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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ㅣ 맹앤앵 그림책 14
윤재웅 지음, 윤의품 그림 / 맹앤앵 / 2011년 10월
네 살 우리 아기에게 요즘 전래 동화를 조금씩 읽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전래동화는 아니지만, 작가분이 친숙한 전래 동화의 요소를 재미나게 빌려온 내용인지라 창작이기는 해도 전래동화의 느낌이 물씬 나네요. (해님달님에서 빌려온 내용인지라, 해님달님의 슬픈 내용을 해피엔딩으로 만들어 더욱 좋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림이 신선해서 좋았다고 생각하며 작가가 누구지? 하고 설명을 찾아보니, 바로 글 작가분의 딸이 그림과 사진을 맡았네요. 그것도 지금 용인 외고에 재학중인 고등학생 신분으로 말입니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뭑 좋아했다고 해요. 여러 손재주도 많은 편이구요. 미래의 건축가가 되고 싶다는 바램을 갖고 있는 여고생의 작품이 그림책으로 멋지게 탄생되었답니다. 와우.
사실 이 책을 처음 읽기 전부터 동그란 양파를 반 잘라 배가 빵 터질 듯한 호랑이를 표현해 놓은 것이 너무나 인상 깊었어요. 아니 저걸 어째 하는 심정으로 바라보면서도 앙 다문 입 밖으로 풉~ 하고 웃음이 새어나오는 걸 막기가 힘들었답니다. 동그랗고 빵빵한 배가 양파와 정말 딱 맞아떨어져 신기하기 그지 없었으니까요. 아빠와 딸이 그림책을 함께 만드는 작업은 참 행복했을 것 같아요. 즐거운 것도 일이 되면 좀 식상해지기도 하지만, 참 예뻐보이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었네요 예전에 외국 작가의 그림책을 비슷한 사례로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땐 그림이었고 지금은 그림 외에 다양한 채소 등의 소품으로 만든 입체적 그림과 사진이라 더욱 새롭게 느껴졌답니다.
달 나라에 사는 찌코와 빠코는 엄마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엄마가 남긴 편지를 읽고 배고파 떡을 만들었습니다
엄마는 돈 벌러 푸른 지구별로 떠났는데 어린 남매 토끼는 너무나 엄마가 보고 싶었거든요. 엄마 설명대로 떡을 만들고, 남은 떡을 도시락 삼아 지구별로 떠났습니다. 밧줄을 타고 지구별로 내려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밧줄은 말린 파뿌리로 만든 것이었네요.
아이가 좋아하는 책 중에 "분홍토끼의 추석"이라는 책이 있어서, 달나라 토끼가 지구로 내려올때 구름 징검다리로 내려온다는 설정이 있었어요.
아이에게 이번에는 달나라 토끼들이 밧줄을 걸어서 내려오는 구나 하고 비교 설명해주었답니다.
우와, 버섯과 파슬리 등으로 멋진 숲이 완성되었는데 푸른 지구별에서 그만 호랑이를 만나고 말았어요.
호랑이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고 나타나 토끼들은 너무 무서워 떡을 하나 던져주었지요. 음, 어릴 적 봤던 그 동화가 생각나네요. 고개를 넘을때마다 떡장수 엄마의 떡을 빼앗아먹었던 나쁜 호랑이가 말입니다. 달나라 토끼들, 지구에 와서 고약한 인심의 호랑이를 만나게 되었네요.
오..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달나라 토끼들이 준 떡은 보통 떡이 아니었어요. 빨간 떡을 주니 호랑이가 조그맣게 변해버렸고, 다시 노란 떡을 주니 호랑이가 점점 커지게 되었답니다. 커다란 풍선처럼 변해서 하늘로 올라가는 호랑이.. 양파는 바로 그 빵빵한 배를 표현해주는 멋진 소재가 되어주지요. 그림을 보면 볼수록 여고생 작가의 작품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이었어요 보고 또 보고 신기해서 또 보고 이렇게요.
찌코, 빠코가 지구별에서 호랑이를 만나 위험천만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지만 덕분에 좋은 일도 생겼답니다. 찌코 빠코의 지구별 모험 이야기,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아이와 엄마 모두 즐거운 그림책으로 멋진 채소의 재탄생작품을 만나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