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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메이드 칵테일 - 맛있고 어렵지 않은
김상우 지음 / 청출판 / 2011년 8월
품절
직장 다닐때 친구들과 함께 혹은 동료들과 함께 가끔 칵테일 바를 찾곤 했다. 그때마다 나의 선택은 항상 무알콜 칵테일이나 깔루아 밀크. 술을 좋아하지 않아 친구들과 술을 즐기지 못하는 내게 알콜이 들어가있지않으면서도 맛있게 즐길수 있는 칵테일은 무척이나 반가운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주로 달콤한 그런 메뉴를 선택하곤 했는데..어찌 됐건 술을 좋아하지 않아 대부분 친구들과 카페에 가는게 일상이었던 내게 칵테일 바는 신선한 일탈이기도 했다.
성인이 된 후 처음 마셔 본 미도리 사워 맛에 반해 바텐더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저자, 저자의 바텐더가 되기 위한 열의는 군대까지 이어져 군대에서도 열심히 미래를 준비할 정도로 일을 즐기는 것이 눈에 선연히 보인다. 게다가 청출판의 홈메이드 시리즈는 내가 즐겨보는 시리즈 중 하나라 더욱 애착을 갖고 펼쳐든 책이기도 했고 말이다. 이 책의 저자분이 사람들이 어렵게 느끼는 칵테일을 집에서 신선한 재료로 가까운 사람들과 즐거이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는 부분은 그래서 무척이나 와닿는 부분이 되었다. 칵테일에 사용되는 기구 등, 일반 가정에서 구비하기 어려운 재료들을 실제 집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로 대체해 소개하는 꼼꼼함도 실제 칵테일을 만들 용기를 갖게 해준다.
부어라 마셔라 하는 양으로 승부하는 음주 문화를 더없이 싫어하는 내게 칵테일 한 잔은 정말 편안하고 부담없는 (가격이 아니라 위에) 음주 문화가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종종 마시곤 하던 깔루아 밀크를 깔루아 리큐르만 구하면 쉽게 만들수 있다는 생각에 마트에서 깔루아 병을 보고 몇번이나 담을까 말까 망설이곤 했는데, 모유 수유 중인 엄마라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이제는 수유도 떼었으니 언제고 마음만 먹으면 깔루아 밀크 한잔 마셔도 뭐랄 사람은 없겠지만..
또한 요즘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면 시원한 휴양지의 바다가 펼쳐지는 가운데 모히토 칵테일에 대한 이야기가 한편의 광고 포스터로 실려 있어서, 아니 휴게소에서 모히토를 판매한다는 것도 아니고 무슨 광고지? 했었는데 잘 보니 모히토 향이 나는 담배 광고였다. 담배 역시 싫어하는 나로써는 모히토에 더욱 관심이 갔다. 그래서 이 책을 펼쳐들고 제일 먼저 찾아본 것도 모히토 레시피였다. 59가지의 칵테일 중에 두 가지의 모히토가 나온다. 소주 오이 모히토와 무알코올 모히토. 당연히 내겐 무알코올 모히토지. 아직 마셔보지 못한 맛이지만, 쿠바가 본고장인 모히토는 '노인과 바다'의 저자로 유명한 헤밍웨이가 다이퀴리와 함께 죽을때까지 즐겨마셨던 칵테일이라고 한다. 원래 들어가는 레시피에서 럼만 빼면 시원하고 신선한 무알코올 모히토가 된다는 설명에 어떤 맛일지, 한잔의 모히토로 헤밍웨이의 기쁨을 같이 누려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레시피를 찾다보니, 딸기 모히토 재료까지 추가되어 사실상으로는 총 3종의 모히토 레시피가 소개된 셈이었다.
술을 싫어하는 나와 달리 뒤늦게 술맛을 알았다는 신랑은 맥주를 비롯한 다양한 주류 세계를 섭렵하고 있는 중이다. 와인과 고량주 등을 제외하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있는 와인병 역시 어느새 다 비어 있었다) 어지간한 술들을 모조리 좋아하는 편인데 칵테일은 아직 친하지 않은 듯 했다. 우선 술 자체를 집에서 마시는 것을 좋아해 칵테일과 더욱 친해질 계기가 없었을 듯. 건강을 위해서라도 신랑이 술을 좀 줄이기를 바라는 마음이기에 비타민 가득한 과일 야채 칵테일이나 피로와 건강에 좋은 칵테일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단 맛을 싫어하는 신랑이니 단맛만 좀 줄이면 신선한 칵테일의 세계에 새로이 빠져들지도 모를 일이기도 하고.. 저자분처럼 미도리 사워를 해주면 그 맛에 홀딱 빠질 수도 있지 않을까? 아, 아쉽게도 미도리 사워는 재료때문인지 레시피가 소개되지는 않았다.
집에서 포틀럭 파티나 간단한 홈파티를 열기를 희망하는 꿈을 갖고 있는 나로써는 (사실 막상 현실화되면 얼마나 귀찮을지 상상하기 힘들지만) 가벼운 식사 후에 멋진 디저트로 홈메이드 칵테일을 짜잔 하고 내놓고 신선한 반응을 살펴보고 싶기도 하다. 그럴때 어울리는 홈파티 칵테일과 디저트 칵테일 코너도 눈에 띄었다. 총 8장으로 구분되어 있는 칵테일 소개글을 읽고 있으면 무알콜 칵테일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칵테일의 세계가 무궁무진해보였다.
보기도 예쁘고 맛도 즐거울 것이 상상되는 칵테일. 제대로 만든 칵테일인지 판단하기도 힘들었던 초보 손님으로써 그저 만들어주는 대로 먹을 수 밖에 없었는데 (저자 말에 의하면 어느 바에서는 제대로 된 주 재료보다 주스 등을 과하게 넣어 흉내만 내는 곳도 있다고 해서 아쉽기도했다) 이 책을 쓴 취지대로 집에서도 신선하게 좋은 재료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칵테일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실천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아도 집에서 간단한 커피 머신 들이고 홈카페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 요즘, 홈 칵테일은 더욱 드물지만 그래서 더 맛있는 인생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