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밖에 나가 놀거야! - 닥터 수스 상 수상작 ㅣ 코끼리와 꿀꿀이 1
모 윌렘스 지음, 김혜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8월
절판
모 윌렘스의 그림책은 언제나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경쾌하고 선이 분명한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내 토끼 어딨어?> <아기 양아 이제 잘 시간이야>, <야옹아, 야옹아! 얘는 누구니?>,< 누가 누가 하늘을 날 수 있지? >등 네 권의 그림책을 읽어보았네요. 모 윌렘스는 미국 어린이 TV시리즈의 전설 세서미 스트리트의 작가기도 하구요. 이번 편인 코끼리와 꿀꿀이 시리즈로 닥터 수스 상을 두번이나 받고, 꼬마 토끼 시리즈와 비둘기 시리즈로 칼데콧 상을 세번이나 받은 유명한 작가랍니다.
코끼리의 꿀꿀이 1편인 밖에 나가 놀거야.
저도 어릴 적에 밖에 나가 노는 것을 무척 즐겼던 때가 있었어요.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고, 집에서 노는 것도 좋지만 나가서 친구들과 노는게 너무 좋은 그런 때가 있더라구요. 아이들도 집안에만 있으면 갑갑해하지요. 어디 마음껏 뛰놀데가 있으면 좋을텐데, 아파트 주변은 차가 다니는 곳이 많아 위험해서 자꾸 아이에게 뛰지 마라, 엄마 손 잡고 가라, 하는 등 제약을 하게 됩니다. 어쩌다 공원에라도 가게 되는 날이면 얼마나 좋아하며 뛰어노는지 몰라요. 특히나 네살 남자아이라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지만요.
꼬마 돼지 피기와 꼬마 코끼리 코보는 좋은 친구입니다. 만날때도 서로 반가워 뛰어올 정도지요. 코보가 밖에 나가서 놀까? 하니 피기가 좋아좋아좋아라 말하며 뭐든지 다 하고 놀자 하면서 신이 나 있는데, 그만 비를 맞고 말아요. 처음엔 한 방울 툭 떨어졌던 비가 금새 소나기처럼 퍼붓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점차적으로 변화하는 상황도 재미나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나지요. 특히나 한결같고 쉽게 흥분하지 않는 차분한 코보에 비해, 피기는 좀 다혈질인가봐요. 쉽게 흥분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낙담하기도 하지요. 재미있는 바깥 놀이를 망쳐버린 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친구가 비를 맞지 않게 비를 막아주는 따뜻한 코보의 마음씨도 엿볼수있었구요. 지렁이들이 신나서 폴짝폴짝 비를 즐기는 모습을 보고, 코보가 제안합니다. "우리도 신나게 놀 수 있는데.."
그래서 피기도 용기를 내어 같이 즐겨보기로 하죠.
사실 내용은 아이들 그림책이라 단순할 수 있어요. 그런데 그 단순함이 그림과 만나 참으로 풍요롭게 채워지네요.
빗속에서 마음껏 뛰노는 두 친구를 보니 엄마까지도 흥이 나던걸요.
아이에게 처음 이 책을 읽어주었을때, (사실 글자도 일괄적인것이 아니라 피기의 마음을 대변해 아주 큰 목소리로 표현되기도 하고 투덜대는 목소리로 바뀌기도 합니다. 글자체 크기를 바꿔가면서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지요. 그에 따라 읽어주는 엄마도 목소리 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 더 재미났어요.) 흥미를 갖기 시작하더니, 다 읽기도 전에 또 읽어달라고 하더군요.
피기와 코보가 빗속에서 달려달려달려 할적에는 무릎에 앉은 아기를 통통 튀게끔, 엄마 무릎으로 통통통통 달리는 시늉을 해주기도 하구요.
맙소사 하는 피기의 낙담하는 표정을 재치있게 읽어주니 결국 미소만 짓고 있던 아이가 깔깔깔 웃어버리더라구요. 맙소사~ 따라하면서요.
피기와 코보의 따뜻한 우정도 엿 볼 수 있었고, 비오는 등의 나쁜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의 전환을 꾀하면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다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재미난 그림책이었어요. 두 친구의 서로 다른 성격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엇구요. 아이가 처음에 동물 책 읽어달라기에 (원래는 자연관찰 생각이었던 듯 했지만) 아들이 좋아하는 코끼리가 주인공인 이 책을읽어주었어요. 아이들 눈높이에 잘 맞는 책이라 재미있어 하고 좋아해서 앞으로 더욱 사랑하게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