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트 그렌스 형사 시리즈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그는 성폭행범을 죽도록 싫어했다. 자신의 성적 쾌락을 위해 무력을 동원하는 변태 족속들, 그 중에서도 그가 혐오하는 부류는 어린 아이에게 그런 몹쓸짓을 하는 짐승같은 부류였다. 48p

 

읽어내릴 수록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일으킨 소설 비스트의 도입부분이었다. 최악의 어린이 성폭행 살인범 룬드를 호송하던 안데숀은 자신의 이런 감정을 참아내기도 힘든 상황에서 룬드에게서 개새끼 등의 욕을 먹으며 분노가 폭발하게 된다. 딱 내 심정이 그랬다. 극도로 성폭행범, 특히 어린 아이에 대한 천인 공노할 짓을 저지르는 짐승만도 못한 놈들에게 법은 너무 관대하다는 생각이 들곤한다.

 

가상의 공간에서도 쓰이지 않았으면 하는 이런 끔찍한 일들이.. 실제로도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이라니.. 사실 머나먼 나라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았던가. 어린 아이를 무참하게 짓밟고, 심지어 가혹한 방법으로 살인에 이르거나 반병신을 만드는 사람(?), 또 새로이 똑같은, 아니 그 이상의 범죄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사람에게 법은 지나치게 관대하다. 누구를 위한 법인지 가끔 헷갈릴때가 있었다. 만인 평등이라 과연 그들의 목숨이 수많은 죄없는 어린 아이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어렸을적에 내가 들었던, 혹은 신문 등에서 접했던 사건들에 대한 공포는 요즘 일어나는 사회 범죄에 비하면 공포도 아닐 정도가 되었다. 이제 내가 아이 엄마가 되고 나니 그 범범자들에 대한 분노 게이지는 극을 달하고 있다. 비스트. 이 소설은 꽤나 많은 부분 담담한 문체로 씌여있지만 그럼에도 쉽게 끓어오르는 나는 화를 참아낼 수가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숨보다 귀한 딸을 무참히 성폭행하고 살해한 범죄자를 그냥 놔둘 것인가. 아니면 내 나름의 방법으로 그에게 복수를 할 것인가?" 라는 부분에 답을 못 내리고 망설였다고 한다. 상상하기도 싫지만 내게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라면.. 참을 수 없을 것 같다. 사람의 탈을 쓰고 짐승보다 못한 일을 저지르고 다니는 .. 물론 그를 죽인다고 프레드리크의 딸이 살아나는 것도 아니었으나 그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모방범죄, 영웅 심리.. 그는 그런것을 염두에 두고 룬드를 처단한 것이 아니었다. 사랑했던 딸아이, 다시 찾을 수 없는 딸아이에 대한 깊은 사랑과 참을 수 없는 회한으로 자신의 앞으로의 남은 인생까지 포기해가면서 룬드를 쫓았던 것이다.

 

실제 어린아이때부터 여러차례 성폭행당했던 경험으로 범죄자가 되어버렸던, 그러나 지금은 바른 길로 되돌아온 저자, 출소자들의 또다른 갱생을 위해 사회운동을 벌이고 있는 헬스트럼과 국영방송 사회부 기자로 활동한 루슬룬드의 글이었기에 평범하지 않은 저자들의 이력이 너무나 생생한 범법의 세계를 그려내고 말았다. 있어서는 안될, 그러나 너무나 끔찍하게도 자행되고 있는 그런 범죄, 그리고 범법자들에 대한 개인적 복수가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화두를 던져주는 느낌이었지만.. 아이 부모가 되기 전의 사람이라면 좀더 객관적일 수 있겠지만.. 사랑하는 아이를 낳아본 사람이라면..절대로 참을 수 없는 분노임에, 프레드리크에 동감할 수 밖에 없음에 이의를 달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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