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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 지도 따라 굽이굽이 역사 여행 500km ㅣ 아이세움 지식그림책 30
김하늘 지음, 박지훈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0월
절판
한강 역사 여행이라고 해서, 서울을 중심으로 한 한강의 일부만 다루고 있는 책인 줄 알았더니, 발원지인 태백의 검룡소부터 서해로 끝나는 지류까지, 장장 500km에 이르는 한강의 역사를 지역별로 큼직한 그림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랍니다. 한강 덕분에 지금의 서울이 백제시대에도 500년간이나 도읍지로 정해졌고, 고려시대에도 남경이라 하여 수도 못지 않은 귀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또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는 쭈욱 우리나라의 수도로 굳어진 곳이기도 하구요. 서울을 우리나라의 중심으로 만든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는 역시 남달랐습니다.
졸졸 물이 나오는 샘이 아니라 벌컥벌컥 쏟아내는 아주 커다란 샘이라네요. 사실 어느 강이나 그 발원지는 강처럼 거대하지 않고, 미미한 곳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그 크기와 넓이가 커져가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의 중추적인 한강의 발원지라고 하니 하나의 샘에서 시작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게까지 느껴졌답니다. 검룡소라는 이름을 아마도 한강의 발원지로 교과서에서 배웠던듯, 기억에는 희미하게 남아있더라구요.

검룡소에서 골지천이라는 이름으로 흐르던 물이 송천과 만나 조양강이 됩니다. 조양강이 사북에서 동남천과 합쳐져 동강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면서 영월에서 서강을 만나 마침내 한강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답니다. 한강의 원류가 두물머리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만나 비로소 서울로 들어오게 되지요. 서울을 빠져나와 임진강을 품에 안은 한강이 김포를 지나 강화도를 만나고 드디서 서해 바다로 흘러들어갑니다. 그 기나긴 여정 동안에 만나게 되는 역사여행이 커다란 두페이지의 그림에 생생히 살아있는 책이 바로 한강이었습니다. 책 자체가 일반 책에 비해 큰 편이었는데도, 각 지형 소개마다 두 페이지를 꽉 채운 시원시원한 그림으로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점이 돋보였구요. 지면의 반 페이지 정도가 날개 형식으로 접혀져 있어서, 펼치면 각 지역의 설명이 (그림 크기를 줄이지 않도록) 사진, 그림지도 등과 함께 한페이지로 소개되는 점이 독특하였답니다. 한강을 따라 흐르는 다양한 유적지 등을 지도 상에 아이콘으로 표기하고 있어서, 한강과 관련된 역사유적지를 찾는데 더욱 도움을 주고 있는 책이지요.
무엇보다도 각 지역마다의 명칭과 관련된 간단한 일화나 지역의 역사적 사건 등을 세세히 다루고 있어서 몰랐던 부분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서적을 즐겨 읽는 편인데, 사진으로 만나봤던 한반도모양 지역이 평창강 끝머리 선암마을 풍경이라 하면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와 꼭 빼닮은 부분을 그림으로 또 큼지막히 만나 반가운 마음이었습니다. 드라마 촬영지로 많이 알려진 양수리가, 두물머리와 같은 곳이라는 점 (두물머리도 검룡소 만큼이나 귀에 익은 지명이었지요.) , 여기 서 있는 느티나무가 400살도 넘은 고목이라는 점도 기억에 남았네요.
다리를 놓을 수 없었던 옛날, 섬이 있을 정도로 넓은 강은 아주 좋은 뱃길이 되기는 했겠지만, 왕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배로 건너지 않고, 배다리라는 것을 만들어 건넜다고 합니다. 온천을 가거나 임금들의 능을 방문할때 큰 배를 가로로 붙여서 잇고 그 위에 널빤지를 깔아 임금 행차 행렬이 밟고 지나갔던 것이지요. 조선시대 정조가 사도세자 능을 자주 찾았는데 이때 정약용이 배다리 건설을 도맡아 진행했다고 하네요. 30.31p 참조
지금은 서울의 가장 중심이 되는 강으로 강남과 강북 등 서울 내 지역을 크게 나누는 정도로만 기억을 하는 한강이었건만, 예로부터 이토록 많은 유적지와 관련되고 많은 역사를 담고 있는 강인지 다시금 되돌아보게 되었답니다. 책을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아이와 함께 한강을 따라가는 역사여행을 하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었기에 하루만에 한강 돌아보기 코스까지 주어져 더욱 유익한 도움을 주었답니다. 단양 충주권, 여주 양평권, 춘천 가평권, 철원 연천권 등 크게 네 군데로 지역을 나눠 놨는데 부끄럽게도 실제 가본 곳은 춘천 가평권 뿐이었답니다. 책 속 여러 지역들을 한눈에 바라볼수있도록 커다란 한장의 지도에 다시 한번 한강 역사여행을 담아내고 있는 점도 특색있었지요. ) 문화 탐방부터 시작해 농어촌 체험학습 등의 다양한 아이들과의 여행이 보편화되고 있는 요즘 지도를 따라 가는 한강역사여행 책을 들고 아이들과 색다른 역사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어떨까 싶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