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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남자 토스트, 가벼운 여자 토스트 - 입맛대로 만들어 먹는 맛있는 레시피
스튜디오 탁 크리에이티브 지음, 박문희 옮김 / 위즈덤스타일 / 2011년 11월
절판
토스트 하면 주로 길거리 토스트를 떠올리곤 한다. 직장 다닐때 혼자 자취했던 터라 아침 챙겨먹고 출근하기는 아침잠 많은 나로썬 꿈꾸기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나의 아침은 주로 회사 근처 트럭의 토스트나 김밥 한줄이 되곤 하였다. 또 직장 다닐때 청담동의 커피 미학이라는 카페에서 먹어본 토스트도 단순하지만 인상적인 맛으로 (게다가 눈 튀어나오게 비쌌던 가격까지 ) 기억에 깊이 남기도 하였다.
토스트 하면 집에서는 주로 토스터기로 식빵을 구워 잼을 발라먹거나 길거리 토스트처럼 계란을 부쳐 곁들여 먹는 토스트를 해먹기 일쑤다. 여기 남자와 여자 각각의 입장(? 여자는 아무래도 칼로리를 고려해서 가벼운 느낌의 토스트가 나온다. 입장이라 말한 것은 입맛은 나 역시 든든한 남자쪽에 손을 들고 싶기 때문이다.)에 잘 맞는 토스트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다. 토스트를 남녀 구분해 실어놨다는 점이 새로운데, 살펴보다보면 익숙한 재료도 있지만 생소한 재료들도 눈에 띈다. 일본 책을 번역한 책이라서, 일본 입맛의 토스트들이 제법 실려있기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남자 토스트를 보면, 쉽게 라면이나 끓여먹던 남자들을 위해 계란 삶는 시간부터 (반숙, 완숙 등의 시간이 각각표기됨) 토스트 역시 단순한 조리법과 든든한 한끼 양을 자랑하는 토스트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샐러드 위주로 가볍게 먹어야하지만 사실 입맛은 남자 쪽 토스트에 제대로 꽂혀 버렸다. 방법도 간단한게 많아서 쉽게 뚝딱만들어볼 수있는 토스트가 많아 좋았다.
남자 토스트로는 아침, 휴일&브런치, 저녁, 야식& 파티로 구성되어있고, 여자 토스트는 한끼 토스트, 파티풍 토스트, 모둠풍 토스트, 파르페 등으로 구성이 되었다. 통크고 빵빵하게 즐기는 남자 토스트, 사진을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부터 고이기 시작한다. 살짝 구운 토스트에 다양한 소스를 덧발라 맛을 느낄 수 있는 소스가 등장했다. 주로 잼과 버터, 크림치즈 등만 떠올리던 소스가 명태알 소스, 고기 미소 양념소스, 타르타르소스, 크림치즈 매실 소스 등 다양한 맛으로 시도될수있음이 소개되었다.
그냥 빵에 발라 먹어도 맛있을 각종 샐러드 등이 빵과 함께 구워짐으로써 더욱 맛이 깊어질수있다니 새로이 배우는 사실이었다. 샌드위치에서 토스트로 바뀌는 그런 레시피가 많이 등장했다. 참치 마요네즈, 에그 마요네즈, 콘 마요네즈 등의 토스트 들이 그랬다. 뭔가 만들려고만 하면 집에 있는 재료가 없어서 늘 장을 새로 봐야하는 것이 부담이었는데 빵과 기본 재료만 있으면 집에서도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레시피가 많은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포만감을 느끼고 싶을때 적극 추천한다는 소시지 에그 토스트는 소시지와 계란, 마요네즈의 조합이 환상적으로 잘 어울리는 토스트가 될 것 같아 제일 먼저 점찍어둔 메뉴이다. 브런치에 즐길만한 감자 포타주(감자 수프인듯) ,미네스트로네 수프 등도 토스트 외 메뉴로 등장하고, 술을 좋아하는 남자들을 위해 토스트에 어울리는 칵테일까지 등장한다. 사실 토스트와 웬 술? 이라는 반응이 있을 수 있으나 일본에서는 나물반찬을 안주 삼아 술마시는 일도 있다니 화려하게 만들어 둔 토스트에 곁들이는 칵테일도 무리라 볼수는 없을것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수필에 등장했던 레드 아이라는 술이 뭔가 했더니 토마토 주스와 맥주로 아주 간단히 만들수있는 칵테일이라고 해서 놀라기도했다. 맛은 어떨까?
카레 빵, 야끼소바 빵등 국수를 빵에 넣어 먹는 일본인들 답게, 토스트에도 나폴리탄 스파게티와 야키소바를 얹어 완성하기도 한다. 그라탱과 비프스튜, 불고기 등이 얹어지는 것은 오히려 애교로 보인다. 각 나라의 특색을 살린 토스트의 경우에는 나라별 국기를 꽂아놓기도 했는데 김치 토스트는 은근슬쩍 국기 없이 넘어가서, 마치 자신들의 음식인양 한 점만은 아쉬웠다.
김치 토스트는 여성 토스트 쪽에 소개되었는데 새우 마요네즈(칵테일 새우가 아닌 잔새우와 마요네즈를 섞은 것)와 김과 김치가 어우러진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토스트가 탄생되었다. 아, 정말 궁금한 맛이 아닐 수 없다.
워낙 파격적인 요리들이 많아서 피자 토스트와 BLT토스트처럼 평범한 메뉴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지만 입을 다 벌려도 한 입에 안 들어갈 것 같은 대그우드 샌드 토스트는 어릴적 신문에서 봤던 블론디라는 만화의 주인공 대그우드가 즐겨 만들어먹은 샌드위치로, 블론디의 작 딘 영이 실제로 상업화된 샌드위치라고 해서 관심이 갔다. 워낙 어릴적에 본 만화라 긴가민가 싶으면서도 정말 만화 속에 입이 터질 듯 샌드위치를 만들어먹던 남자주인공이 생각나기도 하였다.
일반적인 토스트를 생각하고 책을 펼쳐들었다면, 이런 재료들까지 토스트에 얹어질수있어?하고 놀라게 될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실험 정신에 입각해 내 맘대로 만들어먹은 후 실패하는 그런 요리가 아닌, 책으로 나오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입맛 검증을 거쳤을 메뉴들인지라 황당해보이는 조합이라도 시도해보고픈 그런 새로운 메뉴들이었다 생각한다.
토스트의 무한 변신을 느끼게 해준 남자 토스트, 여자 토스트, 빵과 샌드위치 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눈여겨봄직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