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0배 즐기기 : 부암동.북촌.인사동.신사동.한남동.이태원 외 - 2011~2012년 최신판 100배 즐기기
권현지.윤혜진.장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2월
절판


서울에서 한 10년은 살고 내려왔기에 웬만한 곳은 가본 곳들이 아닐까 싶었다. 책을 펼쳐보고, 내가 못 가본 곳들이 거의 대부분이란 사실을 알고 나자 '아, 서울은 끝없이 변화하는 곳이로구나'와 '다시 가도 가 볼 곳이 무한해 좋구나' 라는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내려온지가 한 5년은 되어가는 것 같다. 한 자리에 계속 있는 남산, 고궁들과 달리 그동안 타임스퀘어, 그리고 각종 카페, 핫 스폿들이 샘솟아나왔다.

버스나 기차로는 2시간, KTX타면 1시간이면 갈 거리지만, 아기가 어려 그동안은 자가용으로만 여행을 다녔기에 서울 여행을 많이 가보지 못했다. 신랑 학회때 잠깐 하루 들렀다 오는게 전부였는데, 그때마다 최악의 교통 체증을 겪고 나자 차로는 못 갈곳이라는 인상이 신랑에게 각인되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대중 교통을 이용할거라면 몰라도 자가용으로 서울을 (서울 시민들에게는 익숙한 일이겠지만 잠깐만 차가 밀려도 싫어하는 신랑은 서울에서 운전하는 것을 몹시 싫어한다) 여행하는 것은 머나먼 꿈과 같은 일이었다.

익숙한 곳들이 많겠지 싶었던 처음의 마음이 책장을 다 덮을 무렵에는 내가 지금 본 책이 해외 도시 관광 못지 않은 그런 책이 아니었나 싶은 마음으로 바뀌었다. 서울에 살적에도 우스개소리로 해외여행 가서 먹고 즐길 돈이면 한국, 그리고 직장 생활하는 이 서울에서도 충분히 맛집 투어하고, 재미난 즐길거리 마음껏 즐길수있다고 이야길 했었는데 요즘 나오는 서울 즐기기 책들로 인해 그 생각이 꿈이 아닌 현실로 옮겨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때에도 여행을 못가는 사람들이 집을 떠나 호텔에서 1박하며 바캉스를 즐긴다는 뉴스들은 종종 접했다. 여행지도 아니고 서울에서 웬? 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지금은 절대 공감한다. 이제는 서울 시민도 아니고 지방에 내려와살다보니 서울에 올라가면 친척집에 머물지 않는 이상 호텔 등 다른 숙소를 생각해봐야할 형편이다. 제주도 등의 관광지처럼 리조트형 호텔이 발달하지는 않았지만 세계적인 특급 호텔들이 많이 밀집해있는 서울인지라 비행기 타고 떠나는 여행이 되지않더라도 도심에서의 멋진 휴가를 즐길 수도 있다. 또 부티크 호텔이라는 곳도 소개가 되어서 드라마나 뮤직 비디오에 소개된 감각적이고 예쁜 호텔에서 하룻밤을 청할 수도 있다. 아직 부티크 호텔에서는 자 본적이 없었는데 사진상으로 보니 무척 멋져서 한번 머물러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학교, 직장, 집, 그리고 가끔 친구들과의 만남, 나름 재미나게 살았다 생각했는데 거의 일상적이었던 그 생활을 되돌아보면 지금은 못 가본 곳들이 너무 많아 후회되는 삶이기도 하다. 그때도 서울에서 강남, 강북, 송파 등을 찍으며 무척 바쁘게 돌아다녔다 생각했는데 가본 곳이 무척이나 한정적이었던 모양이다. 못 가본 곳들 중에 명소가 무척이나 많아서 서울에 놀러가도 이 곳들을 언제 다 둘러볼수있을까 싶은 마음이 드니 말이다.

