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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소도시 여행 - 올리브 빛 작은 마을을 걷다
백상현 글 사진 / 시공사 / 2011년 8월
구판절판
한번도 못 가본 이탈리아이기에 구석구석의 소도시까지 둘러볼 기회가 있을까 싶었다. 직접 여행을 다녀온 작가의 글로 먼저 가고픈 마음을 달래보려는 생각으로 펼쳐들었는데, 표지 사진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싶었는데, 하나하나의 사진들이 다들 예술이고 장관이다. 사진에 아주 단단히 매료되어버렸다. 여행을 좋아해, 여행책으로 많은 아쉬움을 달래고 있는데, 글 내용이 훌륭해도 사진이 적으면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고 해도) 아쉬운 것이 사실이었다. 실제 다녀온 곳이라면 모를까? 아직 못 가본 곳이라면 사진으로라도 풍경이나 맛집, 다양한 정보를 눈으로 감상하고픈 기대가 들기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독자들의 심리를 바로 충족시켜줄만한 책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사진에만 초점이 맞춰져 글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글 또한 여러 회사 사보와 잡지 ceci등에 기고할 정도로 맛깔나게 잘 쓰는 문장 실력을 갖추고 있다.
멋진 여행사진찍기 노하우에 대해 강연을 하고, 우럽에 취하고 사진에 미치다, 내 생애 최고의 여행사진 남기기 등의 여행 사진 관련 서적을 집필할 정도인 솜씨였기에 눈으로만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은 뛰어난 풍광을 멋지게 잘 잡아낸 그의 사진을 보면서 떠나고싶은 욕구가 마구 샘솟았지만 예쁜 그림을 보면 행복해지는 기분처럼 책 속 사진을 보면서도 행복한 기분이 퐁퐁 샘솟았다.
근래 들어 읽은 여행 책 중에서는 거의 최고라 손꼽고 싶을 정도의 보석같은 책이었다.
동화 속 풍경 소도시 여행, 시칠리아 소도시여행, 슬로푸드 소도시 여행, 숨은 자연 소도시 여행, 꿈의 해안 소도시 여행, 세계 문화유산 소도시 여행으로 분류되어 32개의 매력적인 소도시가 소개되는데, 동화 속 풍경이 가장 눈에 들어왔고 기억에도 남았다.
돌로 만든 집 트룰로로 유명한 알베로벨로, 지금은 동화처럼 너무나 아름다운 그 마을의 대표 양식이 서글픈 서민의 삶을 반영한 조상들의 눈물과 한숨으로 지어졌다는 유래도 들려준다.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매력적인 도시 마테라 또한 인상적이다. 동굴거주지 사시가 있어 실제로 숙박을 해볼수도 있고, 사시로 이뤄진 마을의 장관을 목격하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흘러나오는, 여행자들의 뇌리에도 일평생 지워지지않을 곳이라니 얼마나 가고 싶은 곳인가?
또 존 스타인 벡에 의해 가난한 어촌 마을에서 고가의 물가를 자랑하는 유명 관광지로 다시 태어난 포시타노도 인상적이었다.
머무를 때는 정말 비현실적이지만 떠난 후에야 현실이 되는 꿈의 장소가 바로 포시타노다. 존스타인벡 65p
포시타노를 바라보는 순간 당신은 첫눈에 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포시타노를 떠나는 순간 당신은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저자 74p
대식가의 나라로도 유명한 이탈리아이기에 이탈리아 요리의 수도라 불린다는 볼로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였다. 맛있는 음식을 사랑한다면 볼로냐는 반드시 가야할 곳이 아닐까? 지구상에서 가장 맛있다고 인정받는 젤라토 가게, 카스틸리오네가 있고 볼로냐 시민들의 최고의 추천맛집인 탐부리니가 있는 곳이니까.
마피아들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시칠리아의 팔레르모는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곳이기도했지만 (여전히 마피아가 도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고한다) 그가 찍어온 사진들 하나하나가 예술로 보일 정도로 아름다운 오랜 세월의 유산을 간직한 곳이기도 했다.
우연히 발길따라 들어갔던 스펠로의 에노테카 프로페르지오라는 와인바에서는 낯선 여행객의 신분임에도 정말 과할 정도로 환대를 받기도 했다. 수많은 멋진 와인 시음과 맛있는 요리를 접대받고, 식사로 나온 스파게티까지 모두 무료로 접대를 받았다. 게다가 사장은 스파게티에 블랙 트뤼플이라는 고가의 식재료까지 갈아넣어주면서 자신의 가족과도 같은 대우를 해준 것이었다. 여행지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그런 환대를 받아본적이 없어서 저자의 행운이 무척이나 부러웠지만, 아마도 저자가 갖고 있는 설명되지 않은 인덕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도 싶다.
아름다운 도시를 가득 눈에 담고 나니, 이탈리아가 새로 보였다.
그전까지만 해도 서유럽의 여러 일정 중 하나인 로마는 소매치기가 많아 무척이나 불편한 도시였다라는 흘려들은 말에 두렵고 가기 싫은 곳 중 하나였는데, (파스타를 사랑해 꼭 가보고 싶으면서도 마피아, 소매치기 등에 대한 무서움이 더욱 컸기에) 대도시 로마도 못가봤지만, 소도시의 아름다운 매력이 이렇게나 많다니, 다시 보게 된 나라가 아닐 수 없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의 제공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