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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진아 선생님의 행복한 놀이대화 -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5가지 감정코칭 로드맵
상진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8월
품절
아이들은 십대가 되면 행동발달상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부모와 보내는 시간은 줄어드는데,
어렸을때부터 부모와 함께 노는 것이 습관화된 아이들은 자라면서도 부모와 꾸준히 대화하게 된다.
이와 같이 놀이는 아이가 정서적으로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기 위해 꼭 필요한 아이의 미래에 대한 '투자'다.
40p
아이와 재미나게 놀아준다는 것, 대단한 것은 아닐텐데도 사실 그게 참 어렵게만 느껴진다. 내가 어떤 모습으로 놀아주고 있는지 되돌아보기 전에 우선 이모,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등 다른 가족들이 놀아주는 모습을 보면 나는 책 읽어주는 것 외에는 그리 재미나게 놀아준 적이 (음, 가끔 몸놀이 몇가지 하고) 없는 것만 같다. 지금은 막 놀아달라 조르는 어린 유아기의 우리 아이가 이제 곧 십대 반항기가 되면 엄마가 이야기하자고 해도 외면할 시기가 올텐데..지금부터 잘 해야할텐데 하는 두려움이 엄습하기 시작한다.
이 책에서는 한국 부모들의 좋은 부모 되기 컴플렉스에 대해 먼저 걱정을 해준다. 부모들조차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억압만 하고 살아왔는데 거기에 아이에게는 좋은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스트레스가 작용해 더욱 육아를 어렵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아이비리그에서 아동심리 상담 전문가로 활동중인 상진아 선생님의 상담 사례를 통해 두려움, 화, 걱정, 슬픔, 사랑 다섯 가지 상황에 맞게 아이의 고민을 들어주고, 문제를 놀이로 풀어내는 방법이 책 속에 담겨 있었다. 각각의 사례 전에 부모의 사례가 먼저 소개되어 있어서 부모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다스리는 법을 배우게 한 후 그 다음에 유아서부터 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방법이 잘 나와 있어 읽는내내 몰두할 수 있었다.

개중에는 상상하기도 힘든 성폭력의 문제도 있었고, (미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요즘은 빈번히 일어나는 문제라 하니 어린 아기를 둔 엄마로써도 걱정이 되었다.) 갑자기 주체할 수 없이 화를 내는 아이들을 코칭하는 방법 등 부모로써 육아를 하며 고민하게 될 많은 문제점들을 놀이로 해결할 수 있어 좋은 점이 많이 보였다.
아이가 많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려 할때나 씻지 않은 손을 자꾸 입안에 넣고 빨려고 할때 흔히 내가 하는 말이 "자꾸 그러면 병원에 가서 주사 맞아야 해. 이만한 왕 주사 맞을거야?" 하고 쉽게 겁을 주곤 했다. 한두번은 그게 먹혔지만, 항상 그렇게 통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참 안좋은 언어 습관 같으면서도 잘 고쳐지지가 않았다. 이런 잘못된 위협은 병원을 무서워하도록 만들어 아이의 두려움만 더욱 키워줄 뿐이다. 병원에 갈일이 있을때는 미리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적절한 설명을 해주는 것이 좋다. 아플때는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에게 진찰받아야 하는데 이건 빨리 낫기 위해서일뿐, 병원은 무서운 곳이 아니라 건강을 되찾아 주는 고마운 곳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82. 83p 저자는 미리하기 놀이를 통해 병원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도록 조언해주고 있었다.
또한 아이가 화가 났을때 달래다 안 달래지면 나또한 언성이 높아지면서 짜증을 내곤 했는데, 아이를 훈육할때는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지적하는 것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그 대신 할 수 있는 적절한 대처법도 알려주어야 문제 행동을 고칠 수 있다. 141p 라 되어 있었다. 그러고보니 난 책속 아빠처럼 같이 화를 내고 있는 엄마였다. 아이가 화가 났을때 화난다는 말을 해도 괜찮다는 것, 다만 그 대신 소리지르는 것은 안돼 식으로 해서는 안될 행동, 그리고 어떻게 하는 것은 괜찮아. 이렇게 아이가 대처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어야하는데 같이 화를 내고 있으니 아이도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으리라.
때로는 나의 훈육법이 앞뒤가 맞지 않을때도 많았다. 저자의 많은 상담 사례 등을 살펴보면서 약간은 장난처럼 느껴지는 이런 방법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싶었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온 방법들이었으니 실제 검증된 방법인지라 따라해봄직할 것이다. 화를 표출하는 제스처로 침묵의 비명, 거북이 목 테크닉, 머리에 손가락으로 뿔난 모양 만들기 등은 아이가 할 것을 생각만해도 귀엽고 웃음이 날 것 같았다. 그래도 실제로 울며 뗑깡 피우는 것보다 얼마나 건설적일 것인가? 오늘도 아이에게 "울지말고 말하렴"이라는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울지말고 이렇게 말로 하는 거야. 알려주었는데, 다음에는 이렇게 화가 날때는 이런 제스처를 해보라고 일러줘야겠다.
나 또한 어릴 적에 참을 수 없을 만큼 속상하고 화가 날때 바닥에 앉아 다리를 비비며 울음을 터뜨리곤 했는데 막상 아이가 그렇게 떼를 쓰면 달래는 부모님도 참 힘들었겠다, 사실 그렇게 달래주셔도화가 끝까지 풀리지 않았으니 지금 생각해봐도 화를 제대로 내고 푸는 방법을 나부터도 잘 몰랐던 것 같다. 책에서는 아이의 화 뿐 아니라 부모의 화 다스리는 법도 잘 나와 있어서 부부 싸움이 미연에 방지되는 사례 등까지 소개되어 있었다. 사실 되돌아보면 별개 아닌데 곱씹어 보면 속상한 일들, 다시생각해보면 굳이 싸울것까지는 아니었던 일들이 태반 아니던가? 아이 육아를 통해 어른들까지도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고마운 책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