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내가 지킨다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13
바버라 M. 주세 글, 얀 유테 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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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단 둘이 집에 있으면 조금 무서운 기분이 들다가도, 그래도 혼자 있을때보다 더 위안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는 좀 심심했는데 아이가 말도 잘 하고, 놀아달라고도 하니 혼자 있을때보다 확실히 시간이 더 잘가기도 한다. 아들이다보니, 좀더 자라면 "엄마는 내가 지켜" 하고 무모한 용기를 자랑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어리기도 하고, 수줍음이 많은 터라, "엄마가 우리 아들 지켜줄께." 하고 말해주면 흡족해하면서 "엄마가 우리 아기 지켜줄거야?" 하고 되묻는 아직 어리기만 한 아들이다.

책 속 주인공은 꽤나 모험심이 강한 꼬맹이가 아닐 수 없다.
방안에 걸려있는 그림과 장식품만 봐도 소년이 얼마나 모험을 좋아하는지 잘 알 수 있다. 엄마 눈에 재미나 보인 것은, 한밤중에 무서운 소리를 듣고 오해를 하면서도 엄마를 지켜야 한다는 (내가 위험할 거라는 생각보다, 왜 엄마가 희생양일 거라는 생각을 먼저 하는지..) 사명감에 불타오르는 귀여운 소년이다. 아빠도 안계신 어느 날 저녁, 숲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아마도 소년은 숲속 근처에 사는 소년이거나 아니면 도시에 사는 소년이라도, 집 밖은 숲속일거라는 상상력이 풍부한 그런 소년일 수도 있다.) 리암은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엄마가 위험해! (헉)

리암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리암은 아주 작은 꼬맹이일뿐. 두근두근!
숲속의 맹수들과 맞서 싸우기에는 몸집이 너무 작아요.

그럼에도 으르렁 거리는 무서운 소리의 맹수에 도전할 생각을 감히 갖는다.
그리고 스스로 아주 작은 꼬맹이라 생각하는 리암이지만, 꽤 머리를 잘 쓰는 똘똘한 친구기도 하다. 나름대로 방어진을 구축하기 위해 요새를 꾸미다가, 밤늦게 소란 피우지 말고 자라는 엄마의 훈계를 듣는다. 엄마는 다시 잠들고, 리암 혼자 남아 누워있다가 다시 으르렁 소리에 잠이 깨고 말았다.

사실 맹수를 무서워하는 우리 아이가 이 책을 읽어주면, 책의 진가를 파악하기도 전에 무섭다면서 덮으라고 할까봐 걱정이었다.
그래서 엄마가 먼저 "이 책 되게 재미있는 책이야. (이왕이면 좋은 말로 해줄걸.. 되게라는 말을 썼더니 그 이후로 아이도 "되게 재미있는 책 읽어주세요." 한다.) " 하면서 무섭지 않게 읽어주기 시작했다. 특히나 으르렁 하는 부분을 무섭게 효과음을 내지 않고, 노래를 부르듯, 운율을 넣어 으르렁~ 하고 (마치 도로롱 소리 내듯) 읽어주니 아이도 무서워하지 않고 책을 잘 받아들였다. 그리고 제법 재미난듯, 다음부터도 책을 먼저 들고 와 "되게 재미있는 책 읽어줘요." 하고 말을 하기에 이르렀다.
리암 이름에 아들 이름을 넣어 불러주니 더욱 와닿았는지도 모른다.

그림책을 보고 놀랐던 것은 리암이 무서운 꿈을 꾸고 있더라도 스스로 이겨낼수 있는 강인함과 지혜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나도 어릴 적에 겁이 많았던 터라, 꽤 늦도록 밤마다 무서운 꿈에 시달리곤 했다. 밤에 잠자리에 들기도 무서웠고 자다가 귀신 꿈이라도 꾸는 날엔 엄마, 아빠 사이에 누워 자야만 안심이 될 정도였다. 꿈에서 귀신이나 무서운 존재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할까? 리암은 그 답을 들려준다. 그 답은 내가 예전에 과외 선생님께 들었던 이야기와 비슷했다.
선생님도 너무나 무서운 꿈을 꾸고 (거의 고질라 수준의 괴물이 강 저편에서 온 마을을 몰살시키고 있었다 한다. ) 괴물이 다가오는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떨다가, 꿈 속에서도 저 괴물을 이겨내야겠다는 생각에 아주 커다랗고 절대 빠져나올수없는 단지가 있다고 생각을 하니 (정말 단지가 생겼고, 내 꿈이니까) 그 단지에 괴물을 잡아넣으니 결국 꿈도 이기도, 더이상 무섭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어 생각하면 우스울수있는 이야기지만, 그때는 정말 악몽에 대한 공포가 크고, (꿈이다 생각한다는게 꿈 속에서는 느껴지지 않았기에) 두려움이 많았기에 자신의 의지가 강해서 악몽을 이겨낼수있는 대범함이 무척 부러웠다.

리암은 아주 작은 꼬맹이지만, 당돌하게도 무섭고 커다란 곰을 이겨내는 방법을 깨달았다.
웃으며 읽었지만 그때의 이야기가 떠올라 리암의 지혜에 다시한번 놀라워했다. (용기와 의지가 있으면 이겨낼수있는 이야기였다. ) 그리고 악몽을 두려워하고, 또는 대범하게 이겨낼 자신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지혜로운 책이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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