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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달의 빵타지아 : 두 번째 이야기 - 더 쉽고, 더 가볍고, 더 행복해진
정영선(파란달) 지음 / 미디어윌 / 2011년 11월
품절
빵을 무척 좋아해, 책에서도 빵에 대한 묘사가 멋드러지게 나와있으면 그림이 없어도 저절로 침을 꿀꺽 삼키던 나였다. 대학생 시절에는 학교 앞에 유명한 빵집이 있어서, 그곳의 빵을 즐겨 먹는 재미가 있었고, 출산 후에는 빵순이 며느리를 위해 시부모님께서 대전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빵집에서 며느리가 좋아할 빵을 골라, 한가득씩 안고 자주 들러주시기도 했다
블로깅을 하면서는 베이킹도 하고 차도 예쁘게 따라놓고 포스팅하는 주부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갓 구운 뜨끈뜨끈한 빵만큼 맛있는게 없는데, 모니터를 뚫고 그 향기가 나올것만 같았다. 와이브로거들이 내놓는 많은 베이킹 책도 마찬가지다. 골라놓은 맛있는 빵사진과레시피 보기만 해도 배부를 지경이었다. 동네 프랜차이즈 빵집에서는 맛보기 힘들 그 섬세한 정성의 맛들, 엄마를 닮아 빵을 좋아하는 우리 아들을 위해서라도 전자렌지 용으로 전락해버린 우리집 오븐의 원래 용도를 살려야 할 판이었다. 베이킹을 하기에 앞서 많은 제빵 레시피를 보면서 눈요기부터 하면서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읽은 파란달의 빵타지아는 어려워보이는 결과물들을 더욱 손쉽고 예쁘게만드는 방법이 잘 나와있는 고마운 책이었다.
맛있는 빵은 나눠 먹어야 더 행복하다. 특히나 먹기에도 아까울 컵케이크는 전문 카페에 가면 정말 비싼 가격이라 몇개 사지도 못하는데, 직접 만들면 정성도 더할 수 있는데다 원하는 친구들과 나눠 먹을 만큼 충분히 만들어도 비용이 훨씬 절감이 된다. 표지의 너무나 예쁜 라즈베리 컵케이크서부터 레드 벨벳 컵케이크, 바닐라 컵케이크 등을 만들어 소중한 분에게 예쁘게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빵을 반죽하는 기본서부터 (오븐의 발효기능을 이용하면 편하다는 것과 그 외에 스티로폼 발효법, 전자레인지 발효법등이 소개된 중간중간의 팁도 초보자들에게는 무척 유용한 정보였다) 베이킹이 낯선 초보들을 위한 재료 준비의 상세 팁까지 눈에 잘 들어오는 사진과 설명으로 베이킹을 참고할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다. 낯선 재료를 구입할 판매처까지 소개하는 것도 잊지를 않았다.
친하게 지내는 친구를 불러 스트로베리 다쿠와즈에 차를 곁들이고, 달콤한 티타임을 즐겨봐도 좋을 것이다.
귀여운 우리 아이가 유치원, 학교에서 돌아왔을때 엄마가 만들어둔 비장의 선물, 초콜릿 샌드쿠키로 아이의 엄마 최고라는 추켜세움을 받아보는 것도 행복할 것이다.
레시피도 작은 사진 컷들을 잊지 않고, 세세히 실어주고, 분량이 중요한 재료의 양도 꼼꼼하게 기재하면서, 실제 나오는 양 (예를 들어 분량에 따라 나오는 쿠키 갯수까지 기록)까지 알 수 있게 해주어 더 고마웠다. 얼그레이 베이글의 쫄깃함을 살리리면 반죽을 데쳐낸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된 팁이었다.
중간중간 세계 여러곳을 다니며 만난 세계 유명 베이커리의 추억도 레시피북에 여행서의 재미까지 더하게 해주는 장치였다.
스푼으로 껍질을 톡 하고 깨트리면
안에 기다리고 있는 건 뜨거운 수프
여행의 지친 다리와 피곤한 기운을 녹여주는 따뜻한 시간
캐나다와 미국에서는 가정식으로 즐기만큼의 일상의 메뉴라는 팟파이, 저자는 캐나다 현지 시장, 그랜빌 아일랜드 시장에서 그 맛을 즐겼다. 그리고 그 따뜻함을 우리와 나누기 위해 치킨 팟파이 레시피를 소개해주었다. 레스토랑에서나 시키는 줄 알았던 그 따뜻하고 고소한 맛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다니 이 겨울 아이와 외출 후 해먹어야겠다 마음먹은 메뉴였다.
읽는 내내 행복한 생각이 가득 피어올랐다.
빵을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나누는 것을 더 좋아하기에 일반 요리보다 선물용으로 더욱 적합한 빵과 케이크, 쿠키 등을 보니 벌써 선물할 대상부터 떠올리게 되었다. 아무리 늦어도 내년에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게 되면 선생님들 선물로 꼭 컵케이크를 구워 볼 요량이다. 벌써부터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