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살인
코바야시 야스미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최근에 연달아 두 편의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읽었는데 두 책의 느낌이 참으로 다르다.

이 책은 중반 부분까지는 다소 좀 지루한 느낌이 있었는데, 중간중간 상상하기도 힘든 내용이 자꾸 등장해 섬찟해지게 만들다가 결말부에 이르러서는 정말 반전이라는 이름으로 모골이 다 송연해지게 되었다. 미스테리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는데, 호러에 좀 더 가깝다고 해야할까? 다 읽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작가의 이력을 다시 읽어보니 일본 호러 소설 대상 단편상을 수상한 전력이 있는 작가다. 그래서일까 미스터리 속에서도 호러의 느낌은 지워지지 않는다. 유머를 조금 담고는 있어도 개운하지 않은 호러의 느낌이 물씬 남아있다.

요리카와 탐정 사무소의 조수인 요츠야 군은 25세 한창 나이의 젊은 여성이다. 경찰이라는 직장을 특정 사건을 계기로 그만 두고 그 사건의 트라우마로 내내 고생을 하고 있는 기묘한 캐릭터다. 남들이 보지 않는 악몽에 시달리고, 끔찍한 환상이 자꾸 떠올라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기까지 한다. 요리카와 선생은 자신은 항상 뒷전에 빠지고, 조수를 들이밀어 그녀에게 사건을 진행하고 해결하도록 하며, 자신은 가끔씩 정리하고 조언해주는 역할을 한다. 불필요한 설정이라고 생각했다. 왜 자꾸 사건에서 멀어지게 이런 설정을 넣었을까? 요츠야를 놀리기 위한 유머 설정인가 했는데..

 

사건은 악령이 씌인 신사 터에 세워진 어느 별장에서 일어난 여주인의 사망 사건으로 시작되었다.

사건 당일 죽은 여자의 남편, 그리고 그의 정부로 짐작되는 젊은 여성, 변호사 세 사람만이 사건 현장에 같이 있었고, 죽은 이가 들어갔던 방은 방문과 창문이 잠겨있는 밀실 상태였는데 시체는 밀실 밖에서 발견되었다. 그래서 밀실 살인에 가운데 방점이 들어간다.

탐정 사무소에 자신의 아들이 혹시나 살해 의혹을 받게될 것을 두려워한 죽은이의 시어머니가 사건을 의뢰하고, 자신 아들의 결백을 어떻게든 증명해내라고 독촉했다.

 

가장 살해 동기가 강력한 사람의 무죄를 증명하다라.. 어려운 난제를 끌어안고 사건 현장에 도착한 요츠야. 그녀를 도와주는 경찰 타니마루 경부는 다소 코믹하다 싶을 정도로 경찰의 본분을 잊고 사립 탐정에게 우호적이다. 결말에서 그의 느낌은 또다시 달라지지만 말이다.

자꾸만 눈에 보이는 죽은 이들, 특히나 시체의 환영과 공포, 소설의 주축이 되는 사건보다도 오히려 탐정 조수인 요츠야에게 자꾸만 초점이 맞춰진다. 그리고 그 공포와 아지산의 미신 등이 극대화될 무렵, 무언가가 빵 터지는 느낌이 들었다. 미스터리로서는 다소 터무니없다고 느껴지는 결론과 트릭이 아쉬웠지만, 자극적인 소재로 호러감을 살려가는 데는 확실히 기여를 한 듯 하다.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 전혀 다른 데서 터져서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방심하고 있다가 호되게 당한 느낌이랄까. 아, 이런 반전은 예상 못했는데.. 새로운 미스터리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다른 작품에서 동일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니 그때는 어떤 느낌으로 읽힐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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