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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바디 사인 - 엄마가 반드시 알아야 할 아기 건강의 모든 것
조앤 리브만 스미스, 재클린 나디 이건 지음, 장여경 옮김, 김희주 감수 / 리더스북 / 2011년 11월
절판
첫 아이를 갖고 설레는 마음으로 서점에 가서 출산과 육아에 대한 서적들을 고르던 생각이 난다. 오랜만에 들른 서점에서 한참을 신중하게 고른 책을 꼭 안고 돌아와 임신 기간 내내 열심히 읽어봤던 기억이 있다. 사실 아기를 낳고 나서도 궁금증에서 찾아보게 되기도 하지만 낳기 전에 더 많이 보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막상 아기를 낳아 키우면 젖먹이고, 재우고, 돌보고 하는 그 과정들이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어 아이가 어디 아픈게 아닐까 싶어 서둘러 다시 찾아읽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열심히 자리에 앉아 책 볼 시간이 나질 않았기 때문이었다. 거의 바닥에 등을 대고 자지 않으려했던 아기 덕분에 돌까지는 정말 정신없이 보냈다. 짬만 나면 나도 자야했기에..

그럼에도 아기 건강에 관한 책은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아기 낳은 이후라도 꼭 챙겨보게 되는 책이었다.
두어권의 책을 돌려 읽다보니, 충분한 설명이라는 느낌이 들지를 않았고 꽤 유명한 책이었음에도 아쉬움이 남았다.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가슴이 철렁하는 부모들은 특히 밤중에 아프면 어찌할바를 모르고 응급실로 달려가는게 다반사다.
그럴때 응급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초보부모들도 간단히 구분할 수 있는 책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베이비 바디 사인은 그런 나의 욕구를 채워줄 책이 되었다.
이 책은 부모들이 아기의 몸에 나타난 이상 징후를 놓고 당장 병원으로 가야할 지 아니면 그냥 내버려두어도 좋을지에 대한 분별력을 키워주는 매우 훌륭한책입니다. -노정일 서울대 어린이병원장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니었지만, 나도 아이 돌때까지는 정말 사소한 변화에도 민감했고 아이가 까닭을 모르게 자지러지게 울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경험을 숱하게 해야했다. 아이가 이유식을 너무 먹지 않아 철분이 부족한 것도 고민이었고, 응급실까지 달려간 적은 없지만 새벽에 친정 부모님이 건너오시거나, 낮에도 숱하게 인맥을 동원해 지인인 소아과 의사의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응급실은 아니라도 소아과에 달려간 적도 물론 여러번있고 말이다.
이미 양육 면에서는 한참 선배이신 양가 어머님들조차 막상 아이를 앞에 두고서는 나보다 더 걱정하실때도 많았다. 예를 들어 아이가 머리를 자꾸 찧는 것도 걱정의 대상이었다. 책에서는 충분히 정상적인 행동이라고 설명을 한다. 20퍼센트 정도의 아이가 생후 3개월에서 4개월 사이에 이런 행동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이런 행동은 남아가 여아보다 3배정도 많다고 하였다. 투정을 부릴때 하는 경우도 있고 (우리 아이가 여기에 해당되었던듯), 극도로 자극을 받은 아이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하는 행동도 있다고 하였다. 특히 청각장애나 시각장애 또는 정신지체가 있는 경우 자극 부족으로 위안을 얻기 위해 머리를 찧거나 돌릴 수 있다는것. 자폐증이나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의 장시간 머리를 찧거나 흔드는 경우는 자해할 위험이 높아 주의대상이라 하였다.
평범한 아이의 경우는 머리찧기와 흔들기가 보통 15분을 넘지 않고 이 정도는 뇌손상이나 기타 신체적 손상을 가져오지 않는다. 만 4세쯤에는 흥미를 잃는다.
한동안 머리 찧기를 아이가 해서 무척 걱정이 많았는데 처음에는 하지 말라고 제지를 하다가, 말을 하니 더 하는 것 같아서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해도 무심히 흘려버렸더니 더이상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 어느 아이의 자해했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던 친정 엄마께서 머리찧기를 절대 못하게 하라고 하셔서 나도 걱정이 되었었는데 되도록 안하도록 타일러 주는게좋기는 하지만 어른들 걱정하실 정도로 그런 심한 정도가 아니어서 무척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좀더 안심을 하였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들었다.