세계 맛집 투어가 하고 싶을때 간편히 떠날 수 있는 이태원 맛집 투어, 티브이에서만 많이 봐오고 실제로는 한 곳도 둘러보지 못한 북촌 8경, 청담동에 근무하면서도 막상 가로수길 카페는 한 곳도 둘러보지 않아 아쉽기만 한 신사동 가로수길 카페, 그나마 캠퍼스 투어는 다 둘러본 곳들이라 아쉬움이 덜한 편이었다. 서울대, 연세대, 경희대 등 몇 곳 소개되지 않아(내가 다닌 모교 둘다 안 나와서 아쉬웠다는!) 아쉬웠지만 그만큼 서울에 다른 갈 곳도 많다는 이야기가 될 터이니 열심히 눈으로 사진을 쫓고, 글을 찾아 읽었다.

서울에 살적엔 몰랐는데 워낙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보니, 서울의 맛집 수준들이 뛰어나다는 것을 뒤늦게 실감하고 있다.

다시 올라가면 책에 나온 맛집들을 섭렵하고 내려오고 싶다. 고추장 불고기, 홍합밥, 스시, 그리고 다양한 브런치 등

국립 박물관, 전쟁 기념관 등의 대부분의 박물관, 미술관도 거의 가보지 못하고, 샤갈전 감상을 위해 들렀던 서울 시립 미술관에 대한 추억만 남아 아쉬움이 짙다.

서울 인근의 가깝게 둘러볼 곳들에 대한 소개도 돋보인다. 해외여행 100배 즐기기에서도 인근 가볼만한 명소들 소개가 나왔듯이 서울 100배 즐기기에서도 그랬다. 인천, 파주, 남양주, 양평,과천 등이 소개가 되었는데 인천 국제 송도같은 경우에 말로만 듣고 가보질 못했는데 최첨단 도시라는 말이 딱 맞는 곳이라고 하니 시간내서라도 들러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 친구에게서 온 메일 한통에 더욱 가슴이 뛰었던 서울 100배 즐기기기도 하였다.

학창 시절 4년 동안 2년을 같이 룸메이트로 지냈던 친구, 지금도 동갑내기 아기를 키우며 가끔 전화상으로 목소리를 듣고 친구가 내려올때나 만날수있어 아쉽기도 한 우리의 우정, 얼마전 친구는 신랑 직장 일로 들렀던 캠퍼스 인근에서 예전 나와 함께 나누던 담소와 추억을 다시 떠올렸다며, 올해 꼭 한번 서울에 놀러오라고 같이 신촌을 다시 거닐고, 수다 떨고 그러자고 이야길 했다. 20대에 함께 나눈 그 추억을 30대에 혼자 돌아보려니 너무 아쉬웠다며 40이 되기전에 한번 또다시 같이 추억을 나누면 40이 되어 혼자 신촌에 가도 외롭지 않을 거라는 친구의 이야기에 가슴이 다 뭉클해졌다.



친구의 이야기를 가슴에 새기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20대에 버스타고, 전철타고, 그리고 걸으며 다녔던 그 모든 곳들을 다시 찾아 눈으로 확인하고, 못 가본 곳들(예전부터 있었어도 못가본, 혹은 새로 생겨서 못 가본)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리움을 채웠다.

어떤 테마로든 즐거운 서울 여행을 찾을수있을것이다.

연인들에게는 근사한 프로포즈 명소를 찾을 수 있는 곳이 될 터이고, 아이가 있는 가족들에게는 고궁, 박물관, 공원 등 둘러볼 곳이 무궁무진한 서울 투어가 될 것이다. 지방보다 몇개월, 많게는 몇년은 빠른 유행이 시작되는 패션의 선두도시 서울에서 미리 쇼핑을 하고 오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책을 다 보고 나니, 서울에 10년 살았다는 말이 무색해지기도 했다. 다시 올라가면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아 미리 공부하지 않으면 둘러보기도 힘들 느낌이 드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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