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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하라 상, 잘 먹겠습니다 - 가로수길 일본인 셰프의 '진짜' 일본 요리와 푸드 토크
오기하라 치카시 지음 / 낭만북스 / 2011년 8월
품절

최근 들어 부쩍 일본 요리에 대한 레시피북을 많이 보게 되었다. 내가 본 대부분의 책들이 일본 여성이지만 요리가 전공은 아니고 소질이 있는 경우가 한 예가 있고(김정민의 아내 루미코의 경우) 다른 경우는 한국 여성들이 일본에서 오래 살면서 일식에 익숙해지게 된 경우가 많았다. 이번 책은 진짜 일본인 요리사, 그것도 4대째 요릿집 니혼요리 오기하라의 장남인 오기하라 치카시의 책이라는 점이 좀더 달랐다. 메뉴는 비슷할지 몰라도 정통 일식 요리사, 그것도 잠깐 배운 것이 아닌 타고난 가문에서 배운 요리사의 솜씨의 레시피라는 점이 이 책의 독창적인 소개글이었고 나 또한 그 특장점에 이끌렸다. (그는 지금 한국에서 7년째 요리사로 활약중이다.)
일식 하면 대표적으로 스시만 떠올렸다가, 가츠돈, 하야시라이스, 햄버그 스테이크, 돈까스, 우동 등 다양하게 먹어온 많은 메뉴들을 일식에서 접할 수 있음을 깨닫고 일본 요리, 그 중에서도 많은 가정식 요리에 관심이 높아졌다. 가츠돈의 경우 한국의 식당 등에서 사먹을때 대부분은 밥 위에 돈까스만 얹어놓고 소스를 너무 조금 뿌려나와서, 뻑뻑하게 밥 따로 돈까스 따로 먹는 경우였는데, 딱 한 곳에서 돈까스 외에 촉촉한 소스와 채소로 밥이 잘 비벼진 경우를 보고 너무 맛있어서 가츠돈의 진정한 매력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 집에서 사먹지 못하게 된 지금은 집에서 그냥 내가 해먹고 있다. 요리책에도 촉촉히 소스를 잘 부어 만드는 방법이 잘 나와있기 때문이었다.
저자처럼 출중한 솜씨로 화려한 메뉴를 재현해낼 수는 없겠지만 4대째 정통 요리사의 정통 레시피라는 점이 기대치를 높여주었다.
그리고 사이사이 들어간 인터뷰 등을 통해 일본 요리에 대한 비결이나 식문화 등을 새로이 배우는 계기도 되었다.
돈까스의 경우 대부분 사다 먹긴 했지만 집에서 해먹을때 두툼한 등심을 사다 해먹는게 정석이라 생각했는데 저자의 팁은 조금 달랐다.
얇은 고기를 여러장 겹쳐서 사용하면 더 부드럽고 육즙도 확 빠지지 않아 맛있으며 힘줄을 따로 제거할 필요가 없어좋다는것, 게다가 튀기기전 빵가루 자체를살짝 구우면 더 바삭하고 맛있다는 놀라운 팁까지..
q12의 질문이 이 책의 전체 성격을 대변해주는 듯하였다.
Q 12일본 셰프가 전수하는 쿠킹 클래스처럼 기본을 배우고 싶어요!
A. 그럼, 기본이 되는 '다시'부터 시작합시다.
그리고 식문화 토크와 음식레슨이 총 9장으로 나뉘고 보너스 메뉴까지 끝이 난다. 1장당 한주의 시간을 연습해 10주에 마스터하는 과정으로 엮여져있다. 물론 필요한 부분만 따로 찾아내 일반 레시피북처럼 활용해도 좋겠지만, 저자와 출판사의 취지대로 집에서 배우는 쿠킹 클래스처럼 활용해도 성장하는 솜씨를 맛 볼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오차즈케 이야기를 많이 접해보긴 했지만 막상 시도해볼 생각은 못했는데 가장 간단한 집밥으로 소개를 하면서 연어, 도미, 명란, 그리고 낫토와 참치 등을 얹은 다양한 오차즈케를 소개해주었다. 반찬이나 안주로 좋은 실용 메뉴 중에는 소고기 우엉무침과 같은 우리 반찬과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그런 메뉴들이 선보였다. 미소와 일본 간장을 응용한 메뉴가 소개되고, 제대로 일본색이 강한 향토요리까지 따로 장으로 소개되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기대를 하고 있는 돈부리 편은 혼자 먹어도 맛있는 돈부리로 소개가된다.
또 talk를 읽다보면 일본 식문화에 대해 궁금했던 부분들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는데, 일본 요리가 좀 짜다고 느껴지는 부분에 대한 설명도 기억에 남았다.
일본 사람이 짜다고 생각하는 순간과 한국 사람들이 짜다고 느끼는 지점이 서로 다른 것 같아요 일본 사람들은 된장 맛에 약하고 간장맛에 강한 편인것같아요. 67p 물론 그의 의견이 절대적이라 할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 설명이 많았기 때문이다.
서울에 있는 그가 총주방장으로 있는 레스토랑에 가본적은 없지만, 그가 소개하는 레시피의 비결들을 조금씩 배울 수 있는 이 책이 있기에 오기하라상, 잘 먹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나도 내가 차린 밥상을 먹어볼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정통의 맛은 어떻게 다른지 (물론 엄청난 기대를 하기보다는 같은 재료라도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요리를 배운 시간의 차이가 맛을 가늠하게 되겠지만 말이다.) 배워볼 좋은 기회가 되어 기쁜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