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도쿠 살인 사건 스도쿠 미스터리 1
셸리 프레이돈트 지음, 조영학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1년 7월
절판


스도쿠 살인사건.



여름이라 그런지 유난히 더 추리소설, 심리 스릴러 물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책은 제목에 벌써 살인사건이라는 이야기가 있어 나를 겁먹게 한 소설이었다.



스도쿠는 18세기 스위스의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가 창안한 게임이 발전해 지금에 이르렀으며, 1984년 일본 잡지 <퍼즐 통신 니코리>가 붙인 수독 이라는 이름으로 2005년 이후 본격적으로 전 세계에 보급된 숫자 퍼즐이다. 다른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이라는 얘기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스도쿠를 아직 한번도 해보지 않았으나 주위 이웃 중에는 스도쿠에 빠져든 이들이 꽤 많았다. 해보지는 않았지만 스도쿠 관련 책들이 꽤 인기를 끌고있는 것을 보며 두뇌개발에 좋겠다 막연히 생각만하고 있었다. 스도쿠와 관련된 추리소설이라 어떤 내용일까. 스도쿠를 몰라도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읽기 시작했는데, 소설은 나의 예상을 보기좋게 뒤엎어주었다. 살인사건의 마지막 현장에 스도쿠가 잠시 등장하기는 하나, 소설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는 않았다.



분명 살인사건이 나오고, 주인공이 억울하게 살인용의자로 내몰리는 상황이지만, 사건은 아주 심각하게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주인공의 고모인 프루던스 할머니의 집요한 중매서부터 마을 사람들과 서장과의 악연들이 시트콤처럼 펼쳐지면서 사건을 가벼운 터치로 좀더 밝은 분위기 속에 이끌어 간다. 추리소설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자극적이고 피 철철 흐르는 장르에는 좀 서먹한 감정이 있는 나로서는 이런 가벼운 터치의 "코지 미스터리"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예전에 읽었던 명탐정 홈즈걸 시리즈로 가벼운 느낌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 장르라 심한 마음의 부담감없이 읽을 수 있어 좋았는데, 그런 장르가 바로 코지 미스터리인가보다. 이번에 배웠다.



천재 수학자 케이트는 어느 날 어린 시절부터 존경해오고 벗으로 삼아온 퍼즐 박물관의 주인 애번데일 교수의 부름으로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얼마 후 교수가 참혹하게 살해를 당하고, 교수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케이트가 살해 용의자로 꼽힌다. 교수님 살해 당시에 풀고 있던 스도쿠가 아무래도 의심스러워 스도쿠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케이트, 암호처럼 풀리지 않는 스도쿠에 갑갑하고, 흥미롭게 자신을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시선과 냉철한 미쉘 서장, 그리고 처음부터 엇나가기만 한 박물관 비서 제니스까지.. 휘청휘청하는 박물관 재정과 함께 그녀에게 주어진 짐은 한도 끝도 없이 무겁기만 하다.



"편지는 필요 없어?"

케이트가 물었다. 다행이다. 해리가 범죄와 관련된 편지를 들고 돌아다니는게 마뜩잖았는데.

"예. 여기 담아놨어요."

아이가 자신의 관자놀이를 가리켰다. 케이트가 활짝 웃었다. 또 한 명의 영상 기억 보유자라니. 336p



케이트와 해리. 나이는 차이 나지만, 두 사람 모두 다 천재적인 두뇌를 갖고 있었고, 어릴 적 왕따를 당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애번데일 교수의 극진한 관심과 보살핌으로 퍼즐을 통해 그들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는 공통점까지도 말이다. 심하게 꼬여서 사건이 미궁으로만 흘러갔다면 갑갑함을 견디기 힘들었을텐데.. 예상 외의 사건들까지 진행되면서도 케이트를 둘러싼 주변 사건들이 의외로 가벼운 터치로 진행되는 점이 읽는 내내 유쾌함을 잃지 않게 만들었다. 분명 살인사건이라는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말이다.



저자는 이 책을 필두로 스도쿠와 죽음의 밤, 스도쿠 연쇄 살인사건 등의 시리즈를 내어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를 잡았다 한다. 케이트라는 동일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나, 이후의 소설들은 좀더 스릴러 요소가 강하다 하니, 케이트가 어떤 일들을 새로이 겪게 될지 기대되는 후속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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