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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루기 없는 양육 - 아이와 함께 성장하기
수잔 스티펠만 지음, 이승민 옮김 / 정은문고 / 2011년 6월
절판

아이들에게는 삶에서 배의 선장이 되어줄 부모가 필요하다는 것이 내 논의의 출발점이다. 이것은 부모가 통제하는 역할이 아니라 책임지는 역할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부모와 아이의 뜻이 어긋날때마다 불가피할 것 같던 힘겨루기를 피하는 방법을 배워야한다. 11p
다른 집도 다 우리집처럼 생활하는 줄 알았다가 엄마 아빠를 친구 대하듯 하는 사촌 동생을 보고 놀랐던 어린 시절 기억이 있다. 그때는 엄격한 부모가 아닌 친구같은 부모가 마냥 편안해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엄마 아빠가 편하게 느껴지면 정작 아이들 통솔은 누가 할 수 있을까? (엄마 아빠 말씀에도 사사건건 대답하고, 잘 따르지 않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기에)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자라서 어떤 부모가 될 수 있을까? 그때 막연히 생각했던 것 같다.
이제 네 살 난 아들의 엄마가 되고 나니 생각처럼 엄격한 엄마도 친구같은 엄마도 아닌 아직은 독특한 성격을 띠지 않은 그런 엄마 같다.
때로는 엄하게 아이를 바로잡고 싶어도 어려서부터 쉽게 매를 들지 않고, 어지간한 것은 아이 뜻을 존중해주어 그런지 엄마를 특별히 무서워하거나 어려워하지 않는다. 어린 아이에도 불구하고 주위를 둘러보면 엄마를 가장 좋아하면서도 어려워해서 규율이 딱 서 있는 아이들도 있던데, 그런 면은 솔직히 부럽기도 했다. 우리집의 경우에는 엄마 아빠 아이 이렇게 핵가족이지만, 친정도 가깝고 시댁도 같은 지역이라 어른들과 자주 어울려 자라다보니 저자가 말하듯, 어른들 사이에서 크는 아이의 바람직한 모습은 보여주고 있지만, 워낙에 예뻐해주시다보니 아이가 특별히 엄하게 느끼는 대상도 없는 까닭이었다.
그래도 아이가 순한 편이라 심하게 힘들게 한적은 없지만 미운 네살이라는 말이 있듯 요즘 들어 다루기 힘든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잘 놀다가도 졸리거나 짜증이 나면 장난감을 집어던지거나 어른들 하는 말씀에 청개구리처럼 반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그것이었다. 특히나 장난감 집어던지는 것은 좋은 습관이 아닌 것 같아서 바로잡아보려 하지만 아직 잘 고쳐지지 않고 있다. 아이가 어디서 이런 습관을 들였을까? 생각해보니, 아이가 좀더 어릴적에 자꾸 짜증내고 보챌때마다 어르고 달래다 안되면 홧김에 내가 책 등을 옆으로 휙~ 집어던졌던 기억이 났다. 차마 어른들께는 말씀드리지 못한 그런 내 모습이었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는데 아이는 내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들을 통해 본 나의 그릇된 모습은 더욱 못나보였다. 그래서 앞으로는 속상한 일이 있어도 아들 앞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겠다 결심하게 되었다.
이제 슬슬 시작되려 하는 아이와 부모의 힘겨루기, 누구의 승리로 끝나느냐가 아닌 부모가 아이를 통솔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하는 것.
무조건 지시하고 가르치려 들지 말고 아이와 애착 관계를 잘 형성하고 아이의 분노, 좌절, 공격성을 원인을 분석해 도울수 있는 법을 모색해야한다. 아이들이 힘겨루기를 하려 달려들때 맞서 공방하기보다는 나란히 서는 법을 배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하였다. 성격적으로 맞받아치는데 익숙한 내게는 더욱 명심해야할 부분이었다. 내 아이와 내가 마주 서서 벽을 향해 가는 말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은 정말 상상하기도 싫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아이들이 그나마 말을 잘 듣는 초등학생 시절을 지나 사춘기에 접어들면 (초등학교 학부형인 친구 말로는 초등생인데도 벌써 이른 사춘기가 왔다고 한다.) 더더욱 부모와의 대립 구도가 형성되어 안 그래도 질풍노도라 힘들 아이들의 진로가 위태롭게 흔들릴수도 있다. 그때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기초 공사인 애착관계 형성이 진정으로 중요함을 알 수 있었다.
애착의 6단계인 근접성, 동일성, 소속감 충성, 존재의 중요성, 애정, 자신을 알리기 의 6단계에 두루 걸쳐 애착의 뿌리에 깊이 영양분을 제공할때 아이들은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는 안정감을 얻는다. 74p 책에는 부모와 아이 관계를 더욱 강화시킬 몇가지 아이디어들까지 소개되어 있었다.
또 이론설명보다 더욱 귀에 잘 들어오는 사례를 통한 질의와 응답의 예는 비슷한 예를 경험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더욱 실용적인 답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곱살난 아이가 레고 하다가 조각을 찾지 못하면 난폭하게 변해버릴때의 답변 (마치 네살난 우리 아들을 보는 듯 했다.) 등 경우에 맞는 사례를 찾아 상담 사례를 읽다보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나의 모습까지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적하고 싶은 마음, 비판하고 싶은 마음을 좀 덜어내고 나면, 아이가 발끈하는 성미를 처리하는데 어머니가 한결 더 나은 입장에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잊지 마세요. 아이가 화난 동안은 아이를 가르치거나 훈계하거나 일깨우기에 좋은 때가 아닙니다. 성질이 오를대로 오른 아이는 귀머거리입니다.
대신, 거울이 되어 아이의 감정을 되비쳐 주세요. "우리 아들, 만들고 싶은 모양으로 맞추려고 애 많이 썼는데.." 그리고는 아이가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시간을 주세요. 다정하고 상냥하게 대하세요. 아이가 거부하지 않으면 아이를 팔에 안아주세요 . 어머니의목표는 한결 같습니다. 아이를 허무의 벽까지 데려다주고 아이가 슬픔을 느끼고 눈물을 쏟아 다음으로 나아갈수있게끔 돕는것이지요.
만성적인 좌절에 시달리는, 그래서 걸핏하면 화를 내는 아이들은 허무의 벽에 여러차례 다다라봐야합니다.그래야 누그러지기 시작하고, 좌절감을 느끼고, 다음으로 나아가는 일에 익숙해질수있습니다. 149p
아들 아리가 책 한권과 담요를 챙겨 나가며 "나는 내 삶을 사랑해"라고 말했다는 저자의 부모로써의 삶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우리 아들도 그렇게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반짝이는 아들로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이에게 진정한 도움이 될 그런 선장같은 부모가 되어야겠단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