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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은 용 ㅣ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14
루이사 비야르 리에바나 지음, 클라우디아 라누치 그림, 이선영 옮김 / 책속물고기 / 2012년 1월
구판절판
모 연재만화를 보니 아들이 어릴적에 자동차를 좋아하다가 좀더 크니 공룡에 홀릭하기 시작한 공룡기가 시작되었다고 하더군요. 우리 아들도 대단한 자동차, 특히 중장비와 소방차 홀릭이라 조만간 공룡을 좋아하겠거니 했어요. 동물들 중 징그러운 악어에도 관심을 갖고, 뽀로로의 크롱도 좋아했거든요. 공룡 책 보여줘도 무서운 거 싫어하는 우리 아들임에도 무척 즐겨봤구요 새해부터 다섯살이니 이제 좋아할 시기가 된건가 ? 했는데 얼마전부터 상상의 친구로 공룡이를 만들어냈어요.
엄마 공룡이가 현관에 들어와있어 혼내줘. 나 무섭게 하니까 혼내줘.
공룡이가 어지럽히고 청소 안했으니까 혼내줘.
이런 식으로요.
물론 아이도 알고 있어요 공룡이는 예전에 다 죽고 세상에 없어서 책 속에만 존재한다는 것을요. 그럼에도 아이는 늘 상상 속 존재를 투명 친구 삼아 이야길 한답니다.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은 용은 우리나라에서 친숙한 용의 그림이 아니예요. 오히려 공룡에 가깝지요. 서양의 용은 우리가 기억하는동양의 길고 날씬한 용과 다른 것 같아요. 영화를 보면 익룡의 모습도 많이 나오고, 여기서도 그 모습에 더 가까운데 좀 체구가 커서인지 날개가 너무 귀엽게 나와버렸네요. 어찌 되었던 공룡과 흡사해 아이들에게 더욱 친근한 느낌을 주는 용입니다.
그거 알아요?
용들은 백년에 한번 잠에서 깨어난대요.
백년에 한번씩 깨어난 용 고도프레드는 친구들 용을 만나러 갑니다. 용은 사람들뿐 아니라 들국화며 자신을 상대하는 모든 이들과 친구가 될 수 있나봅니다. 용들을 축하하기위한 공연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처음 들은 고도프레드는 그대로 그 음악에 반하고 말았지요. 그래서 남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작은 바이올린을 만져보다가 그만 망가뜨리고 말았어요.
너무 안타까웠지만 자신에게 맞는 다른 일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친구인 들국화가 추천해주는 일부터 시작해서요. 특히 불을 끄는 소방관, (음, 불뿜는 용이 불끄는 소방관이라 걱정이 되기 시작했는데)은 옷도 멋지고 출동할때까지만 근사했어요.
소방관일에 실패하고 고도프레드는 다시 바이올린이 생각났으나 친구는 다른 일을 권합니다. 여행가는 어때? 운동선수는? 고도프레드는 바이올린 생각이 간절했지만 친구들의 조언을 따라 새로운 일에 계속 도전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추천받은 일을 해야하니 원하지도 않는데 하려해서 그런지 자꾸만 실패하게 되고 그럴수록 바이올린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이 깊어졌지요. 연주회에 다시 갔다가 바이올린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더욱 멋진 신비한 소리를 내고 큰 크기의 콘트라베이스를 만나게 되었어요.
드디어 고도프레드가 찾던 악기를 만나게 된 것이었지요 콘트라베이스라면 고도프레드 키에도 잘 맞고, 바이올린처럼 망가지지도 않을테니까요.
백년만에 깨어난 잠이어서, 자기에게 맞는 일을 찾기까지의 과정이 더욱 어렵고 보람있게 느껴졌을텐데, 계속된 실패로 좌절해 있기만했다면 고도프레드가 진정으로 찾던 일을 찾아내지 못했겠지요.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 뭐가 하고 싶은지를 계속 생각해왔기에 결국 하고 싶으면서도 할 수 있는 연주자의 꿈을 이룬게 아닌가 싶어요.
아이들에게도 그런 꿈을 심어줄 고도프레드의이야기가 아닌가 싶네요. 바이올린이 용에겐 너무 작은 사이즈지만 대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고도프레드의 일화를 통해 배웠듯이 아이들도 꿈을 갖고 노력하다보면 자신에게 맞는 진정한 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실패를 너무 두려워말라는 그런 교훈이 인상깊은 동화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