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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모어 ㅣ 이모탈 시리즈 1
앨리슨 노엘 지음, 김경순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2월
절판

에버모어를 처음 읽었던 것은 2009년 12월이었다. 발매되자마자 신간으로 읽었던 에버모어가, 최종 6권완결인 이 책이 어느 덧 5권까지 나와 최종 결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리즈물은 기다리는 재미가 있기도 하지만, 기다림을 지루해하는 나로써는 얼른 얼른 완결이나길 바라는 그런 조바심도 있었다. 어릴적에는 그래서 기다림이 싫어 시리즈물을 되도록 보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었는지 넉넉한 마음으로 다음 권을 기다릴 줄 아는 여유가 생겼다.
3권까지 빠짐없이 읽었는데 모르는 새에 4권이 나왔고, 이제 5권까지 나와 5권을 먼저 읽고 나니 첫 이야기부터 다시 읽고픈 마음이 들어 새로운 기분으로 펼쳐들었다. 요즘에는 워낙 두꺼운 소설들이 많이 나왔지만, 당시에 내가 읽은 책들 치고는 꽤나 두꺼운 편이었기에 약간 부담스럽게 시작했지만, 읽다보면 정말 "몰입"이 뭔지를 알게 해주는 소설이 에버모어 시리즈다.
북폴리오의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워낙 유명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더욱 큰 기대를 안겨줬던 에버모어. 수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트와일라잇 영화 1편을 본게 전부인 나로써는 읽고 있는 에버모어 시리즈나 먼저 완독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에버모어는 뱀파이어 소설은 아니지만, 그와 흡사한 그런 분위기를 지녔다. 표지의 검은 빛으로 많은 사람들이 뱀파이어를 떠올리지만, 그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죽음을 주제로 한 그 반대의 존재, 불사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검은 색과 어둠, 죽음 등은 공포를 불러일으키면서도 아주 궁합이 잘 맞는 구조이다. 그래서 불사자라는 존재 또한 아름답게만 보이기 보다 인간에게 유해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할것이다. 하지만 책 속 불사자인 주인공은 불사자로서의 멋드러진 삶을 제대로 영위하고 있다.
최고로 완벽한 외모, 몇백년을 이어내려온 축적된 놀라운 지식, 지루한 세월 동안 갈고 닦은 놀라운 각종 실력등이 불사자의 삶의 맛보기를 조금은 이해하게 도와준다. 하지만, 그가 내 앞에 나타난다면? 나와 그가 전생을 돌고 돌아 엮여 있는 존재라면? 게다가 그때문에 나는 잔인한 죽음을 당해야한다!!!! 이 놀라운 사실은 평범한 여고생이었던 에버에게 갑작스레 들이닥친 일이었다.
예쁘고 발랄했던 그녀가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모두 잃고 혼자만 살아남아 고모와 함께 살게 되었다. 철저하게 은둔자의 삶에 들어간 그녀는 학교 생활도 더이상 재미가 없고, 오로지 낙이라고는 가끔 찾아오는 동생 라일리의 영혼과의 교감 뿐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너무나 매력적인 외모의 데이먼이 접근하면서 그를 알면 알아갈수록 이상한 점들이 속속 발견된다.
다시 읽어도 재미났던 에버모어.
대부분의 소설이 시리즈로 되어 있으면 초반 1편은 개략적인 전개만 있고, 큰 사건의 흐름이 없는데 반해 에버모어는 첫 1권부터 강렬한 시작을 한다. 에버와 데이먼을 크게 혼란스럽게 해온 드리나라는 존재가 바로 그랬다. 그녀의 괴롭힘이 끝없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놀라운 결말이 자리를 하였으니 말이다. 아니, 이 이후로 어떻게 소설을 엮어가려고 하는걸까? 하는 걱정을 주제넘게 해봤지만, 이후의 내용들을 읽고 나서 새로운 갈등 구조가 끝없이 나오는 것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변하지 않는 사랑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한 책.
사랑이 변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나로써는 평생을 한 사람과만 사랑하고 싶지만..그 평생이 억겁의 세월을 통해 이어진다고 하면 정말 어떨까? 하는 기분마저 든다. 에버와 데이먼, 그리고 또다른 불사자 드리나. 그들의 이야기가 바로 에버모어에 있다.
2009년의 나의 리뷰 http://melaney.blog.me/500782662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