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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4킬로미터의 행복 - 바쁜 마음도 쉬어 가는 라오스 여행기
김향미.양학용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라오스는 이웃나라 태국처럼 역사가 깊지도 않고 캄보디아처럼 세계적인 유적지가 있는 것도 아니지않느냐
글쎄요 ...여행자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찾아 떠나죠. 140p
라오스에서 만난 사람조차 왜 자신의 나라를 여행하냐는 질문을 여행자에게 던졌다. 사실 라오스는 뛰어난 관광상품을 자랑할 그런 곳이 아니다. 그럼에도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꼭 가봐야할 나라 1위에 뽑히기도 했다는 곳이다.
저자는 아내와 함께 전 세계 47개국을 967일간 여행하고 난 후, 뒤늦게 어릴 적 꿈을 다시 떠올려 제주 교대에 입학해 공부중이었다. 그런 그가 4년만에 다시 아내와 여행길에 오른 곳이 바로 라오스였다.
아빠와 함께 매일 이 시간이면 강물에서 첨벙거릴 아이들의 웃음이 맑았다. .. 우린 매일 많은 일을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많은 것들을 이루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살멩서 중요한 어떤 것을 하지 못하고 있는건 아닐까.. 어쩌면 여행이란 그런것 같다. 우연히 찾아든 사원에서, 골목길에서, 강가에서, 이곳까지 떠나온 이유를 한 가지씩 알아가는 것. 63p
무뚝뚝해보이는 사람들의 얼굴이 갑자기 아름답게 환한 미소로 변화하는 것을 보고, 평화로운 사람들의 모습과 여유에 반했던 그들은 6개월 후 또다시 여행학교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을 인솔하고 다시 라오스를 방문하기도 한다. 라오스가 그들을 이끈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나는 여행을 생각하며 주문을 외운다..그러면 일상도 여행처럼 새로워진다. 80p
여행지에서 또다른 여행을 꿈꾸는 천상 여행자의 모습인 그,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자유로운 영혼을 보는 것 같았다.
그의 사진에 담긴 모습은 라오스의 빼어난 풍광보다 어린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 순수한 미소 등이 주를 이룬다. 그는 풍경보다 사람들의 모습에 더욱 매료된 것 같다.
제목에 언급된 시속 4킬로미터란 걸어갈때의 속도를 말한다. 시속 100킬로미터, 자동차로 여행하는 속도보다 걸으면서 보게되는 풍경을 사랑한다는 그들 부부, 자동차, 자전거 등의 여행은 여행의 속도를 빠르게 해줄지언정 놓칠 수 있는 그 많은 것들을 모두 잡아낼 수 있는 착한 속도는 아니다.
그러기에 아프리카를 연상시킬 정도로 더운 나라 라오스에서 제대로 냉방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게스트 하우스에 머물며, 편리한 여행사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지도 않고, 굳이 현지인 버스를 이용하고, 오토바이를 빌려 타고, 그들과 같은 속도로 걸어가며 관광객이 아닌 라오스인들의 일상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려 한 그들 부부는 여행의 참 멋을 아는 사람들인 것 같았다.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도 같이 어울려 밥을 먹었다는 이유 하나로 서로 챙겨줄 끈끈함이 생기고, 길 위에서 곤란에 처한 오토바이를 보고, 도움을 주는데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 낯선 이방인의 손을 이끌어 자신들의 귀여운 동생의 낮잠자는 천사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어느새 햇볕에 잔뜩 그을려 라오스인 못지 않은 외모가 되어버린 그를 현지인으로 착각해 생호박순을 팔려고하다 외국인임을 알아보고 미안한 미소를 짓기도 한다.
그들 부부 역시 매일 몇 시간씩 바쁘게 강행군을 하다가도 어느 날은 한껏 게으름을 부린채 숙소에서 편안히 낮잠도 자고, 밥도 사먹었다가 밖에 나와 얼음커피 한 잔으로 시원하게 목을 축이고 매일 강가를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7일 넘게 여행을 해본 적이 없고, 유명한 관광지 외에 외국의 시골 마을 등을 자유여행으로 찾아다니며 자유로이 여행해본적이 없어 그들의 여유로움을 제대로 만끽해볼 새가 없었다. 낯선 타국 땅에서 사람들의 평화로움에 젖어 쉬었다 온 여행을 사랑하는 부부의 이야기.
틀에 얽매이기보다 자유로운 여행자의 영혼을 사랑해 길 위에서 더욱 행복한 그들의 이야기에 여행을 항상 동경하는 , 거의 마음속으로만 동경하는 소극적 한사람으로써 부러운 마음으로 읽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여행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