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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피토, 뭐하니? - 2012 책둥이 추천도서, 2011 (사)한국유치원총연합회 우수선정도서 ㅣ 책 읽는 우리 집 1
엘리사 아마도 지음, 노경실 옮김, 마누엘 몬로이 그림 / 북스토리아이 / 2011년 10월
절판
아직 네 살 밖에 안된 우리 아들, 다행히 책읽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편이다. 어릴 적부터 책을 읽어주려 노력해오긴 했지만 늘 책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한 때는 읽어준다고 해도 도리도리 하던 아이였는데 그러던 아이가 최근 들어 부쩍 책을 좋아해서 특히나 자기가 좋아하는 책 위주로 몇권씩 들고와 읽어달라고 할때 웬만하면 읽어주려 하는데, 집안일을 하거나 이런 저런 일이 생길적에 못 읽어줄때는 아이의 독서열을 꺼뜨리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했다. 그래도 책을 읽어준다고 하면 여전히 반색을 하기에 늘 고맙다.
체피토 뭐하니? 책을 펼쳐들고 열심히 보고 있는 귀여운 아이의 모습이 표지에 자리하고 있다.
체피토는 이제 초등학교에 막 입학해야하는 아이. 그런데 학교에 가기 싫은 마음이 한가득이다. 아마 한참 뛰어놀고 싶은 그런 때여서, 학교의 틀에 얽매이는게 싫었나보다.
그런 체피토가 밖에 나갔다가 다양한 책을 읽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신문을 읽는 아저씨, 만화책 보는 여자아이, 관광안내서를 읽는 아가씨, 자동차 설계도를 보는 정비사 아저씨, 잡지를 찾아보는 이모, 돌기둥에 새겨진 옛날 글자를 읽는 고고학자, 아이들에게 읽을 책을 고르고 계신 선생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온 체피토는 갑자기 가방에서 책을 꺼내 읽기 시작한다. 정말 열심히.
책을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운동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만큼이나 주관적일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어야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지혜로워질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기호로 끝나길 바라지 않고 어느 아이나 책을 즐겨 읽고 바르게 자라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부모의 뜻대로 아이가 자라주기만 하지는 않는다. 특히나 부모가 강요하는 책읽기라면 더더욱 아이들을 책에서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 재미있는 책읽기가 아닌, 읽어야하는 책읽기는 학교 공부와 다를 바가 없을테니 말이다.
동화책에서 체피토는 스스로 그 답을 알게 되었다. 책읽기의 진정한 재미를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질문하고 답한 것으로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고 글자도 아직 모르는 체피토가 책을 읽겠다며 진지하게 빠져드는 모습이 참으로 귀여웠다.
나도 지금은 책을 무척이나 즐겨 읽지만, 꽤 오랫동안 책을 읽지 않고 지낸 적이 있었다. 그때는 한달에 한권이 다 무엇일까? 직장 생활을 할 적에는 필요에 의한 책이 아니고서는 거의 펼쳐볼 생각을 하지 않기도 했다. 어렸을 때는 책을 제법 좋아했는데 하는 생각으로 오랜만에 책을 펼쳐들려니 인터넷 등의 짧은 글에 익숙해진 터라 다소 긴 호흡처럼 느껴지는 책 읽기의 첫 시작의 운을 떼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다. 그 순간만 넘어가면 아주 쭉쭉 읽어나가게 되는 책이었는데 말이다.
나의 독서는 아이 돌이 지나고 나서 다시 시작되었다. 그리고 어렸을 때보다 더욱 열정적으로 책 사랑에 빠져들었다.
지금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것은 엄마가 책 보는 모습을 보고 따라 좋아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가 읽기에도 한참 재미나게 느껴지는 때라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엄마가 책을 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할거라 느껴지기는 한다. 조금 그 양을 줄이기만 한다면 아이가 더더욱 좋아하겠지만 말이다.
이 책은 책읽는 우리집 시리즈의 1탄으로 시작된 책이었는데 독후활동을 즐길 수 있는 워크북이 같이 들어 있어서 어떤 독후활동을 할까 고민스러운 엄마들에게 더욱 인기만점이 될 책이었다. 아기엄마가 된 후 독후활동에 대한 이야기들을 인터넷에서 종종 접했는데 엄마 어릴적에는 독후감만 써봤기 때문에 독후활동이라는것이 참 생소하게 느껴졌었다. 미술활동을 하기도 하고, 아이들의 책 읽은 후의 감상을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 표현하는 것들이었다. 엄마들이 이런 저런 묘안을 짜내기도 하고, 여러 북까페들을 통해 방법을 공유하기도 하는 것 같았는데 이렇게 워크북이나 워크시트가 제공되는 경우에는 그 고민이 한시름 덜어지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