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들은 여행 가서 뭘 먹을까? - 대한민국 숨어 있는 맛집 90
한국여행작가협회 엮음 / 예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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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근처에서 잠깐 외식을 할라쳐도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검색에 들어가는데, 하물며 여행을 가서 아무거나 먹고 온다는것은 이제는 어불성설이 되어버린듯 하다. 그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맛집이 충분히 있거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맛없고 값만 비싼 음식을 먹고 여행의 기분을 망치는 건 아깝게 시간내어 간 여행에 대한 기본 도리가 아니란 생각도 들어서, 여행에 앞서 가장 먼저 준비하게 되는 건 안락한 휴식을 제공하는 숙소와 더불어 주변 맛집 정보가 되었다. 먹기 위해 떠나냐?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여행의 소소한 재미이자 큰 몫을 차지하게 되는 별미를 빼놓을 수가 없으니 내게는 먹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여행을 업으로 삼는 여행작가들의 여행지의 맛집은 어떤 곳일까? 그들의 맛집은 분명 특별할게 틀림없다. 그리고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한 사람도 아니고, 여행작가 협회의 일원들이 모여 낸 책이라고 하니 더욱 호기심이 일었다. 우리나라 곳곳을 탐방하면서 찾게 된 숨은 맛집, 혹은 기존에 유명하다고 해도 자신이 직접 먹어보고 추천할만하다 하여 실리게 된 맛집들이니, 검증된 입맛들이 아닐까 싶었다.


막국수를 즐겨 먹지 않았었는데 춘천에 가서 막국수 맛을 한번보고 나서는 그 맛에 단단히 반해버리고 말았다. 한번 더 맛보고 싶어서 도심에 유명하다는 막국수집을 찾아다녀봤지만 춘천의 그 맛을 살려주는데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오로지 막국수 하나만을 먹기 위해 춘천으로 여행하기도 여러번. 그 중 책 속에 언급된 샘밭 막국수도 내가 즐겨찾던 곳 중의 하나였다. 매콤달콤한 그 맛, 입에 착착 감기던 그 맛을 서울이나 대전에서는 찾아내지 못했었다. 제주도는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 가는 기분으로 갈 수있는 곳이라 좋아하는 여행지였고, 전국의 또다른 여행지 중에서 춘천을 그 다음으로 좋아했던 것은 오로지 막국수 때문이었다고 해도 거짓이 아니었다. 그만큼 맛집은 여행의 큰 일부를 차지하게 되었다.



저자들의 맛집 소개에는 자신의 어릴적 이야기도 곁들여져있다.

어릴적 한상 가득 차려진 밥상을 받고 싶어서 생일상을 그렇게 받고 싶다고 울며불며 보채니, 엄마가 난생 처음 장에 나가 무를 팔아 사오신 해물과 생선으로 상을 차려주셨다 한다. 그리고 엄마는 감기를 심하게 앓으시고 말이다. 저자는 이후 한정식보다도 엄마가 해주신 무밥, 시래기 밥등에 더욱 관심을 갖고 좋아하게 되었다 한다. 식당에서 무밥을 파는 경우는 드물었으나 저자가 찾아낸 무말랭이밥과 시래기 밥상을 차려주는 맛집들이 소소한 서민의 입맛을 살뜰히 챙겨줄성 싶었다.



짬뽕도 맛집에서 먹으면 격이 다르다!

어릴적부터 짬뽕과 짜장 사이에 고민을 많이했다는 친구들과 달리 매운 짬뽕은 늘 내게는 배제 대상이었다. 어릴적에 내 고민은 우동과 짜장이었고, 거의 짜장의 일반적인 압승이었는데, 어른이 되어 짬뽕으로 소문난 집에 가서 짬뽕을 먹어보니, 짜장의 맛을 잊게 할 정도로 정말 매콤하게 어우러진 해물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엄청나게 허름한 집에서 할아버지가 무뚝뚝하게 말아내시던 짬뽕, 지저분하기도 해서 식욕이 떨어질때도 있었지만 큼직큼직한 양배추와 풍성한 해물들을 떠올리면 다시 찾아가고픈 마음이 들기도 한다.

책에는 인천, 서울, 수원의 독특하고도 맛있어 보이는 짬뽕들이 소개되어 있었다.

갈비와 해물을 접목시킨 짬뽕서부터 해물탕인지 해물 짬뽕인지 헷갈릴정도로 풍성한 해물을 자랑하는 짬뽕까지..

짬뽕의 진정한 맛을 알게 되니, 맛있는 짬뽕을 찾기 위해서라면 맛집을 찾아 여행을 떠나도 아쉬움이 남지 않겠단 생각까지 들었다.




입맛이 아직 어른스럽지 못하다보니, 곰치국, 민물고기, 어죽 등은 여행지는 커녕 아예 먹어볼 시도조차 하질 않았다. 하지만 부모님들과의 여행이라면 시도해봄직하단 생각이 들었다.늘 내 입맛 위주로 식단을 짜다보니 부모님들 좋아하실 곳을 찾아보지 못했었는데, 대전에서 가까운 충북 옥천에도 어죽으로 유명한 식당이 두군데나 있다고 하니 옥천에 가면 늘 먹었던 올갱이 국밥 외에 어죽에 한번 도전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미처 먹어보지 못했던 경남지방의 별미 돼지 국밥, 경주에 놀러갈적마다 맛집을 못 찾아 늘 전전긍긍이었는데 종가의 전통 한정식맛을 볼 수 있다는 경주의 요석궁, 밥도둑 게장의 진정한 참맛을 느끼게 해줄 게장 맛집들까지.. 가보고 싶은 곳들을 열심히 골라 적어두게 되었다.

여행도 좋아하고 가서, 맛있는 요리까지 챙겨먹기를 바라는 나같은 사람에게 딱 맞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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