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혁명 - 소중한 여자로서 나를 찾아 떠나는 행복여행
문은식 지음 / 중앙위즈 / 2011년 9월
절판


학창 시절에 나는 단 한번도 전업 주부, 현모 양처를 꿈꿔 본 적이 없었다.

공부를 하는 목적은 내 일을 갖기 위해서고, 결혼 후 아이를 낳은 후라도 직장을 계속 다녀야겠다고, 늘 생각을 하였다. 살림보다는 바깥일이 적성에 잘 맞는다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던 내가 결혼 후 확연히 달라졌고, 아기를 낳고 난 후에는 정말 180도 다른 사람이 되었다. 물론 지금도 살림꾼은 아니다. 청소도 잘 못하고, 요리도 여전히 레피시북을 보고 해야하지만, 아이를 보고 있으니 얼른 아이를 원에 보내고 직장 생활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꿈을 꾸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내가 강한 의지를 갖고 있으면 밀어부치지 못할 일도 아니겠지만, 아이와 떨어져 직장에 나가 일할 자신이 없어지고 있다. 그냥 이대로 아이를 키워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고 있어서 이런 나의 달라진 변화에 스스로도 놀라고 주위에서도 놀라고 있다. 나의 마음이 어떻든 신랑 또한 내가 나가서 일하길 바란다면 다시 한번 제고해보겠지만 아이 어릴적에 엄마가 꼭 옆에 있어야 한다는 주의인지라 그런 신랑의 마음에 나도 기대게 되었다.



사실 일이 너무 즐거우면 언제고 다시 시작하고 싶었겠지만 육아부담이 상당했음에도 일에 대한 욕심이 다시 일지 않았던 것이 결혼 직전 막판에 내 나름대로는 정말 힘든 여러 상황이 겹쳤던 까닭에 한동안 일에 대한 정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변명해본다. 몇년이 지나면 다시 일하고 싶은 생각이 들 법도 한데 집에 있으니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대학 졸업후 단 하루도 쉬어본적이 없었기에 그냥 이렇게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을 나는 못 견디는 성격이다. 임신 전에는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는 것에 취미를 붙였고 (하루종일 인터넷 라디오만 들었다.) 아이 낳고 돌 때까지는 아이가 잠을 거의 자지 않아 잠자고 몸 추스릴 시간도 없어 다른 데 신경을 못 썼지만, 아이 돌 지나고 밤잠을 몇시간이라도 자 주게 되자 그때부터 책에 흥미를 붙여서 지금껏 다독 소리를 들어가며 열심히 책을 보고 있다. 좋아서 읽는 책이지만 서평단, 리뷰 블로거, 북카페 회원, 혹은 스탭 등의 활동을 하다보니 아이 엄마가 감당하기에는 좀 많은 분량을 소화해내는 편이다.



좀 버거워도 즐거운 마음에 하는 일이었는데, 직업도 아니면서 밤샘작업(독서와 서평, 블로깅 등등 )을 하고, 다음날 살림과 육아에 무리가 갈 정도여서 요즘은 좀 조절을 하고 있는 편인데 어쩌다 내가 이렇게까지 몰두하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이렇게 말하고보니 전업주부라고는 해도 내 개인생활에 꽤 시간을 많이 들이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식구들을 위해 시간을 미룬다고는 해도 낮에는 살림, 육아를 하고 밤에만 인터넷, 독서 등을 하려니 시간이 길어지면 낮에 피곤해서 지장이 있을 수 있다. 한 가지 일에 이렇게 빠져드는 나를 보고 친구가 "네가 직장일에 몰두하던 습관이 남아 있어서 그래. 서평을 쓰면서 넌 그 생활의 대리만족을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평가해주었다. 정말 그 말이 맞는가도 싶었다. 나 자신의 재미를 위한 독서를 하니 친구들이 흔히 겪는 산후 우울증, 육아 우울증, 스트레스 등은 거의 없지만, 가족들을 위한 100% 시간을 못내고 특히나 아이에게 200점 만점 엄마가 되지 않고 있다는데 늘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를 위해 좀더 신경을 써주려 노력하고 있는데 그럴때 읽게 된 책이 바로 이 책 엄마 혁명이었다.


