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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넘버 포 2 - 생명을 주관하는 소녀, 넘버 세븐 ㅣ 로리언레거시 시리즈 2
피타커스 로어 지음, 이수영 옮김 / 세계사 / 2011년 8월
품절
스토리가 무척이나 참신한 소설이었다.
얼마전 읽은 윙스 시리즈에서 트롤과 요정과의 대립구도를 보면서,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다 싶었는데, 아이 엠 넘버 포 1에서 느꼈던 감정의 데자뷔였다. 이 책에서는 트롤, 요정 등의 신비한 환타지 등장인물들이 나오지는 않지만, 초능력 외계인들이 등장하여 대립을 한다. 로리언과 모가도어, 두 행성의 외계인들의 대립이 바로 그것이다. 로리언을 보고 있으면 요정 세계가 생각나고, 모가도어의 잔인함과 데리고 다니는 괴물들까지 생각해보면 트롤에 딱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뭏든 이 책의 참신함은 사실 따로 있다. 대여섯살 정도의 어린 로리언의 아이들 (가드)아홉 명과 그들을 보살피고 가르칠 아홉명의 어른 (세판)이 지구에 도착했다. 그리고, 어린 가드들이 자라서 일정 나이가 되어야 자신만의 초능력인 레거시가 발현되어 그 막강한 힘들을 모아 모가도어로부터 로리언을 되찾고, 지구까지 구해낼 수 있는 막중한 임무가 너무나 어린 아이들의 어깨에 짐으로 주어진 것이었다. 그 전에 모가도어인들은 싹을 자르기 위해 방어력이 거의 없을때 뿔뿔이 흩어진 로리언들을 찾아 하나씩 죽인다. 넘버 원에서 나인까지.. 그들에게는 강력한 주문이 걸려 있어 순서대로 죽이지 않고서는 죽일 수 없는 그런 결계가 단단히 채워져 있었다. 억지로 로리언을 죽이려 하다가는 똑같은 복수를 모가도어인에게 겪게 되는 저주, 그러나 벌써 어린 로리언들이 하나 둘씩 죽어, 넘버 쓰리까지 죽었고, 넘버 포, 이 소설의 주인공 차례가 되었다.
자신이 살아남아야, 그 이후의 로리언 가드들 모두를 살릴 수 있다. 게다가 로리언 행성 전체의 존폐가 가드들에게 주어진 막중한 임무였던 것.
전혀 새로운 구도로 만났던 로리언 행성의 어린 가드들의 이야기, 1권에서 넘버 포와 식스가 만나게 되는 장면, 모가도어인들의 무지막지한 공격에 맞서 싸우다가 테러범으로 오해받아 지구인들에게도 쫓기는 신세가 된 것까지.. 1권의 대강의 줄거리가 그러했다 한다면..
2권에서는 보다 더 다양한 로리언 가드들이 등장한다. 특히 부제로도 등장한 세븐은 막강한 힘, 아픈 사람과 동물 등을 낫게 하는 치유력을 가졌고, 지나치게 현실적이 된 세판이 수녀로써의 삶에 안주하려 해서, 거의 버림받다시피 한 세월을 혼자 보내야했다. 불안과 고독, 그 많은 상처를 딛고 혼자서 레거시를 깨닫고, 수행도 하지 못한채 숨죽이며 살고 있는 세븐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리고 1권에서 인간 세라와 사랑에 빠졌던 넘버 포에게 앞으로 로리언인과의 사랑이 암시된 구절이 있었는데, 로리언인들의 경우 한번 사랑을 하게 되면 평생 그 상대와의 인연만 지속된다는 암묵적인 협약 같은 것이 있었고, 넘버 포에게도 미래를 약속한 (물론 너무 어릴적이라 부모님들이) 상대가 있었다는 것이 암시되었다. 넘버 포의 새로운 상대로 등장한 로리언 가드, 그리고 포, 식스, 세븐 외에 나인, 텐까지.. 넘버 포가 드문드문 기억했던 기억 속에 어린 아기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텐이었다.
읽는 내내 정말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너무 재미있어서 신랑에게도 마구 자랑을 했더니, 자신은 넘버 포 영화를 재미없게 봤단다. 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넘버 포 1도 재미있었지만 2는 좀더 긴장감있게 진행되어 무척이나 흥미진진했고, 영화 상으로는 어떻게 흘러갈지도 궁금해졌는데 말이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영화로 만나기보다 책으로 만날 3권에 더욱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갈수록 강력해지는 로리언 가드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에 막강하게 맞설 수 있는 모가도어인들의 수장도 등장했기 때문이다.
2부에서 살짝 아쉬웠던 점은 주인공인 포가 사사로운 정때문에 친구들과 자신들의 임무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는 것이었다. 한번도 아니라 두번씩이나.. 물론 그에게는 그 나름대로의 변명거리가 있긴 했지만, 어느게 더 중요한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십대의 로리언 가드가 다소 안타깝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주인공이 무조건 강력하고 완벽하다면 소설의 재미가 떨어질테니, 약간의 허점도 갖춘 인물로 아니면, 인간적인 인물로 비추어서 극의 재미를 높이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아이 엠 넘버 포 !
3권에서는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고 있는 파이브, 에잇의 행방과 그들의 레거시가 어떤 것인지가 밝혀졌으면 좋겠다.