섯 파트로 나누어 그에 맞는 활동이 실려 있었다.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싶어도 매번 비슷한 공원이나 도서관 등 특별한 주제 없이 다녀봤다면 책 속에서 소개하는 대로 엄마, 아빠의 데이트 장소서부터 아이가 태어난 곳 등 스토리가 있는 곳들을 아이와 함께 찾아다녀봄도 괜찮을 것이다. 함께 봉사활동도 하고, 엄마 아빠의 직장에 아이를 데려와보기도 하고, 바자회 등의 나눔 장터에서 아이를 꼬마 사장님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재미난 추억이 될 것 같았다.
흔히 예상할 만한 것도 있었지만 세상의 아픔에 대해 이해하기 위한 죽음 교육이나 나눔 장터의 꼬마 사장님 등 미처 생각해두지 않은 것들도 종종 실려 있었다.
그러고보니 얼마전 내가 읽었던 <아이와 함께 하고 싶은 45가지>라는 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이 책 역시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여러 방법과 생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었다.
헬리콥터 맘처럼 아이 뒤를 쫒아다니며 모든 것을 다 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아이 스스로 해결해야할 문제에 다다르거나 난관에 봉착했을때 조금이라도 더 힘을 내고, 깊은 슬럼프에 빠지지 않은 채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는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부모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소중한 기억을 많이 갖고 있는 아이들이 아닐까 한다. 벌써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갈 나이가 되고 나니 사실 내 마음도 조금씩 조급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또 이렇게 줄어들고 있는데 소중한 그 시간을 나만을 위해 쓰는 것은 더이상 안될 일이란 생각이 들어서이다.
아이와 함께 할 다양한 시각을 배우고 싶다면, 아니 알고 있더라도 다시 되짚어볼 시간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