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참치여자 NFF (New Face of Fiction)
사비나 베르만 지음, 엄지영 옮김 / 시공사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세상의 중심으로 잠수해 들어간 여자 >라는 원제의 소설이 우리나라에서는 <나, 참치여자>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참으로 간결하고도 딱 들어맞는 제목이 아닐수 없었다. 다 읽고 나니 원제보다도 더욱 깔끔한 제목이 더욱 잘 어울린단 생각이 들었다.

시공사의 NFF소설은 세계문학에서 신성처럼 떠오르는 작가들을 소개하는 해외문학 컬렉션으로 이번 책이 3번째 책이다. 2번째인 불완전한 사람들도 읽어보았는데, 개인적인 흥미와 재미 등의 만족도를 보자면 이 책이 불완전한 사람들보다 더 흥미로웠다.

 

나, 참치 여자, 사실 스탠더드한 사람의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카렌이 바로 자신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그녀의 이모 이사벨이 유산을 물려받기 위해 돌아온 참치 공장에는 참기 힘든 참치 도살장면과 함께 그녀를 기다리는 빈 저택에는 더욱 참기 힘든 현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대로 교육받기는 커녕, 학대의 끔찍한 상처가 아로새겨진 괴물과 같았던 여자아이, 이사벨은 그녀가 자신의 언니의 딸임을 믿어 의심치 않고, 그 즉시 아이에게 '나'와 '너'를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말조차 배우지 않았던 아이에게 서서히 새로운 세상을 향한 의사 소통 도구인 언어를 가르쳐 나간다. 그리고 아이는 자폐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때로는 백치 수준의 지능을 보이다가도, 특정 분야에 이르러서는 그래프가 지붕을 뚫고 나갈 정도의 놀라운 수치를 기록하는 고기능성 자폐환자, 다른 말로 백치 천재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엄마가 아이가 비정상이라고 해서 버리고 학대할 수 있다는게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고, 소설이었지만 엄마조차도 버린 아이를, 이모는 정말 지극정성으로 돌보고, 정상적인 삶을 갖게 하기 위해 자신의 온 인생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녀를 학교에 보내고 나중에는 대학 축산학 전공까지 받게 하였다. 그녀의 놀라운 재능은 교수들에게도 인정을 받을 경지에 이르지만, 헌팅턴이라는 이기적인 교수는 그녀의 재능을 자신의 야욕을 채우는데 쓰기 위해 비겁함을 일삼게 된다.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에게 솔직하고 인간의 모든 감정을 다 이해하기는 힘들어도 자신만의 관점과 시각으로 당당히 살아가는 카렌, 그녀의 독특함이 참으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사벨 이모가 믿고 따라준 대로 그녀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참치 산업에서 두각을 발휘해내었다.

아무도 따라갈 수 없는 그녀만의 천재성으로 말이다.

마치 바보로 놀림받고 무시받던 에디슨이 자신을 믿어준 엄마의 바램대로 훌륭한 발명가로 성장했듯이, 세상 사람들은 그녀를 모자란 사람으로 봤어도 이모의 노력과 믿음으로 카렌은 언어를 배우고 세상을 향한 벽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탠더드하지는 않아도 자신만의 세계관이 확고한 훌륭한 인간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참치로 시작되었던 어느 독특한 여성의 일대기.

그녀의 이야기가 가슴아픈 과거를 갖고 있음에도, 또한 극복하기 힘든 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놀라운 성공의 메시지처럼 느껴진 것은 그녀뿐 아니라 그녀를 믿고 도와준 이모 이사벨을 느낄 수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책을 읽고 사람마다 참 많이 다른 관점으로 이해할 거란 생각도 들었다.

지금의 나는 아이엄마로 카렌을 바라다보는 시각이 더욱 컸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평범하지 않은 인간, 동물 특히 돌고래 참치 등을 인간과 분리,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기보다 그들 입장에서 더욱 바라보려 노력했던 그런 인물이었다. 철저히 개인주의적인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 그런 사람말이다. 그래서 카렌이 매력적인 걸까. 그런 카렌을 만들어낸 저자는 철저히 자신또한 스탠더드하다 말하고 있으나, 웅크리고 앉아 카메라를 응시하는 저자의 포즈는 카렌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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