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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와 직녀 ㅣ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9
셀린느 라빅네뜨 지음, 김동성 그림, 이경혜 옮김 / 현북스 / 2011년 11월
절판
눈부시게 아름다운 견우와 직녀를 만나다.
견우와 직녀 설화는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어려서부터 많이들 듣고 자라는 이야기이다.
한창 네살인 우리 아이, 외할머니께서 옛날 이야기와 이솝우화 등을 조금씩 들려주시니 가끔씩 옛날 이야기해달라 조르는 분이 유일하게 외할머니다. 아이 생각으로는 외할머니랑은 옛날이야기, 할머니랑은 놀이터, 이런 식으로 작은 공식이 생겨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그런 연유로 이제 조금씩 전래동화를 보여줘도 될때가 되었구나 싶었다.
견우와 직녀는 한국인들에게 무척이나 친숙한 이야기이면서도 그러기에 더욱 그림과 내용에 관심을 갖고 찾아보게 되었는데 이번에 나온 단행본 하나가 묘한 사연을 갖고 있었다.
우선 엄마 눈에도 쏙 들 아름다운 그림.
동양화의 느낌이 살아있는 미녀와 미남 그림에 너무나 멋지게 잘 어울리는 잘 완성된그림이라고 해야할까?
위엄과 기품을 동시에 갖고 있는 장비를 연상케 하는 옥황상제의 당당한 풍모, 그리고 천상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표현한 일곱 공주의 아름다움. 오작교를 건널때의 감동적인 장면까지도..
그림책을 볼때 그림도 중시하는 엄마 눈에는 쏙 든 작품이었다.
그리고 글, 작가의 이름이 셀린느 라빅네뜨이다.
프랑스인 작가의 견우와 직녀라니..
사실 이 책을 출판한 프랑스 출판회사의 대표가 한국에서 입양된 프랑스인이라 한다. 그래서 자신의 뿌리인 한국에 관심을 갖고, 견우와 직녀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한국의 아름다운 옛 이야기를 전 세계 아이들에게 소개할 멋진 그림책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표현자체가 예술로 소문난 프랑스 작가의 표현으로 살아나고, 그림은 우리나라 화가의 작품으로 동양의 미와 신비를 한껏 더욱 잘 살려내었다. 그림을 프랑스인이 그렸더라면 서양의 느낌이 가미되어서 좀 생뚱맞게 동떨어졌을수도 있었을텐데..이 묘한 궁합이 더욱 신비감을 자아내면서 견우와 직녀를 멋드러지게 빚어낸 느낌이다.
은하수와 견우성과 직녀성, 그리고 칠월칠석에 걸친 옛 이야기.
하늘나라 옥황상제의 일곱 딸 중 가장 아름다웠던 막내가 바로 베짜는 처녀 직녀였다고 한다.
그녀가 짠 베는 사계절을 아름답게 수놓는 그림과도 같은 것이었다.
천상의 만족스러운 삶도 직녀에게는 뭔가 부족함을주었던듯. 어느날 그녀는 지상으로 내려와 목욕을 하다가 견우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이야기는 우리가 아는 이야기와 비슷하면서 갑자기 나무꾼과 선녀이야기가 섞이는 듯 했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도 글을 보고서, 프랑스인 특유의 감성으로, 그들의 천진스러운 서구적 사고방식이 발로된 부분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씌여 있었는데 사실 견우와 직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변의 다른 나라에도 많이 전해지는 이야기라 한다. 특히 중국이 한나라때부터 벽화에 견우성과 직녀성이 있는것으로 미루어 그 첫 기원을 중국이 원조가 아닌가 짐작한다는데 견우가 직녀의 옷을 훔치는 바로 그 장면이 중국의 견우와 직녀에는 포함된 이야기라고 한다. 우리가 보기엔 당황스럽기도 했던 이 조합이 중국 설화까지 끌어안고 있어서 나타난 결과였던 것이다.
1년에 단 한번 만날 수 있는 그들의 간절한 사랑 이야기는 안타까우면서도 너무나 아름답고 빛이 날 그런 영원불멸의 러브스토리로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