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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쥐가 잠자러 가요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5
박정완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1년 10월
아기 그림책을 같이 보면서, 글이 아닌 그림이 주는 감동으로 새삼 감탄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림책의 글귀들도 훌륭하지만, 그림만으로도 정말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거든요. 낮잠도 안 자는 네살 우리 아들, 어릴적에는 정말 잠이 없어서 자정 넘어 두시까지도 잠을 안 자곤 했습니다. 돌 전에는 아예 안 자고 낮잠으로만 버텼던 것 같구요. 요즘은 그래도 좀 잘 자는 편에 속하는데, 그래도 초저녁에 졸릴 무렵 재우려고 하면 어떻게든 더 놀아보려고 버틴답니다. 책 읽어줘요. 그림 그려요. 물 주세요. 등등.. 아이가 잠자기 싫어서 하자고 하는 일들은 무척이나 많습니다. 사실 잠 자기전 책 읽어주는 습관이 참 중요한데, 아이가 자기 싫어서 그러나 보다 싶어서 열심히 읽어주기보다 자꾸 건성으로 읽어주려 하는 것 같아 스스로 반성이 되기도 하네요. 잠들무렵 아이에게 읽어주면 딱 좋을 그런 책을읽었답니다.
아기 쥐가 잠자러 가요.
밤하늘에 별이 총총한 그림이 참으로 정겹고 포근합니다.
동판화와 콜라주를 적당히 활용해 그린 그림은 작가의 첫 작품이라는게 믿기지않을 솜씨였구요. 이 작품으로 바로 2011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일러스트레이터 부문에 선정되었다고 하니 참 대단한 작가란 생각이 들었네요. 그림에 대한 꿈을 접을 수 없어서, 약사인데도 다시 대학원에 진학해서 그림을 그리고 그림책을 내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림을 잘 살펴보면, 엄마 어릴적 살던 그런 동네를 들여다보는 듯 합니다.
마을이 하나의 지도처럼, 그려진 자잘한 그림 그런데 참 정겹게 느껴져요.
집앞 사루비아 하나하나도 잘 보이구요. 요즘은 아파트가 대부분이지만, 그 시절 단독주택, (이층집도 아니고)이 대부분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옛 생각이 절로 나게 하는그런 그림들이었지요.
파란 지붕에 어둠이 내리고
창밖이 캄캄해지면
우리 아기가 잠자러 가요
자장자장 자장자장
세 명의 소녀가 나란히 인형을 안고 잠자러 갑니다. 자매인가봐요. 세 아이는 키가 조금씩 차이가 있구요. 가장 큰 아이는 곰인형을, 둘째는 토끼인형을 그리고 막내는 생쥐 인형을 안고 자러 갑니다. 생쥐 인형이라 어쩐지 어색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미키 마우스도 생쥐더라구요.
세 아이가 잠드는 과정이 참 푸근합니다.
글밥이 많지도 않고, 그림에 빠지게 하는 구조라 아이와 같이 책을 보면서, 글을 천천히 읽으며 책 속 그림에 함께 빠져보는 즐거운 시간을 갖곤 한답니다. 우리 아이도 이 책을 참 좋아하더라구요. 아기 쥐가 잠자러 가요 읽어주세요 하면서 말이지요.
표지의 하늘은 남색 밤하늘인데, 책 속 밤하늘은 밤색이더라구요. 그래도 참 좋네요. 까만 색이 아니라도 밤 느낌을 참 잘 살려놔서 좋더라구요. 보고 또 보고 아이와 함께 그림을 들여다봤어요. 읽으면서 엄마도 아이도 스르르 잠이 옵니다.
자기 전 너무 재미나게 놀아주면 안된다고 하네요. 아이가 흥분한 상태로 쉽게 잠들기 어렵다고 하니 말이지요.
잠자기전 차분한 이야기로 이런 책을 읽어주면 더욱 잠도 잘 자고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아이와 행복한 꿈나라로 가기전 읽어줄만한 참 좋은 책을 만나 즐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