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 그림책버스 40
사라 윅스 지음, 박소연 옮김 / 달리 / 2010년 10월
절판


아이 그림책인데도 그럴 수 있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그런 책들이 있습니다. 이 책 멍멍도 전혀 황당하기만 한 내용은 아니랍니다. 그림이 독특하다 했더니 판화에 입체 콜라주 기법을 응용한 방법이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재미나고 친숙한 그림이라 아이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그런 그림책이었네요. 처음에 이렇게 글은 시작합니다.


강아지는 강아지

고양이는 고양이

이런 건 누구나 아는 거죠



강아지는 오늘도 강아지처럼 생각해요

뛰다가 헐떡이고

킁킁거리다 으르렁거리고,

데굴데굴 구르다 땅을 파고, 또 늑대처럼 울부짖을 거라나요?



강아지의 특성을 잘 살려서 너무나 재미나게 묘사해놨어요.

별 생각 없이 하는 본능들이라 생각했는데 또 그렇게 생각하니 그런가 보다 싶습니다.


그런 강아지가 어느 날 난생 처음 본 새하얀 고양이를 보고 한눈에 반하고 맙니다.

고양이 또한 강아지의 모습을 보고, 오해를 하고 말지요.

짝사랑의 비극이 시작됐달까요

강아지는 사랑하는 마음인데, 고양이는 강아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으니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해라고 외치면 멍멍멍..아주 시끄럽게 들립니다. 해코지하려는건지 이건 도저히 구분이 안되니깐요.) 무섭기만 합니다. 길다란 이빨하며 저돌적인 강아지의 모든 것이 고양이에게는 공포로 와 닿았던 거죠.



아..그렇구나.

개와 고양이는 흔히 사이가 좋지 않으려니 하고 한집에서 키우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어요.

항상 개가 고양이를 쫓아 괴롭히지 않을까 싶었구요.

그런데 사실 알고보면 개와 고양이가 사이가 좋지 않은 건 흔한일이 오히려 아닌듯 해요.

최근에 개와 고양이의 실제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많은 책들을 읽게 되었는데..

처녀개인 반야라는 개가 고양이들의 엄마 노릇을 해서 자신의 집을 출산 장소로 내어주기도 하고 다른 고양이로부터 보호도 해주고 몸을 핥아 깨끗하게 해주는 등의 <나쁜 고양이는 없다>라는 책에서부터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라는 책에서도 고양이와 개의 행복한 공존 이야기가 나옵니다. 또 티브이에서도 개와 고양이를 같이 길러도 서로 으르렁 거리는 경우보다 행복하게 사는 예를 더 많이 본 것 같아요.


어쨌든 개가 고양이를 보고 짖고, 나무 밑까지 쫓아가고 하는 모습은 흔히 예상가는 그런 모습이기는 한데.. 그 모습이 괴롭히려 한다고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저도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개의 생각을 미처 들어보지 못했군요. 이 그림책의 강아지는 사랑을 담아 고백한 것이었답니다. 이럴 수가..



고양이와 개의 통하지 않는 의사소통 어찌하면 좋을지..

낙담한 강아지가 습관대로 땅을 파헤치다가 트럼펫을 발견하고 마음을 담아 불어대니.. 아름다운 음악이 연주됩니다.

그리고 고양이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지요.

와~

어느 정도 환상이 가미될 수 밖에 없는 동물들의 이야기였지만, 참 깊이 와 닿았어요.

겉만 보고 오해하기 일쑤인 인간사에서도 반영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구요.


심술궂게 생긴 친구가 다가와 괴롭히면 처음에는 왜 저러나 싶어 피하게 되지요. 하지만 그 친구는 사실 친구가 되고 싶어 말을 건넬줄 몰라 관심을 그렇게 에둘러 표현한 걸수도 있어요. 강아지와 고양이가 서로 소통을 하게 되듯, 외모로 판단하거나 말을 듣지 않고 오해하지 말고 친구간에도 서로서로 오해없이 좋은 우정을 간직했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활용하기 좋은 색칠공부도 들어있어서 아들에게 주니, 뿌듯해하네요.

그림책이 참 잘 나오니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친구의 마음까지 설명해주기에 정말 더없이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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