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Cafe 101 : Vol. 1 Egg - 집에서 쉽고 간단하게 만드는 101가지 달걀 요리 Home Cafe 101 1
라퀴진 지음 / 나무수 / 2011년 11월
품절


홈카페 시리즈의 네번째 책인 홈카페 101 에그 편을 만나게 되었다. 홈카페 시리즈는 라퀴진 아카데미에서 콘셉트에 맞는 레시피만 선별하여 조리테스트하고 맛보는 과정을 거쳐 완성된 레시피라 초보자도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레시피를 지향하면서도 맛을 놓치지 않는 검증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전에 나온 책 중 한중일가정식과 파스타 편을 갖고 있어서 도움을 받았기에 홈카페 달걀요리편이 출시되었을때도 정말 반가운 마음이었다.


달걀 요리는 흔히 할 수 있는 후라이와 계란찜서부터 시작해 다양한 요리의 기본적인 재료, 혹은 보조 메뉴 등으로 친근하게 자리잡은 재료이다. 무엇보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어른들도 모두 좋아하는 식재료인데, 너무 좋아해서 콜레스테롤때문에 그 수를 제한해야할 수도 있을 정도이다. (집집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우리집을 보면 그랬다. ) 네살 아이만 해도 입이 짧은 편이었지만 김과 계란만은 늘 가까이해서 아이 입맛이 없을때 쉽고도 간편하게 아이 입맛을 돌려줄수있어 좋은 반찬이 바로 계란이었다

계란 전문 레시피라 어떤 내용이 실려있을까? 계란만 메인으로 한 요리보다, 어떤 요리는 계란 후라이를 얹은 전혀 다른 메뉴도 소개되어 있고 계란이 들어간 많은 메뉴가 그대로 실려있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계란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서부터 (대란, 특란, 왕란 등이 크기로 구분된것이 아니라 중량 구분이었단다. 항상 난 마트에 가서 크기를 보고 분류된줄 착각했었는데..) 삶은 달걀, 찜, 후라이 등에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독창적인 계란 전용 도구들까지 재미난 소개들이 많이 나와 있었다. 달걀을 삶을때 요리하다말고 시계를 봐야하는둥 귀찮은 점이 참 많았는데 에그 타이머가 있으면 반반숙, 반숙, 완숙의 세 단계로 색까지 변한다고 하니, 계란의 익힘 정도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구입을 고려해봄직 하겠다.


요리의 첫 시작은 정말 간단해 보이는 간장 버터 달걀밥이다. 많이들 버터밥을 먹어봤다지만, 사실 난 지금까지도 못 먹어봤다. 마가린 밥이고 버터밥이고 입맛에 맞지않을 것 같아서였는데..(비빔밥은 무조건 고추장!아니면 간장과 참기름, 나물을 넣는 것. 하지만 주로 고추장이었다. 케찹과 마가린, 버터 비빔밥은 어려서도 먹어본 적이 없었다.) 의외로 토종 한국인 식성을 자랑하는 신랑이 (나보다 나이도 많은데?!) 어려서 종종 먹어본 버터에 비벼먹는 밥이 꽤나 맛있다고 이야기해 놀랐다. 그래? 그럼 해줄까? 했더니 한번 해달란다. 안 해본 것이니 분량도 사실 중요할 것 같다. 버터와 밥의 환상적인 비율 같은 것이 있을 것 아닌가? 그리고 생각보다 맛있어 보였다. 언젠가 봤던 일본 요리 레시피에서도 그 간장 버터 달걀밥에 대한 이야기가 잘 나와 있었다. 밥을 팔지 않는 어느 식당에서 아주 가끔 나오는 식사였는데 너무 맛있었다면서 말이다. 고소한 버터가 입맛에 잘 맞는 편인지라 밥과의 궁합도 어쩌면 내게 잘 맞을지 모르겠다.


달걀우동과 뉴 카르보나라는 새로운 요리 레시피였다.

우동이라는 일본 영화를 보면서 직접 뽑은 생우동면을 국물에 말지 않고, 그냥 면째로 삶아 파 넣고 간장 같은 것에 찍어 그냥 먹는 모습을 보고, 저게 무슨 맛일까 싶었는데, 여기 비슷한 레시피가 나와 있었다. 쯔유와 수란, 가쓰오부시와 실파를 넣은 레시피. 느끼한 것은 잘 못 먹는다는 신랑이지만 우동 영화를 같이 재미나게 보았고, 이 메뉴는 더욱 느끼할리 없어보였는지 언제 쯔유에 찍어 먹어보잔다. 메밀소바 같은 맛도 날 것 같고 수란 덕에 고소함이 더해질 것 같았다.

뉴 카르보나라는 생크림과 우유로 찐득찐득 소스가 가득한 카르보나라와 완전히 다르다. 알리오올리오와 비슷하면서도 수란과 치즈 가루가 더해지는 것이 다르다. 그래서 더욱 간단하고 새로워보인다. 맛은 어떨지. 거의 모든 스파게티 류를 사랑하는 나로써는 기대감이 증폭되는 메뉴였다.


