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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실험왕 18 - 식물의 대결 ㅣ 내일은 실험왕 18
곰돌이 co. 지음, 홍종현 그림, 박완규.이창덕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8월
일이 바빠, 집에 오면 거의 책 한권 펼치기 힘들다는 아이 아빠. 아주 가끔 만화책은 읽곤 하는데, 잠시 나갔다와보니, 책 한권을 아주 재미나게 읽고 있길래 뭔가 했더니 바로 이 책 내일은 실험왕이었다. 재미있냐니까 재미나단다. 비관론자처럼 꽤 혹평일색인지라 아이들 학습만화 재미없다 할줄 알았더니 재미나단다. 아이세움의 수많은 만화 시리즈 중에서도 이 책은 아직 어린 유아엄마라 학습만화에 둔감했던 나마저 귀에 익을 정도로 꽤 유명한 시리즈였다. 게다가 두툼하게 실험키트까지 같이 들어있어 직접 해볼 수 있는 재미까지 선사하는 멋진 책이기도 했다.
식물의 대결이라길래 제목만 보고서는 식물들끼리 대결하는 그 어떤 황당한 이야기가 펼쳐질까 했는데, 각 초등학교를 대표하는 실험반 아이들이 본선을 대비하기 전 과학캠프에 참여해 겪게 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아이들이 만화를 좋아하는 것은 어른이 된 지금은 어릴 적을 되돌아봐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흥분상태였던 것 같다. 그땐 정말 만화로 된 것은 뭐든 다 재미있었다. 언젠가부터 만화보다 영화를 더 좋아하게 되었는지, 그게 의문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그렇게나 좋아했던 만화였기에 지금 우리 아이가 뽀로로, 코코몽 등의 만화에 열광하고 티브이에 나오는 만화들을 보면서 눈을 반짝이는것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이 책도 엄마가 읽고 있으니 "엄마, 그게 뭐야?" 하면서 눈을 빛내며 다가와 (아이는 만화책을 처음 보았다. 만화라면 애니메이션만 봐왔기에 이렇게 그림과 글이 같이 있는 만화책-그림책과는 다른-을 보니 뭔가 좀 친근한 느낌이 들었나보다.) 벌써부터 관심을 갖는다. 사실 신랑도 어릴 적 한글을 깨치게 된 계기가 옆집 학습만화 전집을 읽기 위해서였다고 하니, 만화의 자발적인 교육효과는 생각보다 무척 큰 듯 하였다.
본격 대결 과학 실험 만화.
각 학교를 대표하는 똘똘한 아이들, 주인공인 범우주는 엉터리 고사성어를 마구 구사하는 등 뭔가 허점투성이긴하지만 그 점이 더욱 매력이다. 모자란듯한 매력, 완벽해보이는 에릭이나 강원소 등보다는 허술해보이는 범우주가 장난끼 가득하면서도 아이들에게는 더욱 친근한 캐릭터일 것이기에 극 중 재미를 더욱 높이는 효과를 한다. 영화배우보다 개그맨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만화책을 보며 어릴 적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과학 캠프까지는 아니더라도 여름방학 과학교실 같은것 (가제)에 참여를 해서 여러 다른 학교 아이들과 실험도 같이 하고, 며칠 같이 공부할 경험을 얻곤 했는데, 요즘처럼 영재 교육이 활성화된 시기는 아니어서 그런 활동이 체계적이고, 그 다음 학교 진학을 위해 경력처럼 쌓인다기 보다는 그저 학교에서 보내주는 대로 다녀오는 수동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곤 했다. 좀더 자발적인 것이었으면 더 재미났겠지만, 다른 학교 학생들과 만나 주입식 교육이 아닌 실험 그 자체를 즐기며 공부한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기는 했다. 다만 내가 좀 숫기가 없어서 짧은 시간동안 낯선 친구들과 새로 사귀고 같이 실험하고 발표한다는 것이 많이 어색했을뿐.
책 속의 아이들은 경연대회까지 한다고 하니 더욱 진지하다. 각자가 열의에 불타올라 (정말 오래전이라 난 어땠던가? 잘 기억나지는 않는데 말이다.) 어떤 이는 심하게 적의를 갖고 있기도 하고,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은 서로 자연 속에서 마음이 많이 누그러져 경쟁의식보다는 서로 돕고 같이 즐기는 그런 캠프 생활을 하게 된다. 중간에 잠깐 위기 상황이 있었으나 그 상황 속에 진지하게 식물을 예로 들며 인간관계를 설명하는 강원소를 보며 사실 웃음이 많이 났다. 아니, 이렇게 진지한 상황 속에서 그런 예를 들다니.. 하지만 정말 과학 실험 만화 답구나. 너무 스토리에만 치중할 수는 없지 하는 생각까지도 말이다.
우리 어릴적의 억지스러운 그런 모험이야기보다는 좀더 현실에 가깝게 쓰이고 있는 요즘 책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좀더 와닿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친구들의 모습을 책 속에서 만나며 캐릭터 하나하나마다 친구를 대입할 수도 있을 테고..교과서에서 만났으면 너무 딱딱했을 그런 이야기들을 캠프 만화에 녹여내 진지한 원소 모습과 더불어 하나하나 기억하거나, 퀴즈 대결에서 문제를 해결할때의 그 지식을 이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다보면 어느 덧 식물에 대한 다양한 과학원리가 쏙쏙 머릿속에 입력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같이 들어있는 강낭콩 키트, 화분과 거름까지 모두 받쳐줘있어서 정말 돌과 흙만 있으면 당장에라도 완성할 수 있는 작품이었는데, 아기는 당장 만들고 싶어했는데.. 마땅한 돌멩이와 흙을 구해오지못해 (흙이야 집에 있는 화분에서 조달할수있었겠지만..돌이 문제였다.) 멋진 완성사진을 못찍은게 아쉽다. 돌멩이 맹골맹골한 녀석으로 좀 몇개 주워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