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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플레임 ㅣ 이모탈 시리즈 4
앨리슨 노엘 지음, 김은경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6월
절판

다크 플레임을 건너 뛰고 스타 나이트부터 읽게 되니, 어느 정도의 상황을 짐작할 수는 있었는데.. 다시 돌아 읽은 다크 플레임 속 헤이븐은 예상 외로 더 오도방정이었다. 자기 비밀은 커녕 남의 비밀도 지킬줄 모르는 상대에게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12p 는 에버의 생각처럼 헤이븐은 정말 말 그대로 걱정거리 그 자체였다. 친구를 살리기 위해 불사자로 만들어야만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던 에버, 그녀는 데이먼이 자신에게 준 충격처럼 헤이븐이 충격을 먹게 될까 전전긍긍했지만, 더 아름답고, 많은 능력을 갖게 되면서 영생까지 누릴 수있다는 생각에 헤이븐은 말 그대로 방방 뜨면서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 한다. 게다가 조심성이라곤 전혀 없는 태도로 친구의 말에 귀기울일 생각을 하질 않는다. 불사자로써의 삶이 행복하지만은 않다고 누누히 경고하려했건만, 헤이븐은 철없는 10대, 그 자체 그대로였다. 물론 에버 역시 10대보다 훨씬 조숙하다고 할수는 없겠지만..게다가 로만이라는 남자 문제가 얽히고 나니 헤이븐은 더더욱 정색을 하며 친구 말에 귀를 기울이려 하질 않았다.
사실 읽다보니 헤이븐만 나무랄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주인공이 아닐뿐 그녀도 그녀의 삶에 충실하고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 전념하고 싶은데 친구가 그 사랑을 자꾸 방해하고, 끝내 파경을 맞게 한다면.. 어떻게 그 절친에게 마음을 열 수 있겠는가.
헤이븐과 또달리 에버는 에버의 심각한 난관에 봉착한다.
해독제를 얻기 위해 마법을 실행한다는 것이 그만 로만과 자신을 묶어버리는 결과가 되어버려서, 자꾸만 로만에게 끌리게 되면서 그 사실을 데이먼에게 고백도 못하는 당혹스러움을 맞이하게 된다. 자신을 두고 경쟁하는 두 남자, 주드와 데이먼을 놔두고, 친구가 좋아하는 로만, 그것도 악한 남자 로만에게 이끌리게 된 것이다.
어떻게든 자기 안의 괴물, (스스로의 마음을 조절할 수없게 만들어버린)을 이겨내려 애써보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게다가 한결같은 사랑으로 인내하는 데이먼의 사랑은 거의 성인의 경지에 가깝지 않았나 싶다. 주드 또한 어떠한가. 데이먼만 바라보면서 로만에게 얽혀버린 그 사랑, 에버에 대한 400년 넘는 그 사랑을 끊어내지 못하고 애절한 마음을 담아 에버를 지켜보려 애를 쓴다. 불사자도 아니면서 말이다.
불사자의 마법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업, 차크라, 등 동양의 수양 세계도 반영된 듯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서양에서는 동양의 신비한 정신 문화가 무척이나 흥미로운 대상이 된다더니, 저자도 그 영향을 받았나보다. 인간이 불사의 힘을 순식간에 제압할 수도 있다는 것에 놀랍기도 했고..
마음먹은대로 풀리지 않고 자꾸만 꼬여가는 해독제 문제만 해도 여전히 난감한 미해결로 남아버렸다.
쉽게 풀리지 않는 에버와 데이먼의 사랑이야기에 안타까움만 가득 전해지면서도 소설 속 중요한 장소로 등장하는 서머랜드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지를 않았다. 환상의 결정체라 할 수 있을 서머랜드. 시시각각 변하는 서머랜드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영화나 시리즈로 만들어진다면 얼마나 멋진 영상미가 연출될 것인가. 기대되는 마음이 한가득이 되었다. 정말 볼거리 풍성한 영화가 될 것인데 하면서 말이다. 저자가 살고 있는 라구나 비치만을 배경으로 해서, 벌써 4편째의 이야기가 연달아 이어지고 있건만, 그 안에서 지구와 서머랜드를 오가는 화려한 이동은 세계 일주 부럽지 않은, 아니 그 이상을 능가할 볼거리를 제공해 줄것이다.
600년을 살아왔어도 400년의 삶을 기억했어도.. 혹은 그 이상의 삶을 살아오거나 기억하는 사람들일지라도.. 여전히 고민은 남아있고 풀 숙제는 남아있다. 인생에 있어 아주 잠깐 흘러갈 것같은 그런 사랑이 그들에게는 영원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생각하니 소설인줄 알면서도 그 사랑의 숭고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