소재는 달걀이지만 돈까스 전골, 일본식 닭고기 덮밥 등 주 재료가 고기인 그런 메뉴들도 많아서 다양한 메뉴를 많이 소개받은 선물같은 느낌의 책이기도 했다. 사실 달걀을 굽고 찌고 삶고 데치고(수란?), 달걀만 주재료로 한다면 얼마나 제한적이 되겠는가. 달걀이 들어가면서도 입맛은 다양하게 살리는 소중한 메뉴가 가득하니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아니 고파졌다.


달걀찜도 일본식 달걀찜, 뚝배기 새우젓 달걀찜 (예전 회사근처에서 사먹던 계란찜이 생각나 입에 침이 한가득 고였다.), 명란 달걀찜 등 다양하게 구분되고, 일본식 달걀찜의 경우에는 감사하게도 바지락 미소국, 연어 미소구이, 연근 절임등의 메뉴까지 같이 한상차림으로 레시피가 소개되어 멋진 한상이 뚝딱 차려지게 도와준다. 아침으로 쉽게 먹을 수 있는 달걀 요리서부터 반찬요리, 그리고 샌드위치 등의 간식 요리와 캐러멜 푸딩의 (바닐라빈만 있으면 집에서도 해먹을 수 있다. 아, 달콤하면서도 비싼 푸딩이여.) 달콤한 디저트를 즐길 수 있게 한다. 달걀 프라이 얹은 추억의 도시락이 나와있는가 하면 달걀 프라이를 얹어야 완성되는 것 같은 햄버그 스테이크의 화려한 자태도 당당하다. 달걀 하면 흔히 떠오르는 호텔의 조식 메뉴도 아메리칸 스타일로 잘 나와 있다. 집에서도 브런치를 간단히 즐길 수 있게 말이다.


정신없이 책을 살펴보다가 그만 나폴리탄 스파게티가 갑자기 너무 먹고 싶어서 (케첩이 주 소스 재료로 들어가는 일본식 스파게티다)토마토 소스는 없어도 케첩이 있으니 되겠지 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시작을 했는데 요리가 거의 다 되어가는 순간 뒤늦게 케첩이 얼마없음을 알았다. 토마토 소스도 똑 떨어져있던 터라 이 책에 나온 것처럼 토마토소스, 우스터 소스, 케첩을 분량대로 넣지 못하고 케첩과 우스터소스로만 맛을 내었다. 케첩이 부족하다보니 색깔도 먹음직스러운 빨간색이 아니라 희여멀건한 색이라 아쉬웠지만 배가 고파 그런지 아니면 나름 맛이 살아 그런지 후라이까지 얹어 먹는 스파게티가 제법 맛이 났다. 아이는 스파게티가 안 땡긴다 하여 나 혼자 다 먹고, 그냥 한국식으로 챙겨줬다. 보통 점심 식사를 할때 아이 위주로 차리고, 나는 그냥 간단히 라면이나 먹거나 아이 먹고 남은 것을 먹고 떼우기 일쑤였는데 나 혼자 먹기 위한 스파게티를 만들어먹으니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었다.

며칠 후 아이가 또 새우가 먹고 싶다고 해서 새우튀김은 얼마전 해주었으니 새우를 잔뜩 넣고 볶음밥을 해줘야겠다 싶었다. 차이니즈 레스토랑의 새우볶음밥, 게살볶음밥을 아이가 잘 먹는데, 내 생일에 갔던 곳의 삼선볶음밥 (게살은 소스가 강해 비추라고 해서 )은 작은 새우가 세 마리나 들어있었나? 파와 계란만 잔뜩 들어있고 다른 삼선 재료는 눈에 띄질 않아 아쉬웠다. 그래, 집에서 재료 잔뜩 넣고 아낌없이 만들어주자 싶어 이 책의 레시피를 찾아보니 중국식 달걀 볶음밥이 있다. 달걀과 대파가 주 재료였다. 달걀을 스크램블해서 볶아 넣기에 풍성한 계란맛을 즐기게 해주는 방식이었다. 야채를 잘 안먹는 아이에게 먹이기 위해 당근과 양파도 추가로 다져넣고 칵테일 새우도 마음껏 썰어넣었다. 그렇게 후다닥 만들어준 계란 볶음밥. 아이도 새우 맛있다고 잘 먹고 나도 같이 맛있게 잘 먹은 밥상이었다.


앞으로 또 따라할 손쉽고 다양한 메뉴가 많이 보여 기대되는 책.

오늘도 세 식구 단촐하지만 30개나 되는 계란을 세일하길래 덥썩 들고왔다.

이 책이 있으니 후라이, 계란찜 외에도 정말 다양한 계란 요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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