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너무 커졌어요 - 언어영역 (말하기.듣기)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13
이재민 글, 한희선 그림 / 노란돼지 / 2011년 11월
절판


최근 들어 아이에게 보여준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박북 중 하나가 바로 이 책, 일이 너무 커졌어요랍니다.

우리 아이는 이제 만 39개월을 코앞에 두고 있는 네살 아들이구요. 노란돼지의 책을 어려서부터 좋아해서 즐겨 보여주고 있는데 이 책은 더욱 재미나 하더라구요. 글밥에 상관없이 다양한 장르로 아이들 호기심을 쏙쏙 잘 뽑아내는 출판사인데 우리 아이와 궁합이 잘 맞는 것인지 무척 좋아하네요. 특히 이 책에는 남아들이 좋아하는 포크레인이 등장해, 사실 아이는 이 책을 "포크레인 책"이라 부르면서 사랑하고 있답니다.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반복해서 읽어달라고 하는 바람에 얼마 안되는 글밥이긴 했지만 엄마도 아빠도 외워버리고 말았어요.

그리고 그림도 하도 자주 보다보니 나중에는 그림에서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세세한 것까지 모두 눈에 보이더라구요. 예를 들어서 전화기 선 말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그런가보다했는데 나중에 자꾸 보다보니, 전화선이 처음엔 멀쩡했다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자꾸 상황이 꼬여가자, 전화선 역시 아주아주 심각하게 꼬여버리고 말지요. 상황을 제대로 암시하고 있달까요. 또 다양한 소품들이 각각의 동물들에 맞게 설정되어 있는 점도 발견되었죠. 토순이네 집엔 토끼 모양 소품들이, 코돌이네 집엔 코끼리 모양 소품이 등장하는 등의 귀여운 설정이 보이더라구요.



글도 재미나지만 그림도 재미있어서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엄마 아빠도 지루하지 않게 몰두할 수 있었어요.

매번 다양한 제스처를 취해 읽어주기도 했구요. 아이도 나중에는 대충 문장을 암기해서 자기가 읽는 시늉을 하기도 하대요. 토순이가 어쩌고 중얼중얼 아이가 읽는 흉내는 내는걸 보면 어찌나 귀여운지, 전 어쩔수없는 도치맘인가봅니다.


일이 너무 커졌어요.라는 그림책은 어떤 내용일까요? 처음에 제목만 듣고서는 도대체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답니다. 감이 안 잡혔거든요.

토순이가 랄랄라 청소를 마치고 즐거이 쉬려는 순간, 넘어지면서 의자를 망가뜨리고 말았어요. 의자 다리를 고치려면 못이 필요한데 못이 없네요. 친구 쥐돌이에게 못을 빌리려 전화를 걸었답니다. 빨리 갖다주겠다던 쥐돌이는 때마침 사과파이를 굽던 중이었어요. 이것 먼저 굽고~ 하고 약속을 미루고 보니, 파이를 다 굽고 난 이후에 생각하려니 원래의 못이 아닌 망치를 떠올리고 말았네요. 비슷한 연상작용으로 인한 착각이 불러낸 오류였지요. 쥐돌이는 망치가 없어서 다람이에게 부탁하고 만화 먼저 보려던 다람이는 또 약속을 잊고 맙니다

약속을 바로바로 실행했으면 이런 오해가 쌓이지 않았을텐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오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리고 마네요. 일이 너무 커져 버린것이지요. 작은 못 하나가 나중에 뭘로 바뀌는지 아시면 다들 깜짝 놀라실거예요.

아이가 좋아하는 포크레인의 등장이 바로 그 힌트랍니다.

그리고 그림이 어찌나 실감나게 그려져있는지 당황스러운 그 상황에 걸맞는 등장인물들의 표정 묘사가 참으로 압권이랍니다.

짧고 간결하게 참 특징을 잘 잡아냈단 생각이 들었어요. 읽어줄수록 그 내용이 재미있어 엄마도 황당한 그 상황에 웃음이 다 났구요.


부탁을 받고 바로바로 들어줬더라면 이렇게까지는 오해가 쌓이지 않았을텐데, 다들 자기 일이 급하다보니 친구의 약속을 미뤄서 나중에는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네요. 어른들도 자주 잘 잊어서 저만 해도 어디 적어두지 않으면 깜빡 하는 일이 많거든요.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답니다. 아이는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궁금한데, 이렇게 책이 은연중에 아이에게 스며들고 스며들다보면 어느새 아이 입에서 응용되어서 나오기도 하고, 상황에 걸맞는 말들을 제법 잘 풀어내기도 하더라구요. 친구들의 부탁도 잘 들어주고, 오해하지 않게 제대로 의사 소통을 하는 그런 아이로 자라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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