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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을 깨라 - 일의 성과를 높여줄 생각 뒤집기 연습
박종하 지음 / 해냄 / 2011년 8월
굳어진 생각을 뒤엎는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정답을 찾아 나서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자꾸 한쪽으로만 생각하게 되고 정 반대의 경우, 혹은 예외의 경우가 더욱 멋진 해답이 될 수 있다는 데는 좀처럼 머리를 쓰려하질 않게 된다. 스스로 보수적임을 자처하고, 안전한 투자를 선호하는 나로써는 더더군다나 창의적 발상과 도전이 어렵고 힘들게만 느껴졌다.
이 책 <틀을 깨라>를 읽은 것은 웹툰 생활의 참견, 참신한 발상편을 보고 난 이후였다.
예전에는 웹툰을 즐겨보던 편이었는데 최근에 못 보다가 오랜만에 신랑이 재미난 에피소드라며 추천해주어 보게 되었는데, 직장생활을 오래 해서 타성에 젖은 사람들에게 일어난 에피소드였다. 모 회사에서 신제품 카달로그 5만부를 인쇄해서 확인하던중, 이메일 주소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담당직원들이 모두 패닉에 빠졌다. 스티커를 만들어 붙여야 하나? 모두 새로 찍어내야 하나? 전전긍긍하던 차에 신입인턴직원 한명이 "팜플렛에 나온대로 이메일 주소를 새로 만들죠."라는 의견을 내서 전 팀원을 위기에서 구했다라는 이야기였다. 평소 창의적 발상이 잘 떠오르지 않는 편이었긴 했는데 블로그 생활이 손에 익어 그런지 이메일 주소를 새로 만드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은 만화를 읽던 중간에 나도 들었다. 그래도 내가 객관적인 제 3자의 입장이라 방안이 보였지, 그 갑갑한 상황 속에서 탁~ 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 책은 그와 비슷한 에피소드가 주를 이루고, 그로 인해 성공하게 된 기업의 사례 등까지 다양하게 소개되어 창의적 발상에 대해 좀더 깊이있게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인문서적임에도 나같이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조차 재미나게 읽을정도로 가독성이 좋고, 중간중간 들어간 일화나 수수께끼, 사진 등도 생각 뒤집기 연습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것들이어서 더욱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초반에 소개된 일본 쓰나미 지진때 오히려 쓰나미가 몰려오는 바다로 나아간 어부들의 이야기는 놀라움을 가득 안겨주었다. 살아남기 위해 먼 바다로 나아가는게 맞을거라는 그들의 상대적 발상은 오히려 옳았다.
마트에서 보고 날개 없는 선풍기의 참신한 발상에 놀라워했는데 그 이야기도 담겨있었다.
아이들 육아서적을 보면 창의력을 개발해주라는 이야기가 참으로 많이 나온다. 주로 스티브 잡스의 예를 들면서 말이다. 요즘 어른들 책에도 창의력에 대한 이야기가 자기 계발서적 분야의 주요 화두로 등장하면서 관련 서적을 몇권 읽어보게 되었는데, 이 책은 비슷하게 읽은 서적 중 좀더 재미나고 체계적인 느낌의 책이었다. 수학을 전공한 박사 출신의 저자가 쓴 책이라 그런지 그의 창의성은 논리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것이어서 뜬구름 잡기식 강연이 아닌 눈으로 그려지는 강의의 느낌이었다. 실제로 그는 국내 대표적인 창의력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정답의 틀을 깨고, 확실함의 틀을 깨는 것, 특히나 확실한 것에는 기회가 없다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흑백사진의 신비한 느낌을 주는 장미 사진이 알고 보니 엑스레이로 사물을 찍은 참신한 사진 예술가의 작품임에 놀라게 되었고, 맥도날드가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근처 땅을 매입해 부동산으로도 재미를 보게 되었다는 것도 생각 위의 생각을 떠올리게 하였다.
이미 남들이 다 입증한 길에는 성공의 가능성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미지의 분야에 뛰어들기를 주저하는 것을 보면 스스로 용기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던 것이 사실 나의 내면의 두려움을 감추기 위한 착각임을 깨닫게 되었다.
세상을 향해 용기있게 나아가기 위해 나만의 굳어진 틀을 과감히 깰 준비가되어 있는지 스스로 자문자답하게 만든 멋진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