0세에서 3세까지 말을 잘 못하는 아기들이기에 아파도 말로 정확히 알려줄수없으니 아이들의 이상징후를 몸으로 보내는 신호를 잘 이해하고 대처하는 수 밖에없다. 아기가 아플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징후인 발열, 설사, 구토, 호흡곤란, 무기력 등으로 파악을 하곤 하지만, 의학적인 문제가 있는 아기들이 모두 이렇게 명백한 징후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고 하니 안 그래도 노심초사하는 엄마들에게 그럼 어떻게? 하는 대안이 필요할 터였다. 사실 우리가 대부분 쉽게 간과할 만한 것들 중에서 오히려 심각한 질병의 전조일 경우가 있어 그런 것들은 꼭 알고 넘어가야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무척 드물겠지만 말이다.
입술의 짙은 주근깨가 정상적 현상인 경우도 있으나 잠재적으로는 심각한 희귀 유전질환인 포이츠 예거 증후군의 최초 경고 신호일수도있고, 하얀 앞머리는 아기가 모자를 쓰지 않은채 햇빛에 장시간 노출됐다는 의미일수도 있으나 잠재적으로 심각한 희귀질환인 바르덴부르크 증후군의 특징일수도 있다고 한다. (바르덴부르크 증후군이 있는 아이는 중등도 내지 중증의 난청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흰색 앞머리가 있는 아기는 반드시 청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 66p) 희귀질환까지 염두에 둬야한다면 참 골치아플수있겠지만 사소한 정보를 놓치지 않아 아이의 좀더 안전한 건강까지 완벽하게 챙길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싶다.

우선 책은 눈에 잘 들어오는 구성으로 씌여 있다.
아기 머리에 있다는 천문부터 시작되는 첫 장은 천문을 그림으로 설명해주고 글로 부연 설명을 해준다. 또다른 팁 같이 옆에 중요한 사실을 별표로 따로 표시해 눈에 들어오게 표시해두었고, 엄마들이 궁금한 여러 질문들에 대한 질의 응답의 형식으로 답변을 해주어 필요한 정보를 장마다 찾아보기 편하게 해놓았다. 예방신호와 경고신호는 따로 색을 칠한 박스 안에 실어 눈에 더욱 잘 띄게 구분해서 예전에 한번 읽었던 책을 다시 찾아 읽을때 더욱 유용하게 도움을 주었다.
끝으로 단원별로 맺음말을 첨부해 다시한번 요약하는 정보로 의사에게 바로 연락하거나 병원으로 가야하는 경우를 짚어주고 있다.
첫 아이가 39개월이 되었음에도 책을 다시 읽으며 내가 몰랐던 정보들이 참으로 많음에 놀라게 되었다.
예를 들어 아기의 다크 서클은 알레르기의 신호일수있다고 한다. 다크서클이나 눈밑 처진 살은 수면부족이 아니라 알레르기로 인해 발생합니다. 다크 서클은 또한 부비강 염증과 충혈을 야기하는 다른 코질환의 신호일수있습니다. 또는 유전적인 특성일수있으며 살결이 흰 아이의 경우 특히 눈에 잘 틥니다. 이때는 사라질 가능성이 없습니다. 114p
아기의 다크 서클을 세가지 예로 설명하는 글이었다. 우리 아기도 가끔 다크 서클이 보이던데 피곤해서 생긴게 아니었구나, 엄마가 이렇게 무심하다 싶었다.
q.만 2년 6개월 된 아들이 변기를 사용한 후에 변이 자주 떠 있습니다. 이것이 나쁜 신호일수있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a. 변은 대부분 변기 바닥으로 가라앉습니다.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이나 기타 가스를 유발하는 음식을 섭취한 뒤 생기는 과잉 가스로 인해 변이 부유하는 것입니다. 가스가 위장감염의 부산물이라면 아기는 설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변이 뜨는 경우가 잦다면 셀리악병, 낭성 섬유증, 염증성 장질환과 같은 흡수 장애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364p
첫 아이는 벌써 네살이 되었지만, 둘째를 계획하려 하는지라 거의 초심으로 돌아가 아기를 키워야 할 듯 싶다. 터울이 많은 아이를 낳게 되면 아무래도 첫째 때 기억이 많이 나지않고 첫 아이 키우는 심정으로 키우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초보 엄마의 마음으로 걱정이 많을 적에 이게 정말 중요한 신호인지 아닌지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다면, 그럴때 참고하기 좋은 참고서적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