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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친구를 사귄 날 ㅣ 성장그림책 처음으로 3
멜라니 와트 글.그림, 윤영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9월
절판
아기와 같이 읽기에도 좋고, 엄마가 읽어주기에도 너무나 귀엽고 재미난 책을 만났네요.
처음으로 친구를 사귄 날. 우리 아이는 지금 37개월 딱 세돌을 넘긴 네살이지요. 다섯살부터 유치원을 보낼 생각으로 여태 어린이집이나 아무 곳에도 보내지 않고 엄마랑 집에만 있었어요. 그랬더니 친구 사귈 일이 드물어서 친구 사귈 줄을 모르고 친구와 노는 법을 모르는 것 같아 사회성 발달이 걱정되더라구요. 어릴적부터 만나온 친구가 딱 하나 있는데, 새로 친구 사귀어 놀 필요를 못 느끼는 것 같아 그것도 또 걱정이 되더라구요.
일찍부터 어린이집에 다닌 아이들은 친구랑 노는 법, 처음에 사귀는 법 등이 익숙해서 유치원에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게 잘 어울릴텐데 하는 생각을 하니 엄마 마음이 살짝 아파오기 시작했답니다. 올초만 해도 유치원 가지 않겠다고 본인이 강조했기에 엄마도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다른 친구들 다니는 것을 보니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친구 사귀는 법에 대한 그림책들에 관심을 갖고, 그런 책들이 보이면 꼭 읽어주려고 노력해왔어요.
이 책도 그런 취지로 아이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웬걸 너무 귀여운 결벽증 다람쥐가 주인공인 이야기랍니다.
어쩌면 우리 아이도 친구 사귈 때는 당당히 잘 사귀고 잘 어울릴 수 있는데 엄마가 너무 지레 겁을 먹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손가락을 콱 물릴까봐 친구를 못 사귄다는 다람쥐를 보면서 제 기우를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서 친구를 못 사귀면 어떡하지? 혹시나 때리는 아이가 있어서 우리 아이 얼굴에 상처라도 나면 어떡하지? 등등을 말이죠 일어날 수도 있지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갖고 미리 걱정하는 그런 마음, 다람쥐를 보고 웃으면서 나도 웃을 일만은 아니구나. 내 걱정 좀 접어둬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책을 읽기 전 짤막한 다람쥐의 소개글을 책날개에서 접하고, 주의 사항을 보고 또 크게 웃었어요.
이 이야기는 바다코끼리가 읽기에 적당하지 않습니다.
읽기전부터 든 생각. 어머, 바다코끼리랑 너무나 거리가 먼 우리의 다람쥐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하는 궁금증이 증폭되면서 말이지요.
그리고 첫 장을 넘기면 항균치약으로 이를 깨끗이 닦아달라는 정중한 부탁에 또 크게 웃고 맙니다. 아차. 우리 아들 이를 안 닦았구나. 이 닦자. 하고 시작하지요. 아 정말 좋아요 이런 지적. 필요합니다.
손가락을 물릴까봐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겁쟁이 다람쥐의 이야기. 읽고 읽고 또 읽어도 웃게 만드는 귀여운 이야기예요.
겁쟁이 다람쥐가 물릴까봐 무서워하는 동물들. 크하하.. 심지어 토끼도 들어가 있네요. 비버는요.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의 루피가 비버잖아요. 그 순둥이 루피가 이 그림책을 보면 상처입을 것 같아요. 아이에게 비버를 설명해주면서 루피야 루피 하고 이야길 해주었답니다.
바다코끼리와 고질라라.. 동물들도 이런 걱정을 할 수 있음을 미처 생각지 못했네요. 아, 그래 물릴까 걱정할 수도 있구나. 마치 우리 아이들이 맞을까, 때릴까 걱정하는 그것처럼 말입니다.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다람쥐는 그래서 혼자 노는 법을 많이 알고 있어요.
그래도 심심하기는 했나봐요 어느날 완벽한 친구의 기준에 부합하는 존재를 알게 되었네요. 금붕어와 사귀러 내려가기전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기시작합니다. 그 준비와 작전이 어찌나 철두철미한지 엄마조차도 그 작전이 엉망이 될거라 미처 생각질 못했어요.
아차차. 그런데? 전혀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오호 이를 어쩐다.
다람쥐를 놀라게 한, 거울에 비친 그것은?
저도 사실 그 동물이 뭔지 미처 몰랐어요. 다음 장을 넘기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다람쥐는 금붕어와 사이좋은 우정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그 친구는 누구였을까요? 혹시 맨 첫장에 경고했던 바다코끼리는 아니었을까요?
많은 궁금증을 남긴채 스포는 이만 접을까 합니다. 다 이야기하면 너무 재미가 없잖아요.
요즘 만화들 캐릭터가 상당히 귀엽던데, 이 그림책의 등장인물들도 그에 못지 않았어요. 같은 캐릭터 시리즈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싶을정도로 사랑스럽고 귀여운 동물들이었지요. 어쩜 이빨까지도 그렇게 귀엽게들 나왔는지.. 다람쥐가 두려워하는게 이해되지 않을정도로 너무 귀여웠답니다.
아이에게 읽어주니 무척 흥미로워하면서 읽은 그런 그림책이었어요.
아직 친구에게 먼저인사하고 다가갈 기회를 거의 접하지 못했으나 내년 초 쯤에는 먼저 "안녕? 우리 같이 놀자." 하고 방긋 웃을 수 있는 그런 아이로 만들어 줄 것 같아요. 자꾸자꾸. 세뇌하듯 읽어주려구요. 친구란 무섭지 않다. 어울리면 더 재미난 존재다 임을 엄마가 백번 말하는 것보다 책 한권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가 좋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