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벌루션 No.0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9월
절판


레벌루션 No 0. 제목만 보면 시리즈의 첫 권쯤 될 것 같은 이 책이 사실은 가네시로 가즈키의 레벌루션 no3, 플라이 대디 플라이, 스피드의 뒤를 잇는 더 좀비스의 마지막 완결편이었다. 그러나, 그 전작들을 한권도 읽어보지 못한 내가 읽어도, 한권의 장편소설로 생각해도 될만큼 딱 떨어지게 재미난 소설이었다. 물론 전작들을 읽고 나서 읽으면, 아하 하고 이어지는 부분들이 있겠지만 시리즈의 연속성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또한 시리즈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한다할 만한 특별한 구조의 완결편인지라 독립적인 소설이어서 더욱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꼴통들의 삶이라..사실 꼴통 하면 얌전한 학생들에게 돈이나 빼앗고, 나쁜 짓을 일삼는다는 편견만 떠올라서 평소의 인상으로는 그다지 좋은 인상을 갖지 못했었다.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꼴통이라는 존재 역시 그런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레벌루션에서 만난 그들은 뭔가 다르다. 그들은 더이상 비호감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데 열을 올리지도 않고 (전편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무자비하다싶을 정도의 심한 교사들의 폭력에도 묵묵히 참아가면서 (오히려 그들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 그들을 더이상 학생으로 대우하지 않는 이성을 잃은 학교의 처우에 정정당당히 반기를 들 줄도 안다. 그들의 그런 반란은 유쾌 상쾌 통쾌하기까지 하다.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었던 소설.

덕분에 새벽잠이 확 달아나버렸지만, 만화를 그대로 재연해놓은 듯한 말투하며 배경에 그대로 장미꽃이 그려질듯한 생생한 묘사 등이 더욱 실감나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골든 레트리버가 야마시타를 쿵쿵 머리로 들이받는 그 장면이 이해되질 않았는데, 나중에 산악 훈련을 할때 멧돼지가 달려와 야마시타를 들이받고 유유히 사라지는 장면을 읽으며, 굳이 머리로 이해하려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기라는 별명의 그 남자. 전설의 꽃미남인 그를 이야기하며, 주인공이 자꾸 안길 뻔한 그 미소에 자신을 추스려야한다는 표현을 읽으면서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명랑만화 같은 이 소설 속 양념들이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버무려진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 권을 읽고 나니 전편들이 궁금해지는 그런 소설이 되고야 만 것.



이기적인 어른들의 아이들을 찍어누르는 무자비한 처사. 누구에게나 공평한 대우가 주어져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에 화가 나고, 그들의 폭발된 분노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한밤의 탈주극. 정말 상쾌하다. 아, 그들이 실패했으면 나까지 억울해질뻔했다. 달리자, 꽉 막힌 이 세상 시원하게 뻥 뚫어줄 그들과 함께 달리고 또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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