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맛집 - 여행이 즐거워지는 유럽 식당 가이드 여행인 시리즈 6
김보연 지음 / 시공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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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어학연수를 다녀온 사촌오빠가 현지 음식이 입에 안 맞아 무척 고생을 했다면서, 많은 한국 여학생들은 오히려 살이 오를 정도로 다들 잘 먹어 의아했다고 말해준 기억이 난다. 그 이야기에 사실 나도 무척 공감했다. 미국이든 유럽이든 식생활에서는 완벽하게 적응할 것만 같았다. 물론 먹다보면 한식도 찾게 되겠지만 서양요리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라 살만 안찐다면 더 자주 먹고 싶은 요리가 서양식들이다. 그래서 유럽 여행을 꿈꾸면서도 우리나라가 아닌 유럽 현지에서 먹는 그 맛은 어떨까? 하는 기대가 무척 크다. 유럽도 미국도 못 가봤고 동남아, 일본 등을 제외하고는 호주와 뉴질랜드만 다녀왔다. 패키지 관광여행이라 철저한 현지식보다는 한식이 많아 아쉬웠는데 아마 양식이 많았어도 난 잘 적응했을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동생이 파리 여행을 가게 되었을때 내가 대신 파리 맛집 등을 검색하면서 들떴던 기억이 난다. 유명하고 값비싼 곳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맛까지 즐길 수 있는 곳 위주로 찾아보고 싶었는데 그땐 따로 가이드북도 사거나 보지 않았고 그저 유럽 여행 전문 카페에 들어가 얻은 정보가 전부라 주관적이 의견들이 많아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다. 작년에 읽은 유럽맛보기의 저자인 김보연님의 또다른 유럽 맛집 여행기 유럽의 맛집을 이번에 읽으면서, 앞으로의 내 유럽 여행에서 맛집 걱정을 할 일은 없겠다란 확신이 들었다.

저자 소개글을 읽지 않고 본문부터 읽다가 예전에 봤던 인상깊었던 식당과 글이 약간 겹쳐서 혹시 하고 찾아보니 같은 저자분의 책이었다. 그때도 무척 마음에 들었었는데 이번에도 여전히 발품으로 얻은 맛집 정보가 소중하게 와닿았다.

관광여행이면 식당까지 일정이 잡혀 가고 싶은 곳을 못 갈테고, 가이드를 따로 부르는 여행이면 편한 부분도 있겠지만 또 잘 맞지 않는 부분은 여행 내 곤란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내 맘대로 자유여행을 하고 싶기는 한데, 유럽의 다양한 레스토랑의 드레스 코드나 메뉴 주문법 등을 몰라 헤멜 것이 염려스럽다면 과감히 이 책을 펼쳐보라고 말하고 싶다. 레스토랑 예약하는 법부터 메뉴 주문하는 법 (해독하는법?) 등까지 나라별로 꼼꼼하게 잘 소개되어 있으니 말이다.

책 속에 소개된 레스토랑들은 대부분 그녀가 직접 다녀온 곳들로 90% 이상은 평범한 사람들이 큰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곳들이라 한다. 책을 읽다보니 생각만큼 비싼 비용이 아니더라도 분위기와 맛까지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는 그런 레스토랑도 자신있게 소개해놓아서 소개글을 참고해 가고 싶은 맛집 목록을 작성하는데 유용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식사를 대충 때우는 끼니쯤으로 여기지 않고, 신성할 정도로 맛에 대한 존중을 기하는 파리에서는 저렴한 빵집에서부터 일류 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자부심을 갖고 요리하는 곳이라 실패할 확률이 적다고 해서 기대가 많이 되고 있다. 관광객을 향한 바가지요금도 거의 없다고 해서 그럼 어디가 바가지가 심하다는 거지? 하고 생각했는데 바로 이탈리아임이 뒤에 밝혀졌다. 바가지 요금을 두려워해 맛집을 포기하기에는 이탈리아 또한 워낙 맛있는 요리가 많은 곳이라니 정말 두 눈 똑바로 잘 뜨고 제대로 대비해 폭탄 요금을 맞지 않게 대비해야겠단 각오가 들었다.

신랑이 파리 학회에 참석할 적에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여행을 떠났다가 관련 여행사도 사기성이 짙은 곳이었고, 때마침 지하철 파업에 여러모로 고생을 하고 오다보니 비오는 추운 날 샹제리제에서 눈에 띄는 레스토랑은 무조건 비싼 곳밖에 없어서 차디찬 바게트 샌드위치를 먹으며 파리는 올 곳이 못된다 마음 먹었다는 이야길 들으며 조금만 준비를 해갔어도 얼마든지 미식을 즐기고 왔을텐데 싶어 내가 다 아쉬웠다.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할적에 그곳만의 진미를 맛보는 것, 대단한 맛이 아니더라도 소박한 맛집일지라도 한국에서, 혹은 내 고장에서 맛보지 못하는 그런 맛을 즐기는 것을 중요한 여행의 요소로 보는 나로써는 대충 때우고 온 그런 끼니가 무척 아쉽게 느껴졌다. 빵 하나도 제대로 된 맛을 즐겼으면 반할 수 있었을텐데 하고 말이다.

대부분 여행에 직면해 가이드북을 참고하고 정신없이 떠나기 마련인데, 시간이 날때 이렇게 차분히 여행을 꿈꾸며 읽는 여행서도 본격적인 여행을 위한 소중한 준비가 될 거라 믿는다. 가고 싶어서 접어두었던, 메모해두었던 그런 곳들도 여행 계획에 포함시키고, 책에 나온대로 추천메뉴를 맛보며 저자와 현지인들의 입맛을 즐겨본다면 이 책을 읽은 제대로의 보람을 그때 비로소 200% 이상 충족한게 아닐까 싶다. 지금은 눈이 우선 즐겁고 그때는 입이 즐거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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