사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내질 못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많은 북까페와 아이 북까페에 활동을 하고 있는데 북카페에 활동하는 엄마들도 많지만, 대부분은 아이들을 위한 아이책 카페에 열성을 보이고, 육아 비법과 활동들도 얼마나 화려한지 독서만 하는 엄마로썬 기죽을 때가 많았다. 그리고 늘 우리 아들에게 미안했다. 신랑 또한 내 잠이 부족한 것을 걱정했지만 넓게 보면 가족을 위한 배려를 덜하는 것처럼 보여서 스스로 반성되기도 하였다. 그럴때 늘 주위에서 내게 하는 말이 "책을 줄여라, 가족을 위해 생활해라" 였는데 이 책만은 반대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물론 나는 좀 심한 경우긴 하다. 그래서 조절 중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하고, 세상 전체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잘 키워야 엄마가 행복한 것이 아니라 엄마가 행복하면 아이들은 잘 자란다. 76p

인간의 삶이란 자기 자신을 통해서만 그 아름다움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131p

사실 독서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나의 즐거움을 찾고있는 와중에도 늘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고, 사실 기도를 하던 무엇을 하던 내 생활의 기준은 항상 신랑과 아들, 두 사람이었다. 옷을 사도 두 사람의 옷만 사게 되고 (하다못해 커플룩도 그렇게 사고 내 옷은 싼 옷을 사니 신랑이 나무랄 정도였다.) 선물을 사도 두 사람을 기준으로 사게 된다. 이렇게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자식을 위해서만 생활하다보면 그 삶이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자신에게 상처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저자에게 상담하러 온 엄마들이 눈물을 쏟으며 한탄을 하면, 저자는 울지 말고 자신의 삶을 찾아야 함을 늘 강조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자식이 내 삶을 대신 살아주기를 바라는 것. 젊은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아들을 통해 이루고 싶은 욕구가 사실 남아있었다. 그 욕망을 쉽사리 떨쳐낼수없음도 잘 알고 있고 말이다. 그것이 아이의 인생을 옥죄고 힘들게 할 수 있다면 아이의 행복을 위해 나의 마인드를 바꾸어야 함을 진실로 깨달았다.






아주 중요한 사실인데, 원래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은 부모 세대보다 훨씬 진화된 유전자와 재능을 지닌 훌륭한 영혼들이다. 생명을 바라보는 종교적 관점 중에 윤회론과 창조론이 있다. 그리고 과학적 입장에서 진화론의 시각이 있다. 그런 관점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면 지금의 세대보다 훨씬 좋은 바탕을 가지고 세상에 나온다. 63p



사실 아이들을 못 믿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주인공은 바로 엄마들이다. 내 아이가 항상 걱정스럽고 모자라고 양에 안 찬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그만큼 아이를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강조했듯이 아이들은 인생의 씨앗 자체가 모든 면에서 엄마보다 훨씬 좋다. 엄마보다 매우 성숙하고 진화한 영혼이며 잔소리 안 해도 잘 살수 있다. 그래서 이런 믿음을 갖고 정성들여 가꾸고 친절하게 자신의 삶을 찾도록 도와주면 된다. 65p







엄마가 행복하고 내 인생의 가치관을 제대로 세우고 있어야 행복한 모습으로 아이들에게 행복의 기운을 전파할 수 있다는 것. 모든 것은 그 기본적인 마음가짐에서 시작될 것이고, 내가 먼저 즐거울 수 있어야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책이 되었다. 다시 일을 시작해야하나? 이 부분은 아직도 고민이 된다. 일을 하지 않으면 가족에게 너무 기대감을 갖게 될까?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아직은 아이가 어려 엄마의 손을 많이 필요로 하니 사랑의 기운을 가득 실어주고 행복하게 웃는 하루로 보살피려 한다. (그렇다고 화내지 않는 엄마가 되기는 참 힘들다.) 다만 엄마이기에 모든 내 시간을 가족을 위해서만 들여야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에 조금은 위안을 얻게 되었다. 내가 지금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것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서기도 하지만 재미난 책도 보고 마음이 즐거워서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족을 위한 시간을 생각하며 나는 조금 시간을 조절할 필요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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