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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크게 키우는 말 vs 아프게 하는 말 - 부모 & 아이 대화 사전
정윤경.김윤정 지음 / 담소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살림과 육아에 치여 엄마만의 독서를 거의 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육아서만큼은 필수적으로 읽게 된다고 한다. 아주 어릴 때 신생아때는 주로 신체적 건강과 수면 습관 등의 책을 찾아 읽고, 아이가 유아기에 접어들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는 아기들의 기질에 따른 특성, 주로는 슬슬 엄마 아빠 말을 듣지 않고 떼를 부리기 시작할때 꾸짖는 태도 등을 궁금해해서 책을 찾아 읽게 된다. 책마다 참으로 다양한 의견을 실어놓은 터라, 사실 팔랑귀인 나도 많은 육아서의 다른 의견에 헷갈릴때도 있다. 다양한 육아서적을 읽고나서 되도록 한권을 맹신하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아이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하고, 육아서적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어느 정도 절충해서 내 상황에 맞게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의 또다른 저서로 <내 아이를 망치는 위험한 칭찬>에서 만나본적 있다. 아이와 대화할때 육아서에 나온대로 이상적 또한 이성적으로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어도 현실이 교과서처럼 흘러가지 않아 감정에 쉽게 휘말리곤 한다. 그럴때마다 바로바로 참고하기까지는 힘들더라도 책을 읽고 단 한줄, 단 한마디라도 나의 태도를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으면 그것이라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책을 읽고 있다. 지루한 설명 나열식의 육아서와 달리 이 책들은 모두 10세 이전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고민을 덜어줄 실생활과 닿아있어서 더욱 관심을 기울이며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사실 나도 이런 상황에 많이 직면한다. 설거지나 청소를 하고 있을때 아이는 꼭 자신과 놀아달라고 한다. 그럴때 우선 엄마 이것부터 하고, 라고 대답하는게 거의 90%이상이었다. 아이가 부탁하면 당장 고무장갑을 벗어던지고 아이의 이야기부터 들어주어야한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 쉽지는 않다. 그러나 그게 무척 중요하다고 책에서 다시 조언을 한다. 이유를 아니 앞으로 한번이라도 더 아이에게 먼저 귀기울이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엄마가 당장 할 일을 멈추고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 줄 때 부모로부터 진정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자신이 부모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에 안정감과 안도감을 느낀다. 아이가 자신의 성취에 대한 기쁨을 부모와 함께 누리고 그것을 근거로 해서 자신감을 갖는데도 유효기간이 있다. 21p
아이를 크게 키우는 말 50과 아이를 아프게 하는 말 70건이 실려 있었는데, 크게 키우는 말보다 사실 아프게 하는 말을 나도 참 많이 하고 살았단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아이가 착하고 순한 편이라 크게 꾸짖을 일이 없음에도 엄마의 뜻대로 아이를 좌지우지하기 위해 아이에게 해서는 안될 말들을 너무 많이 하고 살았다. 특히나 아이를 아프게 하는 말 중 2장에 실린 아이의 감정을 막는 말은, 하나같이 내가 잘 쓰는 말들이라 더욱 충격적이었다. 안될 것 같기는 한데, 가장 아이에게 잘 먹히는 말이 너 자꾸 이러면 두고 간다. 집 잘봐 엄마 혼자 다녀올께. 였다. 하루에도 거의 몇번씩 이 말을 했던 것 같다. 저자는 아주 충격적이라는 말을 한다.
"그만 좀 울어. 계속 울면 엄마 나가서 안 들어올거야."
"듣기 싫으니까 계속 울려면 방으로 들어가."
더 심한 경우 대책 없이 이런 말을 내던지기까지 한다.
"그냥 엄마 확 죽어버릴까!" 164p
최악의 말까지는 해보지 않았지만 위의 두 말들은 아이가 많이 울고 보챌때 나도 했던 말이었다. 저자는 이런말들은 좀 심하다라고 말을 했다. 내가 심했구나.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엄마가 사라져버린다는 협박을 했으니 아이가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까. 이럴때는 아이를 불편하고 불안하게 하는 원인을 살펴 이야기를 나눈뒤 해결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한다. 이런 협박과 처벌은 아이의 유능성에도 큰 방해가 된다고 하였다.
밖에 나가기 싫다는 아들을 서둘러 데리고 나가기 위해 엄마 마음대로 심한 이야기를 했던 것, 아이에게 사과를 해야겠다.
아이가 하루하루 크고 있는데 인터넷 뉴스에 올라오는 무서운 기사들을 보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지 참으로 막막하기만 하다.
아이가 좀더 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면서 아이의 선하고 착한 본성을 내가 더 억압했던 것은 아니었나 반성이 되었다. 사실 어떤 길이 옳은지 몰라, 자꾸 입에서 나오는대로 말을 잘못 하기 일쑤였던 것 같다. 요즘 사회는 착하다고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고 책에서도 누누히 말하고 있다. 나도 내 친구도 서로의 아이에게 친구들에게 무조건 양보해야한다고, 우리 @@이 착하지? 일단 네가 양보해 라고 말을 하곤 했는데 특히 어렸을때부터 순종적이거나 착한 기질을 타고난 아이들에게 무조건 참고 무조건 양보하라는 말이 더욱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고 해서 놀랐다. 기질적으로 자기 주장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할 경우 반론 한 번 못해 보고 무조건 수동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에 너무 순종적이고 유순한 아이들은 사회에서 도태되고 만다. 가장 이상적인 양보는 내 아이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상처받지 않고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159p
오늘부터 다섯살에 접어든 우리 아들을 위해서도 앞으로 많은 도움을 얻을 고마운 책을 만났단 생각이 들었다. 기억에 남는 글들이 무척 많다. 아이와의 대화 사전이라는 생각으로, 이럴때 어떻게 말하는게 아이의 발전에 도움이 될까? 어떤 말이 아프게 하는 말이니 피해야할까?를 염두에 두며 수시로 참고해야할 책으로 적당하다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