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그림책 보물창고 55
로버트 브라우닝 지음, 케이트 그리너웨이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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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피리부는 사나이라는 동화를 읽은 기억이 있다. 그때도 약간의 충격이 있었던 것 같긴한데 자세한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지금 와서 다시 읽어보니 어른들의 미련한 욕심때문에 얼마나 비극적인 참극이 일어날 수 있는지.. 그리고 피리부는 사나이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이었는지를 잘 깨닫게 해주는 동화였다. 알고보면 동화 속 내용들이 꽤나 섬뜩한 그런 내용들이 많다.

게다가 그림이 무척 정성스럽고 눈길이 가는 그림들이어서 하나하나가 작품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책을 다 읽고 찾아보니 케이트 그리너웨이가
유명한 그림책 수상작에 수여되는 영국의 메달인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만들게 될 정도로 유명한 삽화가였다. 게다가 그녀와 친분을 쌓은 사람이자, 이 책의 글 저자인 (전해오는 이야기를 담은 글이겠지만) 로버트 브라우닝 역시 너무나 유명한 빅토리아 시대의 시인이었다.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낸 명작을 내가 읽고 있는 것이었다. 책을 찾다보니 예전에도 같은 제목의 책으로 타 출판사에서 나온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보물창고에서 새로이 신간으로 소개를 하여 만나게 되었다.

글로 무한한 상상을 하면서 보는 것도 재미나겠지만, 그림과 함께 생생히 읽으니 더욱 실감나는 책이 되었다.
하나하나의 표정들, 우아하면서도 단정해보이는 (소스라치게 놀라는 큰 반응 없이 잔잔한듯 하면서 충격,놀라움, 슬픔 등의 다양한 표정등을 생생하
게 살려내었다) 그림체에 더욱 매료된 책이었기에 그림과 함께 글을 읽으니 피리부는 사나이의 내용에 더욱 몰입하게 되었다.


하멜른 지방의 사람들은 무수한 쥐떼때문에 피해가 막심해 생활이 곤란할 정도였다. 화가 난 사람들이 시청에 몰려와 시장과 시의원들에게 항의를 하자, 시장은 돈 천냥을 주고 쥐 떼를 쫓아주겠다는 마법을 부리는 피리부는 사나이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쥐떼가 피리 소리를 듣고, 강물에 스스로 뛰어드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자, 돈 욕심이 난 시장은 오십냥만 준다며 슬쩍 말을 바꾸어버렸다. 화가 난 사나이는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를 빼앗기로 마음먹고 다시 피리를 불었다. 그러자, 도시의 모든 아이들이 피리 소리에 이끌려 사나이를 따라가 다시는 되돌아오지 못했다라는 이야기이다.

그 후의 이야기가 몹시 궁금했지만 어릴적에 읽은 몇권의 다른 번역본들 중에서도 그 후에 어떻게 되었다란 부분은 없었다. 엄마 아빠와 떨어진다는 끔찍한 생각만 했을뿐 그 아이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알기 힘들었고 어릴적이라 차마 그들이 죽었다고 상상하기는 더더욱 힘들었다. 그때의 궁금증을 이 책이 확연히 풀어준다. 그 후일담이 같이 실려있는 것이다. 게다가 아이들이 사라진 사건이 발생한 년월일까지도 소개되어 있어서 책의 내용이 더욱 사실일것 같은 믿음을 심어주기도 하였다. 구체적인 숫자는 강한 마법을 지닌듯하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임에도 엄마가 같이 읽어도 그 묘미가 쉽게 잊히지 않을 명작이었기에 두고두고 기억하고픈 그림책의 한권으로 꼽고 싶을 정도였다.
딱딱한 문어체 표현이 아니라, 설화의 느낌을 살려, 구어체의 문장으로 소개한 점도 책이 아닌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느낌을 더욱 살려주었다.

작은 발들은 또각또각, 나무 신발들은 뚜걱뚜걱,
작은 손들은 짝짝 손뼉을 치고, 작은 혀들은 재잘재잘 떠들며,
농장 마당에 보리알을 뿌리면 오르르 모여드는 병아리들처럼

표현도 참으로 생동감 있게 살아있다. 전해오는 이야기라도 어떤 이가 전해주느냐에 따라 그 참맛이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시인답게 그의 표현이 너무나 매력적이었기에 말이다. 그림과 글이 만나 명작으로 탄생한 책,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를 읽으며 그림책의 고전을 찾아 아이에게 더욱 좋은 책을 보여줘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 해당서평은 출판사의 제공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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