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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 퐁퐁 ㅣ 사계절 그림책
조미자 글.그림 / 사계절 / 2011년 7월
어렸을 적에는 정말 이 장난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보글보글보글..
소리도 신기하고, 그 안에 거품이 몽글몽글 올라오는 것도 재미났구요. 우유 먹다가도 보글보글, 사이다 먹다가도 보글보글, 보리차 먹다가도 보글보글 했었지요.
먹는 걸로 장난치면 안된다. 흐흐 이런 말 정말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얼마전 아이와 함께 간 카페에서 다 큰 아가씨가 혼자 아이스 커피에다가 보글보글 하고 스트로로 불고 있어서, 아니, 주책맞게..이런 생각을 했어요. 아이들이 하면 그런가보다 하면서 왜 어른이 하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지. 어쨌거나 주위 시선 아랑곳 않고 혼자서 신나게 보글보글 놀이하는 그녀를 보면서 이 책이 더욱 떠올랐답니다.
보글보글, 힘껏 빨대를 불면 보통은 컵 안에서 보글보글 소리가 맴돌다 사라지지요.
그런데 책 속에서는 정말 신기한 일이 일어나요.
엄마! 이것 좀 봐요!
알록달록 예쁜 거품 방울들이 컵 밖으로 나와, 소파를 가득 메우고, 건물 밖으로 나갑니다. 온 세상에 보글보글 거품이 가득 차게 되었어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토끼의 모습 그대로 빈 자리가 생기기도 하고, 미용실에 들어온 거품들은 사자와 얼룩말, 도마뱀을 더욱 어여쁘게 장식해주는 멋진 패션이 됩니다. 식당, 거리 여러 곳에서 거품이 가득차지만, 가장 즐거운 것은 풍선이 되어서 버스를 기다리던 바쁜 동물들을 날아가게 도와주는 점이었어요. 상상 세계 속에서는 안될 일이 없는 거니까요. 하늘을 날아간다는 것,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상상이네요.
아이는 신이나게 거품을 만들어내고..
엄마는 이제 좀 그만하렴, 그런데 웬 풍선들이니? 라고 말을합니다.
상상 세계 속의 아이와 현실 세계 속의 엄마 사이를 설명하는 말처럼 들리네요. 아이의 상상 속 세계를 많이 인정해주고 싶은데 때로는 그 커다란 창의력 덩어리를 뚝 떼어서 너무도 멋대가리 없는 말로 현실을 직시하도록 가르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곤 하네요. 신나게 거품을 불면서 마을 속 여기저기, 상상 세계 여기저기에 활력을 불어넣은 아이의 마음 속으로 엄마도 따라들어가고 싶었어요.
네살 우리 아이도 알록달록 예쁜 거품들을 신기해하면서 이게 뭐지? 하는 눈으로 바라보더라구요.
아직 빨대로 보글보글 하는 것은 해보지 않았는데, (한번 해보면 자꾸 장난칠까봐 그것도 안 가르치고 있는 엄마. 장난이 한번 시작되면 끝없이 반복되더라구요.) 색색 별로 예쁜 거품이 무척 마음에 드는 눈치였어요. 비누방울 놀이로 즐거운 거품 놀이를 대신 해주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